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데리고 산에 가는 이유

by 구도



다리가 아파서 가기 싫다는 너를 데리고 나는 매주 산에 올라가지.


집 바로 뒤에 산이 있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오르막길과 끊임없는 계단을 오를 때면 다리도 아프고 숨도 차지만,


산길을 걸을 때 볼 수 있는 풀과 꽃, 나무들이 계절마다 다른 모습이 보여주잖아.


아직 때 묻지 않은 너는 그것을 더 잘 발견하곤 해.


'이번에는 바닥에 밤이 엄청 떨어져 있어!'


가시가 뾰족뾰족한 밤송이를 발로 열어보며

알밤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들은


너와 나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의 한 조각이 될 거야.


하지만 엄마가 너를 데리고 산에 데리고 가는 건 그뿐만 아니란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산이야.


계절에 따라 피는 길가에 피어 있는 꽃이 달라지고,

나뭇잎의 색깔이 바뀌고,

바닥에 떨어진 열매가 달라지지.


산은 시간에 따라 부지런히도 모습을 바꿔 우리에게 보여줘.


바다와 하늘은 1년 내내 엇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산은 계절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옷을 입지.


반면 너는 매일 학교와 학원과 집을 오가는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을 느끼기가 어려울 거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혹여나 속이 좀 상하거나 신경 쓰이는 일이 생긴다면,

이 일이 영영 지나가지 않을 것 같고

오랫동안 나를 괴롭힐 것 같고

심하면 며칠동안이나 끙끙 앓기도 해.


너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일을 겪기도 해.

엄마 역시 마찬가지고.


다만,

엄마가 좋아하는 글귀 중에 이런 글귀가 있단다.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진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속상한 일이 생겼다고 해서 그 일이 너를 영영 따라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해.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흐르면서

너에게는 항상 새로운 사건이 다가올 테니까.


슬픈 일도, 기쁜 일도 모두 다 잠시일 뿐이야.


그렇기 때문에 잠시 동안은 너의 감정에 충실하게 충분히 슬퍼하고 기뻐하고 나서,

그 감정을 하늘에 떠가는 구름처럼 흘려보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삶이란, 망망대해를 항해하며 매 순간 새로운 파도를 맞는 것과 같아.


얼마큼 큰 파도가 얼마나 세게 올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매번 다른 파도가 온다는 사실이야.


산에 올라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코로, 피부로 직접 느끼며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꼭 새기면 좋겠다.


그럼 오히려 너는 너의 인생의 매 순간을 더 즐길 수 있을 거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일 테니까.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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