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야 Nov 05. 2021

밥보다 잠이라니 주먹밥이라도

명란 주먹밥에 달걀국

코로나로 인해 거의 2년 만에 집에 온 아들과 이산가족 상봉을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출국할 날이 다가온다.  약 3주 정도의 시간 중 직장 휴가가 2주밖에 되지 않는다. 2주 동안 부지런히 선후배와 친구도 만나고 가족과 시간을 함께 한다.


2주가 지난 후부터는 재택근무를 해야 한단다. 

직장 휴가 2주 동안만 한국에 올 계획이었는데 1주라도 더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은 마음에 재택근무를 선택하고 약 3주의 휴가를 내고 한국에 온 것이다.


아들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데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코로나로 인해 캐나다에서도 재택근무 중이었다. 1주를 더 머물다 갈 수 있으니 좋다만 한국에서 재택근무를 하려니 시차가 문제다. 한국시간으로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가 근무시간이다. 새벽 6시에 근무가 끝나면 두어 시간 눈을 붙이고 아침식사를 함께 한다. 피곤할 텐데 엄마 아빠랑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려고 애를 쓰니 정말 딸 부럽지 않은 아들이다.


오늘은 아침을 먹지 않고 그냥 자고 싶은지...


"엄마, 오늘은 일끝남 그냥 자게."

"아침도 안 먹고?"

"웅 괜찮아."

"안되지. 그럼 어제 못해준 명란 주먹밥 해줄 테니 일 끝나자마자 먹고 쭉~~~ 자."

"엄마가 힘들잖아."

"엄마 한 개도 안 힘들어. 시골에 이사 온담부턴 새벽에 일어나. 걱정 뚝!"


재택근무 동안 밤 9시부터 일을 시작하면 새벽 1시에 점심을 먹는 셈이다.

지키고 앉아있다가 점심을 차려줄 수 도 있지만 부담이 될 듯하여 도시락처럼 점심을 준비해놓았었는데

어제는 푹 잠이 들었는지 명란 주먹밥 해준다고 밥을 다 해놓고 일어나질 못한 것이다.


부스럭 소리가 나서 일어나 보니 이런!

아들이 짜파게티를 끓이고 있더라 ㅠㅠㅠ


"아구 어쩜 좋아. 엄마를 깨우지."

"아니 엄마가 너무 곤하게 자서ㅠㅠㅠ 괜찮아. 짜파게티 먹고 싶었어. 안 그래도 밥통에 보니 밥이 많아서 뭘까? 했지."

"그니까... 명란 주먹밥 해줄 밥인데... 에휴 ㅠㅠㅠ"


비록 점심은 놓쳤지만 초간단 명란 주먹밥을 더 정성스럽게 간단 아침으로 준비한다.


'앞으로 집에서 먹을 끼니가 몇 번이나 된다고... 밥을 안 먹고 자다니... 안되고 말고! '



이작가야's 초간단 명란 주먹밥, 달걀국!

Gooooooooooooooooooooooooooo!

 







ㅡ이작가야's 명란 주먹밥, 달걀국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
-명란 주먹밥-
명란 -2개 정도 (40g)
밥-1 공기 (200g)
대파, 소금, 참기름, 깨-약간 (입맛대로)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달걀국-
멸치 다시마 육수 -3컵
달걀 -2개
국간장 -1큰술
참치액젓 -1큰술
대파, 소금 - 약간 (입맛대로)








Yummy!

요리 시작

따끈한 밥에 소금을 넣었나? 할 정도로 ㅋㅋㅋ 솔솔! 참기름도 또르르!



명란은 잘게 송송!





참기름에 조물 조물!





대파도 송송!




주먹밥 틀에 들어 갓!


밥.

명란.

밥.

끝!




이번엔 삼각틀에!


밥.



명란.





밥.




꾹 눌어주면 ~~~




끝!




명란 주먹밥!





새벽에 먹으려니 후루룩 마실 국물을 아주 순한 맛 달걀국으로다가~~~


멸치 육수(멸치, 다시마)가 끓으면 불을 중불로! 




잘 풀어놓은 달걀을 휘리릭~~





달걀이 익으면 바로 불을 끄고 대파 송송!

국간장, 맛술로 간을 하면~





달걀국 완성!






"오~~~ 정갈하구만!"

"오늘은 6시 반에 끝이 났네? 아니 그눔들 왜  울 아들을 그렇게 부려먹는데? 

언능 드시게!"





홍 집사(남편)도 새벽부터 식탁에 앉는다.

아들 명란 주먹밥을 한다 하니 7시도 안됐는데 아침으로 먹겠단다.


맛을 본 아들 리엑션 좀 보소!


"와~~~ 이 집 맛집일세. 엄마가 맛이 항상 똑같아야 맛집 이랬잖아!"

"그치 이 집 맛집 맞아."


홍 집사가 웬일로 리엑션에 맞장구를 치나 했더니만ㅋㅋㅋ






역시나 그냥 넘어갈 리가ㅋㅋㅋ


"아들 거랑 내 거랑 뭔가 맛이 달라."

"다르긴 뭐가 달라 아빠. 똑같지!"

"자! 일단 아들은 두 개 나는 한 개지. 게다가 명란이 덜 들어간 느낌?"


헉!

뜨끔 ㅋㅋㅋ

"암튼 눈치는 삼백 단야. 귀신일세ㅋㅋㅋ"


홍 집사는 사각 주먹밥이 한 개라 삼각 주먹밥에 밥을 좀 더 넣었으니 명란이 적은셈이다. 

ㅋㅋㅋ


하하 호호 까르르...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다.

아무쪼록 아들이 무탈하게 잘 지내다 가길 바랄 뿐이다.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정성껏 해주는 일밖에...


이번엔 반찬도 해준다니 가져간단다.

어릴 땐 반찬보다 옷 한 가지라도 더 사가던 아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듯 하니...


좋기도 하면서 아쉽기도 하다.






음식은

추억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고

감사함이다.

그래서

음식

이야기가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석다조 날치알 돌솥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