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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Aug 30. 2020

 얽힘은 꼬임이 아닌 합리적인 버팀목

X와 Z를 연결하는 Y의 이름은 이해와 존중


웃자고 한말에 죽자고 덤빈다.

울 일도 아닌데 펑펑 운다.

열이 올랐다 식었다 양은 냄비 같다.

밤새 식은땀으로 한 숨도 못 잔다.


대충 갱년기 증상이라고 하는 것들이다.

마흔 살을 시작으로 쉰 살로 접어들면서 신체 기능이 서서히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고, 남성의 경우 성기능이 감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본능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갱년기인 아내이자 엄마가 이 시기를 잘 이겨내도록 남편과 자식들이 잘 살피고 이해해야 한다.




모임에서 한 친구가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린다. 나머지 친구들이 입을 모아 천사 코스프레를 한다.


''그냥 넘어가자고, 갱년기가 심하게 왔다잖아.

어제도 한 숨도 못 잤데...''


내가 보기엔 원래 똥고집인 애가 또 억지를 부리고 있는 듯하다만...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며 우기고 있을

뿐인데...


나는 갱년기가 있었나?

언제부터 갱년기라는 말을 들었더라?

평생 일만 하다 돌아가신 시어머니는 아마도

갱년기를 들어보지도 못했고

뭔지도 모르고 돌아가셨다.


시어머니 고생에  명함도 못 내미는 나의 엄마도

마찬가지다.




갱년기가 명함도 못 내미는 병이 있단다.

중2병.


'북한이 남침을 못하는 이유는?

ㅡ중2가 무서워서ㅡ


중2병이 사회적 관심사로 주목을 받았던 2013년 때 유행하던 우스갯소리다.

아무도 이기지 못한다는 갱년기를 이기는 중2.

중2병(中二病: 추니뵤)은 1999년 일본 배우 이주인 히카루(伊集院光)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일본 「오타쿠 용어의 기초 지식」은 중2병의 전형적인 증세로 여섯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서양 음악을 듣기 시작한다.
둘째, 맛도 없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셋째, 인기 밴드 그룹에 대해 “뜨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라고 정색을 하며 아는 체한다.
넷째,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엄마에게 “사생활을 존중해줘”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여섯째, 사회에 대해 공부를 하고 역사에 대해 좀 알게 되면 “미국, 추잡하지”라고 무시한다.

한국에서는 2010년 인기 웹툰 『싸우자 귀신아』에 중2병이 등장했는데, 이 웹툰은 중2병을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불행하고 고독하며 세상을 등진 존재라 여기는 증상을 몇 학년 더 먹은 사람들이 비꼬아 만든 신조어”라고 정의했다.

미국엔 ‘2학년 병(Sophomoric Illness)’이란 말이 있다. 주로 고등학교 2학년이나 대학교 2학년 때 겪는 증세를 일컫는 말이지만 ‘아는 체하는’이란 의미가 담겨 있어 “중2병의 시초 아니냐”라는 주장도 있다.
ㅡ네이버 지식백과ㅡ




나는 중2병이 없었나? 지식백과의 내용에 비추어보면 당연히 나도 저런 때가 있었다. 다만 중2병이란 단어를 몰랐을 뿐이다.


중2병은 중 2만 있나?

성인들도  중2병의 증상이 있다.

어른도

좋아하지 않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척을 할 때도 있고,

모르는 명품을 아는 척할 때도 있고,

세상에서 자신이 젤 불행한 존재라며 자신을

고립시킬 때도 있다.


중2이어서가 아니라 인간 모두가 있을 수 있는 증상일 뿐이다.


''집에 중2가 있어서요.''

''아유, 어쩜 좋아요. 힘드시겠어요.''


지인의 집에 식사초대를 받는다.

아이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인사도 안 한다.

이때 도 마찬가지다.


''중 2잖아...''


내가 보기엔 부모는 교육을 안 시키는 것이고

아이는 그냥 버릇없는 아이일 뿐인데...



(질풍노도와 같은 폭포)


인간은 누구나 사춘기 , 제2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경험한다.

경험의 강도는 각자 다르다. 신체적인 변화에 무감각하긴 힘들다.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정신적으로 함께 성장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중2가 되면서 중2병이 뭔지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하는가 하면 심하게 앓기도 한다. 간혹 증상을 호소하지 않으면 마치 중2 자격도 없나 해서 없는 증상을 있는 체하기도 한다.


성인의 문을 처음 여는 시작이 사춘기라면, 성인병이 생기는 시작이 갱년기일 것이다. 갱년기는 사춘기와 달리 부인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육체적 변화,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다. 노화를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가 중요하다.


중2병이나 갱년기나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중2병 자체를 위한 중2병이나 갱년기 자체를 위한 갱년기 여서는 안된다.

'중2병'과  '갱년기'라는 의도적 카테고리 생성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XYZ세대가 타고 있다.

세대 연결 기술 카니발'


기아자동차의 광고 문구다. 

세대 연결 기술이라는 콘셉트로

X세대인 아빠, Y세대인 엄마, Z세대인 딸을 하나로 연결시켜준다는 취지다.


세대의 변화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고

각각의 고유한 특징을 지닌다.


X세대는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후반 태생으로

삐삐, 워크맨 세대다. 40~50 대 연령대층으로 SNS는 네이버, 밴드를 선호한다.

Y세대는 80~90년대 중반 태생인 30~40대 연령층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세대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선호한다.

Z세대는 90년대 중반 이후 태생인  10~20대 연령층으로  IT세대다.


XYZ세대는 각각의 시대의 환경에 따라 '나 때는 말이야'라는 할 말들이 다 다르다. 각각의 할 말을 잘 듣고 이해하고 존중해줄 때 '얽힘'이 완성된다. 




XYZ세대를 불문하고 모든 세대가 즐기는 동영상 앱이 있다.

구글에서 운영하는 유튜브(YOUTUBE)다.

당신(You)과 브라운관 (Tube, 텔레비전)의 합성어인 유튜브는 사용자가 동영상을 게시, 시청, 공유할 수 있다.

유튜브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앱이다.


X와 Z을 연결하는 Y처럼 유튜브는 얽힘의 뿌리가 되어 다양한 주체를 연결한다. 게다가 코로나 19의 장기전으로 유튜브 영상 시청은 점점 늘고 있다. 향후 유튜브를 장악할 무엇이 출현하기 전까지는 독보적인 앱이다.


XYZ세대가 얽힐 수 있는 유튜브와 같은 기저.

이해와 존중이다.


갱년기 엄마, 아빠와 사춘기 아들, 딸은 각각 주체의 담장을 무너뜨려야 얽힐 수 있다. 개별적인 존재가 아닌 얽힘의 존재를 이해할 때 가정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어른의 문을 여는 중이라고 알리는 신호음이 다소 거칠고 심지어 굉음이라 할지라도 귀 기울여본다.

늙어가기 시작한다고 살펴달라고 알리는 신호음이 다소

신경질적이고 심지어 신음소리라 할지라도 귀 기울여본다.

버릇이 없다고만 보지 말고 개성으로 본다면,

꼰대라고 몰아붙일게 아니라 꼰대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얽힘은 풀 수 없는 꼬임이 아니라 상호 기대고 있는 합리적인 버팀목이 될 수있다.


합리적인 버팀목이

굳건히 버티기 위해

X와 Z를 연결하는

Y가 중요하다.


Y의 역할이

쉬워 보이지만

제일 

어렵기 때문이다.


Y의 이름은

이해와 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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