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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Oct 22. 2021

아들이 주문한 집밥 메뉴 넘버 3!

오징어 볶음!

오징어볶음 하면 생각나는 사람...

엄마,

언니,

남동생...


돌아가신 엄마가 맛나게 그리고 자주 하셨던 메뉴 중 하나가 오징어볶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삼 남매는 모두 오징어 볶음을 좋아한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장가를 안 간 노총각 막내동생을 위해 언니는 쉬는 날이면 간혹 동생의 집에 가서 오징어볶음을 해놓는다.

에휴ㅠㅠㅠ 운제나 장가를 갈런지 ...




(어느 더운 여름날 - 큰 엉아 표 오징어볶음)



나의 아들 역시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 그러니까 외할머니의 오징어볶음을 많이 먹어본 덕분에 오징어볶음을 좋아하는 듯하다. 엄마 맛을 흉내 내어 아들에게 몇 번 해준 적이 있지만 내 기억엔 분명히 외할머니의 그것을 훨씬 더 많이 먹었을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엄마가 해준 오징어볶음이 먹고 싶단다.

하늘에서 엄마가 들으시면 아마도 백퍼 삐지실 듯 ㅋㅋㅋ


물론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당근 할머니 오징어볶음이라고 말하고도 남을 그런 손주다. 어떨 땐 엄마보다 할머니를 끔찍이도 사랑해 내가 섭섭한 적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힌 지 거의 2년 만에 아들이 집에 온다니 하루 전날 메뉴 주문받기에 마음이 급하다.

        




나를 닮아 생선구이를 엄청 좋아하는 아들이 주문한 메뉴 1번은 역시 갈치구이다.

2번 명란 계란찜은 아마도 캐나다에서 구입하긴 힘들고 휘리릭 하기도 쉽지 않으니 먹고 싶은 모양이다.

어쩔 수 없는 한국의 엄마인 나는 메뉴 주문 독촉 중이다.


장은 열 번도 볼 수 있으나 장 본다는 핑계로 메뉴를 쭉쭉 뽑아내려는데 뻔한 메뉴가 뒤를 잇는다.

'불고기'


캐나다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고기지만 엄마 불고기가 먹고 싶단다.

불고기 콜!

또 또 또...


'오징어 볶음'

열개를 채우라니 숨이 찬가보다.





불고기는 양념에 재어 놓고 오징어볶음을 하려고 한다.

아들이 주문한 집밥 메뉴 넘버 3!


오징어볶음!

Goooooooo!



ㅡ 이작가야's 오징어볶음 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
오징어- 세 마리
양파- 1개
대파- 1대
호박- 1/2개
당근- 1/2개

양념
설탕-2큰술
고추장-1큰술 반
고춧가루- 4큰술
간장-4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반
참기름 -2큰술
깨, 후춧가루






Yummy!

요리 시작


먼저 분량의 양념재료를 쉐킷 쉐킷 양념장 만들어 놓기!



오징어는 칼집을 삭삭!



칼집 넣은 오징어는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준비!




양념장이 숙성되는 동안 오징어에 이어 야채도 Ready!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 기름을 지글지글!





오징어를 살짝만 볶는 동안 설탕으로 옷 입히기!





하얗게 될락 말락 꼬불꼬불 될락 말락 할 때 ㅋ




팬의 가운데에 자리를 만들고 거기에 대기 중인 양념장을 넣고 불향이 나게 잘 볶아주다가~





알록달록 야채도 풍덩!





오징어는 1~2분 휘리릭 뚝딱 볶는 것이 포인트!

청양고추도 살그머니!




오징어 볶음 끝~~~!




후춧가루 약간!

깨도 솔솔!





"아들 먹어보슈."





"우왕~ 맛있당! 엄마 맛이 쥑이네 ㅋ!"

"쥑이쥐ㅋ 마니 드슈! 또 있어. 여보 맛있어?"
"음 맛있네."


아들이 맛있다니 맛없다고 했다가는 ㅋㅋㅋ


2년 만에 집에 와서 엄마 음식을 몇 가지나 얼마나 많이 먹고 갈까 싶다.


나도 울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 엄마가 그렇게 많이 해주던 오징어볶음을 아들이 먹고 싶다기에 해줬더니 잘 먹네.

아마도 아들 기억엔 엄마의 오징어볶음이 훨씬 더 맛있을 텐데 말이야...

엄마가 해준 오징어볶음 흉내 내보려 신경 좀 썼쓔.'



요즘은 강원도에도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는단다.

어느 해에는 주문진에서도 오징어 맛을 못 본 기억이 난다.


그런 오징어를 엄마는 참 많이도 해주셨다.

아마도 내 기억엔...

그 당시에는 오징어 가격이 엄청 쌌던 것 같다.

그러니 엄마에겐 효자 식재료였겠지...


요리하는 엄마 옆에서 턱을 괴고 쫑알쫑알...

'엄마 오징어볶음 어떻게 해야 맛있어?'

물으면...


엄마는 항상 이렇게 대답을 하신다.

'오징어는 오래 볶음 못써요 질겨져서...'


흠...

아들 덕분에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가을 오후다.







PS: 작가님들 브런치 북 발행하시느라 바쁘시죠^^

오징어볶음 드시궁 힘내셔요~~~

모두 화팅!

브런치 북 발행에 올인하시라 댓글 창은 닫습니다^^



음식은

추억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고

감사함이다.

그래서

음식

이야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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