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단단하게 만든 매일의 루틴
- 습관이 내 운명을 만든다 -
새벽 5시 30분, 40년째 같은 시간에
눈을 뜬다. 주머니 속 수첩, 헬스장 트레드밀,
책상 위 포스트잇. 거창하지 않은 작은 루틴들이
66세의 나를 흔들리지 않게 단단히 붙잡아 놓았다.
운명이 된 습관
아침 5시 30분. 알람 따윈 필요 없다.
몸이 먼저 안다. 40년 된 '습관'이니까.
군대에서는 6시 전 기상이 '조기기상'
규정 위반이었지. 제대 후에도 몸은
그 시간을 기억했다. 66세가 된 지금도
여전하다.
창을 열면 멀리서 달마사 목탁 소리가
들려온다. 똑. 똑. 똑. 염불 소리가 새벽
공기를 타고 흐른다.
그 소리를 들으며 첫 숨을 들이마신다.
세상이 깨어나기 전,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 나는 이 시간을 '신의 시간'이라 부른다.
온전히 나만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순간.
주머니 속 세계
작은 수첩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급하면 영수증 뒷면도 상관없다.
길을 걷다가, 지하철에서, 문득 가슴을
치는 문장이나 좋은 착상을 만나면
무조건 메모한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누가 한 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순간, 손이 먼저 움직인다. 적는다.
요즘은 휴대폰으로도 남기지만,
손으로 쓴 글자는 다르다.
몸이 기억한다.
집에 돌아와 수첩을 펼쳐본다.
3년 전 메모가 보인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누가 봐도
평범한 말.
하지만 그날의 나는 그 말이 절실히
필요했다. 수첩 속 한 줄 한 줄이 내가
걸어온 날들의 지도다.
6시 10분, 헬스장
회사 근처 헬스장 문을 열면 아직
아무도 없다. 트레드밀에 오른다.
발이 벨트를 치는 소리,
쿵쿵쿵. 숨이 차오르고 땀이 흐른다.
창밖으로 세상이 깨어나는 게 보인다.
출근하는 사람들, 버스, 신호등.
나는 벌써 하루를 반쯤 살아낸 기분이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거울을 본다.
거울 속 66세. 늙었다. 하지만 단단하다.
건강해야 일하고, 일해야 산다는
가장 단순한 진리.
그래서 매일 아침 다짐한다.
"오늘도 이겨놓고 싸운다."
육체의 강인함이 곧 정신의 무기가 된다.
책상 위 문장들
책상에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독서는 도끼다." "책 속에 길이 있다."
진부하다고? 맞다. 하지만 진부한 말이
진부한 이유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효능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 무슨 책이든 상관없다.
소설도 좋고, 에세이도 좋고,
경영서도 좋다. 중요한 건 '읽는다'는
행위 그 자체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밑줄 긋고, 접고, 심지어
찢어서 붙인다.
아침에 눈 뜰 때, 커피 마실 때,
화장실 갈 때. 그 문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반복하면 어느새
내 말이 되고, 내 삶의 태도가 된다.
작은 것들의 힘
새벽 기상, 메모, 운동, 독서.
거창한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40년을 쉬지 않고 쌓으니
이것이 곧 나를 만들었다.
누군가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해요?"
하고 묻더라. 대답했다.
"안 하면 이상해서요."
습관은 그런 것이다.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것.
100세 인생에서 습관으로 사는
비율이 40%라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은 이미 좋은
인생의 40%를 확보한 셈이다.
내일도
5시 30분에 눈이 뜰 거다.
달마사 목탁 소리, 새벽 공기, 헬스장,
수첩. '작은 루틴'들이 작은 것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번 주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제가 참여했던 '수리온 헬기 개발'
현장의 기록입니다.
화장실까지 스토킹 당했던 프랑스
출장, 기술력 없는 나라의 설움,
그리고 20년 후 민간인이 된 제가
수리온과 다시 만난 기이한 인연까지.
평소와 다른 톤이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순간이었기에 나눠보고 싶습니다.
수요일부터 3부작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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