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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도군 Jan 09. 2016

[KudoReview] 데어데블

MCU가 현실로 오다.

(이 리뷰는 넷플릭스의 국내 론칭 기념 학교 신문에 기고했던 “데어데블” 리뷰를 번역한 것이다. 리뷰는 “데어데블”이 막 공개된 시점인 지난 4월에 쓴 것으로 아직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앤트맨”이 개봉하기 전임을 감안해주기를 바란다.)


제목: 마블 데어데블 (Marvel's Daredevil)

주연: 찰리 콕스(맷 머독 / 데어데블), 빈센트 도노포리오(윌슨 피스크), 엘든 헨슨(포기 넬슨), 데보라 앤 올(캐런 페이지), 로사리오 도슨(클레어 템플)

에피소드 수: 13(시즌 1)

공개일: 2015년 4월 10일(시즌 1), 2016년 3월 18일 예정(시즌 2)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복합 미디어 시리즈 중 가장 거대한 시리즈가 되어가고 있다. 새로운 영화(“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곧 나올 예정이지만, 그 전에 넷플릭스 시리즈인 “데어데블”의 첫 시즌이 4월 10일에 공개됐다.


"데어데블"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티저 이미지. 뒤에 자세히 보면 어벤저스 타워가 있다.


대부분의 MCU 시리즈(ABC의 미드인 “에이전트 오브 쉴드” 포함)는 서로 긴밀하게 연관돼 있는 편인데, “데어데블”은 약간 다르다. 물론 시리즈의 배경이 뉴욕의 한 구역이어서 “어벤져스”에서 벌어진 뉴욕 전투가 “데어데블”의 배경을 만들어낸 이벤트로 나오고 “에이전트 오브 쉴드”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잠깐 언급되기도 하는 등, 아주 연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최소한의 연관성을 뒤로 하고, “데어데블”은 맷 머독(찰리 콕스)이 그의 도시를 살리기 위해 낮에는 변호사, 밤에는 자경단원이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머독은 “어벤져스”의 외계인 침공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인 “헬스 키친”에 살고 있다. 사고로 인해 시력을 잃은 그는 다른 감각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어떨 때는 직접 볼 수 있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주변 환경을 더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다. 이러한 능력을 활용해 복면을 쓴 자경단원이 되어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먼저 파괴하려는 윌슨 피스크(빈센트 도노포리오)에 맞선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다.


데어데블은 시즌 전체가 미칠 듯한 몰입감을 자랑한다.


“데어데블”의 강점은 바로 넷플릭스의 특성에서 나온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시리즈를 공개할 때 간격을 두고 한 편씩 공개하는 것이 아닌, 시리즈 전체를 한 번에 공개한다. 그 덕분에 에피소드들이 좀 더 긴밀하게 묶여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페이스가 가끔씩은 느려지지만 몰입감은 계속 최고조를 유지한다. 계속해서 다음 에피소드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만들고, 결국 “이 편만 보고 끝내야지…”라고 생각한 시청자들은 “한 편만 더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다음 편을 보게 되고, 그리고 그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시리즈 전체를 다 볼 때까지.


윌슨 피스크는 자신의 과거로 인해 지금의 모습을 지니게 된 어떻게 보면 불행한 인물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머독과 피스크의 캐릭터 묘사이다. 둘 다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의 다양한 과거사가 있는데, 시리즈에서는 그런 이벤트들을 빠지지 않고 다뤄준다. MCU가 늘 떡밥 투성이인 데 반해, “데어데블”은 시즌의 끝에 거의 모든 떡밥과 배경 설명을 깔끔히 해준다. 특히 피스크의 어린 시절을 다루는 에피소드는 시리즈에서 가장 강력한 에피소드 중 하나다. 피스크는 어디까지나 악역이지만 이런 길로 빠지게 되는 이유를 잘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물론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콕스와 도노포리오 모두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특히 콕스는 여기서 선보인 연기로 미국 맹인 재단으로부터 헬렌 켈러 상도 받았다)


데어데블은 무적이 아니지만,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싸운다.


시리즈의 중심이 되는 격투 장면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이 결투 장면은 대부분의 적을 떡실신시키는 캡틴 아메리카나 블랙 위도우 같은 다른 히어로와 달리 데어데블은 무적이 아니라는 것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히어로가 되기 위해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게 아닌 히어로가 된 일반인이라는 콘셉트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자, 데어데블이 자신의 도시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감수하는 위험을 보여주기도 한다. 거기에 미국 기준으로 처음으로 TV-MA(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MCU 매체이니만큼 꽤나 잔인하다.


몰입감 있는 스토리, 현실적인 격투 묘사, 그리고 배우들의 명연기는 “데어데블”을 MCU 매체 중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와 닿는 드라마로 만들어줬다. 여기에는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도, 의문의 외계 물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사는 도시를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한 명의 맹인만이 있을 뿐이다.


점수: 9.5/10


데어데블 보러 가기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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