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오(aglio)는 이탈리아로 마늘 올리오(olio)는 오일을 뜻한다. 알리오 올리오는 올리브유에 열을 가한 후 마늘을 볶아 마늘향의 풍미로 오일과 면을 휘감아 만드는 이탈리아 파스타를 말한다. 언제부터 알리오 올리오를 만났던가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들이 유학을 가기 전이니까 약 15년?전쯤 암튼 가물가물하다.
종로구에 살던 당시엔 인사동 교보문고 피맛골 등 목적 없이도 갈 곳이 꽤 많았다. 경복궁 덕수궁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고 세종문화회관 뒷골목 또한 맛집도 많고 편히 쉴 수 있는 작은 쉼터도 있었다.
언젠가 홍 집사(남편)의 거래처 중 한 곳이 음식점이었는데 광화문에 있어 그곳에서 외식을 하게 되었다.
음식점은 고급 레스토랑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메뉴는 마늘이 주인공이다. 식당의 이름이 한국말로 '마늘에 미친' 이란 뜻을 시사하니 모든 메뉴가 마늘이 메인이다. 단 맛은 좋으나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메뉴를 보는 순간 가격이 너무 과하다 싶었지만 까짓 거 한 번은 먹어보자는 마음으로 주문을 했다. 당시에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메뉴는 오롯이 마늘만을 넣었다는 마늘 파스타였다. 마늘과 올리브유를 좋아하니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단지 가격이 너무 비쌌던 게 단점이었지만 말이다. 무슨 스파게티가 만 팔천~이만 원(당시 가격)이라니 '맛만 없어 봐라' 하면서 단단히 벼르고 주문을 했다.
당시에 정확한 메뉴명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마도 '알리오 올리오'였을 텐데 그 맛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날 이후로 알리오 올리오는 나의 최애 메뉴에 당당히 들어앉아 잊어먹을 만하면 한 번씩 꼭 해 먹는 메뉴 중 하나다.
마침 홍합살을 충분히 주문을 한 터라 이것저것 만들어볼 메뉴가 적지 않다. 오랜만에 알리오 올리오가 생각나는데 그 정확한 맛에 홍합살을 더해 홍합살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어보고 싶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음식점에서 먹는 것보다 집에서 요리를 하면 재료를 원하는 대로 응용할 수 있으니 좋다. 알리오 올리오에 베이컨이나 치즈를 곁들임 짭조름한 맛이 침샘을 자극한다. 언젠가는 꼬막 통조림이 있길래 알리오 올리오에 함께 하니 그 또한 기가 막힌다. 어떤 재료와도 어울림은 알리오 올리오의 기본 베이스가 절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홍합살을 곁들여본다.
홍합살 알리오 올리오!
Gooooooooooooooo!
-이작가야's 홍합(살) 알리오 올리오-
Yummy!
요리 준비
재료(2인 기준) 스파게티면- 200g 물- 2L 홍합살- 200g(맛술 2큰술) 올리브유 - 2/3 컵 통마늘- 10개 간 마늘- 4큰술 소금-1큰술 참치액젓-1큰술:선택 통후추 *면수- 2/3컵
Yummy!
요리 시작
물이 끓으면 소금과 면을 넣고 8~10분 정도 면을 삶아준다.
8분은 면의 심이 씹힐 정도 꼬들꼬들.
10분은 면이 통통 부드러움.
흠...
이럴 땐 적당히 9분!
잠깐 꿀팁!
올리브유를 몇 방울 또르르- 삶은 후 면이 붙지 않게!
면을 삶는 동안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중 약불에서 통마늘을 볶다가 마늘이 노르스름 해지면 간 마늘도 따라 들어 갓!
소금물에 살살 씻어 맛술로 조물 조물 비린내를 제거한 홍합살도 촥~
지글지글!
홍합살도 다른 해산물처럼 오래 볶으면 질겨지므로 센 불에서 휘리릭!
통통한 살이 색을 드러내면 끝!
삶은 면은 물기를 쪽~~~ 뺀 후 팬에 넣고 쉐킷 쉐킷!~
이때, 면을 삶은 면수를 한국자 정도 농도를 조절하면서 넣어주는 게 신의 한 수!
소금으로 간 조절 마무리!
액젓도 굿ㅡ선택
그릇에 담고 통후추를 솔솔!
(갠적으로 통후추를 넘 좋아하니 모양은... 에그 에그 무서버라 ㅠㅠㅠ)
못생겨도 맛은 좋아!
통통한 홍합살의 감칠맛이 캬~~~
알리오 올리오 너~~~
참 착한 맛이다.
생색을 안내면 입이 근질근질ㅋ
"잡솨봐~~~ 기가 막히쥥! 이거 이거 밖에서 사먹을람~"
홍 집사가 훅 들어온다.
"아 예예~~~ 못해도 2만 원이라고요~~~"
"당근! 저기요. 이 집 카드 안됩니다. 백퍼 캐시 온리!ㅋㅋㅋ"
흠...
스파게티 500g이 보통 2천 원 전후다. 둘이 200g이면 천원도 안 하는데 아무리 마늘에 올리브에 인건비에 어쩌고 해도 2만 원은 좀 과한 생각이 든다. (물론 2만 원의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집에서 착한 알리오 올리오를 경험한 이후 밖에서 단 한 번도 사 먹어 본 적이 없다.
비싸도 비싸도 너무 비싼 데다가 간혹 마늘맛도 못볼경우는 완전 낭패다.
속 편하게 알리오 올리오는 집에서 올리브유 듬뿍 마늘도 듬쁙 원하는 만큼 충분히 넣을 수 있으니 그 맛이 풍요롭다. 가성비도 맛도 좋으니 기분도 당근 UP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