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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안 Nov 09. 2024

인생은 작은 연극이다

장기고 체스다


회사 일이 잘 풀릴 때면 드는 생각들의 종합판이다.


인생은 하나의 연극이라 생각한다. 가끔씩 데우스엑스마키나처럼 극적인 사건이 변화를 일으키는 것도, 그저 하나의 헤프닝이라고 본다.


당신은 취업을 하기 위해 수백개의 회사에 수십개의 직무에 넣었을 거다. 직무는 비슷할 수 있어도 세부적으론 다 달랐을 테다.


당신은 인테리어회사의 경영관리가 됐을 수도, F&B회사의 영업관리가 됐을 수도,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이 됐을 수도 있다.


정말 인테리어회사의 경영관리에서 30년을 일하는 게 당신의 목표였는가? 꿈꿨는가? 연구원이 되는 건 꿈꿨던 일인가? 우린 우리에게 우연히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뿐이다.


그래서 회사일의 우선권이나 정치싸움 때마다 혼자 웃었던 건, 대체 이 작은 판에서 인간들끼리 왜 이렇게 아옹다옹 싸우나 신기해서였다. 창백한 푸른점에서 창백한 미생물들이 싸우는 게 우스웠다. 20대 중반의 신입사원이 가지면 좋지 않은 태도긴 했다. 조금 더 파이팅넘치고, 쩔쩔매는 모습을 기대했을 테니까.


한편으론 이 창백한 미생물들이 모여서 이룬 게 창백한 푸른점이라는 생각도 한다. 사람이 모여 가족이 되고, 가족이 부족이 되고, 부족이 도시가 되고, 도시가 국가가 되는데, 분명 개인개인의 역할도 무시할 순 없을테니까.


세계에서 미는 '나는 할 수 있다'는 Big me와 사회에서 강요하는 '너는 혼자선 아무 것도 못해'라는 말.

큰 회사는 스타트업처럼 일하고 싶어하고, 스타트업은 큰 회사처럼 일하고 싶어하는 현상

대행사는 인하우스를 부러워하고, 인하우스는 해외 기업들을 부러워하고, 해외 기업들은 또 헤지펀드나 코인쪽을 기웃거리고. 불안정하고 리스크가 큰 쪽은 또 한편으로 안정된 삶을 부러워한다.


그래서 인생은 연극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장기나 체스 같기도 하다.


개똥철학 4부작은 이렇게 마친다.


우리 가족은 완벽하지 않지만 나를 만들었고 그들에게 없던 기회를 내게 주었다. 어떤 미래가 기다리든 그건 가족 모두의 유산이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힐빌리의 노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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