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1일. 일요일. 날씨 매우 추움.
지금껏 해왔고 앞으로도 더 해야 하는 출근이지만 몇 번의 출근이 기억에 남는다. 먼저 처음 인턴기자가 된 날이다. 어렵사리 최종 면접에 합격해 들뜬 마음으로 출근했다. 워낙 취업이 어렵던 시기였다. 첫 출근이라는 기대감에 지옥철이란 것도 느끼지 못했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갔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안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어떻게 분출해야 할지 모르던 날의 패기다.
다음으로 첫 정식 출근날이다. 1월 무척 추웠던 어느 날 출근 시각은 새벽 4시였다. 그 유명한 수습 교육의 시작이었다. 아주 단순한 일을 하는 날이었는데 그렇게 긴장이 됐다. 새벽 어스름을 헤치며 출근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 근무지가 따로 없어 일이 발생하는 곳에 가야 했는데 하필이면 집과 정반대 지역이었다. 어떤 명령이 떨어질지 몰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 저녁 술도 참 많이 마셨다.
새해 들어 새벽 러닝을 시작해 출근 시간이 빨라졌다. 러닝을 하고 나서 씻고 나와도 시간이 남아 집에서 그냥 있느니 바로 출근한다. 6~7시쯤인데 길거리에 차도 없고 좋다. 그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은 꽤 많은데 다들 대중교통에서 잠을 청한다. 어느 날 따듯한 버스 안에서 몸이 나른해져 잠깐 눈을 붙였다. 그러다 허리가 아파 눈을 떴는데 지난날들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일단 그렇게 자다 깨도 불안하거나 긴장되지 않았다. 수습기자 시절이나 지금이나 하는 일은 거의 같다. 발제를 하지 못하거나 기사를 못쓰면 지적받는 것도 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은 마음에 여유가 있다. 10년 동안 반복된 일상이 익숙함을 가져다줬다. 오늘 못했으면 내일 잘하면 되고 이번 달에 실수가 많았으면 다음 달에 줄이면 된다. 위대한 마라토너 킵초게는 "훈련된 만큼 자유롭다"라고 말했다.
지나고 보니 걱정했던 일들은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던 일들이었다. 오래도 아닌 고작 몇 년 전의 일임에도 그땐 왜 그렇게 걱정했나 싶다. 아직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무의미한 것 같다. 해보고 익숙해지면 그것만큼 쉬운 일이 없는데 해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큰 두려움을 안고 산다. 점점 그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가 사라지는 걸 느낀다. 늦기 전에 더 많이 해봐서 두려움을 줄여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