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5일. 월요일. 날씨 맑음.
새해가 벼락같이 흘러갔다.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완연한 2026년으로 접어들었다. 첫 출근을 했고 첫 주말이 지나갔다. 1월 1일에는 러닝 크루와 한강에 나가 20.26km를 달렸다. 새해의 목표나 바람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추웠다. 영하 11도의 날씨 속에서 꿋꿋이 앞을 보고 달렸다. 그게 지나온 2025년의 내 모습이다. 거창하게 바라는 것 없이 그저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싶었다.
30년 넘게 새해를 맞으며 다짐이 그렇게 쓸모 있진 않다는 것을 배웠다. 일기를 열심히 썼을 때 1월 1일 자를 찾아보면 대부분 비슷한 워딩이 적혀 있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발전하지 못했으며 늘 행동보다 다짐이 앞섰다는 증거다. 어느 순간부터는 바라는 것도 없어졌다. 그저 건강하게 지금 하던 일 그대로 잘할 수 있기를 바라는 해가 많아졌다. 익숙한 삶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었다.
올해는 마라톤을 시작하고 나서 두 번째로 맞는 새해다. 지난 2년간 마라톤에서 멈추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마라톤과 삶은 비슷한 점이 참 많은데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가장 비극적으로 닮았다. 삶은 좋든 싫든 계속 흘러가고 마라톤도 완주를 위해선 계속 앞으로 달려야 한다.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오버하지 않고 올바른 자세로 부상 없이 완주하는 것이다. 삶도 그렇게 급하지 않고 차분히 끝까지 나아가야 한다. 맞바람을 맞으며 20.26km를 달리는 동안 올해도 꾸준히 살아내길 기도했다.
마라톤 대회를 나가면 수많은 참가자와 함께 같은 방향으로 달린다. 42.195km를 달리는 동안 어느 시점에서 누구를 따라잡았고 누구한테 따라 잡혔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주위를 달리는 마라토너들은 경쟁 상대가 아니다. 단지 그 순간 같은 속도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일 뿐이다. 올해는 그렇게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를 챙기며 올바르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집중하며 살아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