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필살기 (2) - 앱이 곧 입장권이 된 시대
로마 시대에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이,
지금의 디지털 시대에는 모든 시작이 앱(App)으로 통한다.
플레이스토어(Play Store)에서 앱을 찾으면 비슷한 아이콘들이 나래비로 뜬다.
홍보성, 사행성 앱이 뒤섞여 있어 여간 혼란스럽다.
그 화면을 캡처해 사진함에 저장한 뒤,
챗GPT에 불러와 “어떤 앱이 진짜인지” 물어보면 된다.
사진을 그대로 올려도, 생각보다 정확하게 가려준다.
이런 도움을 받는 것도 이제는 하나의 요령이다.
예전에는 차표도, 택시 호출도, 은행 업무도, 병원 예약도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되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손잡이 없는 디지털 문 앞에서
우리를 먼저 부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앱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이 시대에 앱은 모든 일의 입장권이다.
모든 일의 시작은 앱 설치에서 비롯된다.
앱을 통하지 않고서는 일을 시작할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앱은 수없이 많지만,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은 그리 많지 않다.
메신저(카카오톡),
금융(뱅킹 앱),
지도(네이버 지도),
택시(카카오 T).
몇 가지 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몇 가지가 지금 시대의 기본 생존 도구다.
구직을 위해서는 사람인, 잡코리아, 워크넷, 링크드인 같은 앱도 있다.
자녀들이 자주 쓰는 배달 앱이나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도 한 번쯤은 써볼 만하다.
이제는 손이 아니라 화면이 먼저고,
현장보다 매뉴얼이 우선이다.
앱을 깔고 화면을 터치할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는 그들이 정해 놓은 순서를 따라야 한다.
나처럼 성질 급한 사람에게 이 과정은 고역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알고리즘이라는 것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는 지름길이 없다.
플랫폼에 접속해 인증 절차를 거치고,
복잡한 비밀번호 규칙을 맞추다 보면
손보다 마음이 먼저 굳어버린다.
화가 나더라도 참고 넘어가야 한다.
“내가 이런 걸 왜 해야 하나”
한숨이 목까지 차오르지만,
결국 깨닫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늘 현장에 있었던 세대다.
전쟁터 같은 일터에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버텨왔다.
그런 우리가 고작 앱 하나 때문에
일의 문턱에서 발길을 돌린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디지털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저 도구일 뿐이다.
과거의 망치와 드릴이 그랬듯,
지금의 컴퓨터와 앱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포기다.
빠르게 못 해도 된다.
남들보다 느려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앱을 설치하다 막히고,
설정 하나를 잘못 눌러 처음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이 문을 넘지 않으면
다음 일을 할 수 없고,
나를 기다리는 다음 일터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그렇게 살아왔다.
어려우면 배웠고,
막히면 다시 시도했고,
넘어지면 일어나 다시 걸었다.
앱을 깔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불편한 세상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세상에서 밀려난다는 뜻이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자.
창피해하지도 말자.
모른다고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눌러보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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