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본인이 타인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타인도 본인을 바라본다고 생각하는 법이거든.
얼마 전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장완성검사를 했을 때,
너희가 완성한 질문지를 보고 엄마는 너무나 마음이 따뜻해졌어.
삐뚤빼뚤한 글씨로 한 자 한 자 적어놓은 그 문장은
네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지표였어.
매일 아침 눈을 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현장에 가고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내는 대부분의 어른들은
단언컨대 생각하기 어려운 문장일 거야.
매일의 일상에서 기쁨을 찾고, 매일 아침 행복해지자 다짐하려고 노력하는 나조차
'다른 사람들은 나를 xx 합니다.'라는 문장을 보고
사랑과 배려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었을까.
이것은 비단 네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에게 친절해서도,
네가 운 좋게 좋은 사람들 속에 속해 있어서도 아닐 거야.
이건 분명
네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대하기 때문일 거야.
사람은 본인이 타인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타인도 본인을 바라본다고 생각하는 법이거든.
언제나 타인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너는 물었었지.
'나한테 안 착하게 말하는 친구한테도 착하게 말해야 해?'
'내가 친절하게 행동하는 건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야. 너 자신을 위해서야.
어떤 상황에서든 친절하다는 건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힘과 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야.
그걸 알게 되면 네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거거든.'
학교에 들어가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너의 인간관계가 확대되면서
요즘 부쩍 불평과 불만이 많아진 널 보며 사실 엄마는 고민이 많았어.
불평과 불만은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인걸 너무나 잘 알기에,
너의 행복을 바라는 엄마의 입장에서
너를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아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매일 고민했지.
방에 들어가 혼자 조용히 써 내려간 저 검사지를 보고
이마를 탁 쳤지 뭐야.
세상에 배려와 사랑을 발산하고 있는 넌 이미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었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가장 빨리 행복해질 수 있는 비법이거든.
딸아,
엄마가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건대 30년 후에 네가 지금 엄마의 나이가 되어서도
부디 같은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그리고 지금처럼 타인에게 사랑과 기쁨을 주고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길 소망해.
제 삶의 한 순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구도
[사진 출처]
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