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야 Aug 24. 2021

가장 쓸모없이 허비한 날은...

웃음 없이 보낸 날이다.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리뷰ㅡ

웃음
The most wasted of all days is without laughter.

가장 쓸모없이 허비한 날은 웃음 없이 보낸 날이다.
-e.e. 커밍스 e.e. Cummings-


"울 이쁘니 엄마한테 좀 가보셩. 엄마 기분이... 으그 무서버ㅋ"


아빠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눈치를 슬슬 보시면서 엄마한테 가 보란다.

엄마 기분을 풀어주라는 말씀이다. 어릴 때 일이라 기억은 안 나지만 들은 바에 의하면 누군가의 꿀꿀한 기분을 풀어주는 재주는 삼 남매 중 내가 최고였단다.


집이 잘 살 때나 못 살 때나 항상 집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웃음'



(사진: pixabay)



아빠도 엄마도 유머 유전자가 차고 넘치는 분들이었고 내 인생의 아이돌 외할머니는 정말 역대급 신여성으로 할머니의 유머를 이길자는 내가 알기로 아무도 없었다.


그런 멋진 할머니의 많은 손주들 중 나는 할머니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손녀딸이다.

푸하하하~

그러니까 할머니의 주옥같은 유머를 내가 제일 많이 받아먹었다는 말이다.


할머니만 생각하면 그냥 웃음이 난다.

어쩜 그렇게 재밌을 수가 있을까.

오죽하면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놀다가도 할머니한테 쪼르르 쫓아가 턱을 밭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진: pixabay)



오늘은 할머니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기대 만빵으로 할머니 입만 쳐다본 기억이 생생하다.


"아니 왜 애들하고 안 놀고 이리 왔쑤."

"할머니 보고 싶어서 왔지."

"오구구...요구르트 드실라우."

"아니..."

"좋아하는 요구르트를 안 드신다?"

"웅! 쳇! 아니 사람들이 언니만 이쁘다잖아 ㅠㅠㅠ"

"엥? 누가 그래! 이런 ~~~"

"그취그취?"

"그럼 그럼! 사람들이 샘이 나서 그래요. 니가 너무 귀엽게 생겨서 그렇지.

언니는 이쁘게 생겼구 너는 귀엽게 생겼잖아.

그런데말야...이쁜얼굴은 싫증이 나도 귀여운 얼굴은 싫증이 안나는 법이거든!"


캬~~~

기가 막힌다.

외할머니 리스펙!

할머니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언제 기분이 꿀꿀했냐 ㅋ 어느새 깔깔거리고 있다.

분명히 기분이 별로 였는데 마법에 홀린 듯 배를 잡고 웃고 있다.


그래서일까?

선천적 유전자 덕분인지 암튼 내 삶에서 웃음이 없었던 날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중요한 건...

행복하고 기쁜 날만 있어서가 아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웃음은 늘 나와 함께 했다.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잘 웃지 않는 사람이 있다.

뭐 기분 안 좋은 일이 있냐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란다.


그럼 왜 안 웃지?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웃을 일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아니 웃을 일이 없단다.


음...

과연 웃을 일이 없을까?


웃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하면 어느새 웃음도 습관이 된다.



(사진: pixabay)



강의실에서 웃음을 강조하던 내 모습이 눈앞에 휙 지나간다.

출석을 부르기 전 칠판에 스마일 모양을 그린다.



(사진: pixabay)



"스마일 보이지?"

"네~~~~ㅂ"

"안 웃으면 뭐라고?"

"결석입니닷!"

"시작은 웃었지만 끝날 때까지 쭉~~~ 안 웃으면?"

"조퇴입니닷!"

"스고이~~~"


영어 시간에 스고이라니 녀석들이 좋단다.


내 강의 철학이었다.

'모든 수업은 일단 재밌어야 한다!

웃음이 빵빵 터져야 한다.'






집에서든

밖에서든

일터에서든

어디서든...


웃을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웃음보를 잠가둔 건 아닌지...

웃음보를 점검해 보자.


만약 꼭꼭 잠겨있다면?

당장 열어보자!


억지로 웃어도 효과가?

있다!


가장 쓸모없이 허비한 날은 웃음 없이 보낸 날이라니...

가을이 오는 즈음 한번 곱씹어보자.


'웃음 없이 보낸 날들... 그러니까 쓸모없이 허비한 날이 얼마나 될까?'







PS: 오늘은 얼마나 웃으셨을까요?

한 번도 안 웃으셨다고요?

그럼

지금부터 웃으러 가시지요.


웃을 일이 없으시다고요?

그럼

억지로라도 같이 웃어볼깝쇼?

푸하하하하!

ㅋ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의 위기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