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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도군 Dec 31. 2016

사진으로 돌아보는 2016년

하루 남았는데 글 쓸 시간은 없었다

2016년 마지막 날이다. 이미 이상한모임 대림절 글을 쓰면서 대충 돌아보긴 했는데, 그래도 즈북님의 글을 보니 나도 뭔가 제대로 된 정산을 하고 싶어 졌다. 하지만 시간은 단 하루밖에 없고, 게다가 또 점심 약속도 있단 말이지.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사진이었다. 사실 2016년에는 그다지 많은 사진을 찍지 못했다. 찍었다 한들 모종의 이유(...)로 공개할 수 없는 사진들도 꽤 있다. 오히려 그 덕에 사진 선정하기가 수월했다.


개인 사진 라이브러리를 뒤져 월별로 가장 잘 찍은 사진을 하나씩 선정해보았다. 찍은 카메라도 다양하고, 장소도 다양하다. 한 번 볼까?



1월

촬영일: 2016년 1월 3일

장소: 강화도

카메라: 소니 RX100


올해 신정 때는 강화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아버지도 병원을 하루 쉬셨고, 나도 월차를 내서 다녀왔다. 마지막 날에 동네 영화관에서 셜록 스페셜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안개가 자욱하게 꼈다. 힘겹게 운전을 해서 숙소로 돌아온 직후, 나는 카메라를 꺼내 들고 이 안개를 사진으로 담아보겠다며 나갔다. 그 날 사진을 꽤 찍긴 했지만, 안개를 바라보는 아버지를 배경으로 찍은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게 나왔다.



2월

촬영일: 2016년 2월 8일

장소: 일본 도쿄 스카이트리

카메라: 소니 RX1


설날 때 다녀온 일본 여행에서 찍은 것이다. 스카이트리 꼭대기에서 <깨어난 포스> 개봉 기념으로 열린 스타워즈 전시회에서 찍은 카일로 렌 피겨. 영화의 분위기와 비슷하게 나온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 여행 때 나는 지인에게서 RX1을 빌려서 갔다. 결국 몇 달 뒤, 이 카메라는 내 손으로 들어오게 됐다. 이 카메라를 가지고 일본을 다녀온 이야기는 월간이모 4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3월

촬영일: 2016년 3월 22일

장소: 서울 쉐이커

카메라: 애플 아이폰 6s


쉐이커에 있었을 때, 애플 이벤트 밤새서 보기는 일종의 전통이었다. 이 전통(?)은 내가 쉐이커에서 나온 이후로도 계속됐는데, 어차피 더기어에서 일하면서 애플 이벤트를 취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 날도 더기어에서 퇴근한 후 쉐이커 사무실에 찾아가 야식을 먹으면서 이벤트를 관람했다. 이 날 애플은 아이폰 SE와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발표했다.



4월

날짜: 2016년 4월 2일

장소: 서울 우리은행 예식장

카메라: 소니 a7


올해는 한국에 오래 머물렀어서 그런 것인지 결혼식을 무려 두 번(...)이나 다녀왔다. 내 나이에 이 정도면 많이 다녀온 거겠지. 아닌가


이 날은 이상한모임의 지욘세님의 결혼식이었다. 이 날 사진은 단 네 장 찍었는데, 그중 가장 잘 나온 컷이다. 결혼식 사진은 의뢰하면 몇 달은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넘겨드리니까 지욘세님은 좋아하셨다. 정말 마음에 드셨는지 아직까지도 카카오톡 배너 사진으로 쓰고 계시더라.



5월

촬영일: 2016년 5월 29일

장소: 전주 전동성당

카메라: 소니 RX1


이달에는 군산과 전주를 다녀왔었다. 대부분은 인물사진이라서 여기에 올리기는 좀 그렇지만, 가장 잘 나온 컷은 바로 전동성당과 하늘을 찍은 이 사진이다. 이제 보니 하늘을 좀 더 푸르게 보정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6월

촬영일: 2016년 6월 25일

장소: 경기도 양평

카메라: 소니 a7


이상한모임 사람들끼리 급하게 결성해서 급하게 다녀온 MT에서 찍은 사진. 맥주 케그를 따가 손에 튀어버린 후 환하게 웃고 있는 어느 통구이의 사진이다. 웬만해서는 인물 사진은 잘 선정하지 않으려 하는데, 이 사진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과감하게 선정했다. 통구이 미안 가나초코님도 죄송




7월

촬영일: 2016년 7월 16일

장소: 강원도 속초

카메라: 소니 a7RII


7월은 포켓몬 고 열풍이 불었던 달이다. 속초에서 포켓몬 고가 된다는 이야기가 올라오자 난리가 났었다. 더기어에서도 급하게 파견팀의 일원으로 생애 첫 출장을 가기도 했었고, 그 덕분에 지상파에도 나왔다. (...) 지금이야 뭐 인기는 식은 거 같다만. 한국에 아직도 정식으로 안 들어온 건 함정


속초 출장을 다녀온 주말에는 또다시 이상한모임에서 포켓몬 고 원정대가 만들어지면서 속초를 또 다녀왔다. 세 명의 정예부대원(+쿠도 가이드)은 장맛비를 뚫고 속초에서 열심히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았다. 이날 어느 분은 2박 3일 만에 레벨을 18까지 올리는 기염(???)을 토하시기도 했다. 위 사진은 그 원정대 때 찍은 사진이다.


사진은 소니에서 빌려준 a7RII로 찍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카메라였는데, 소니 측에서 관리를 못 하는지 센서에 먼지가 너무 들러붙어 있어서 나중에 보정할 때 일일이 먼지 제거하느라 고생했다. 관리 좀 똑바로 하세요



8월

촬영일: 2016년 8월 25일

장소: 인천 국제공항

카메라: 애플 아이폰 6s


1년 만에 다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찍은 사진. 이 사진을 찍었을 때는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었다. 공부를 1년 동안 놨는데 제대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꽤 컸었다. 뭐 이제 생각해보면 다행히도 복학 후 첫 학기는 잘 살아남은 기분이지만.



9월

촬영일: 2016년 9월 25일

장소: 세인트루이스 포레스트 파크

카메라: 애플 아이폰 7 플러스


주말 아침마다 늘 자전거 운동을 나가곤 했다. 한 10km 정도 타고 오는데, 상쾌하게 주말을 시작하는 방법이었다. 요즘은 날씨도 추워진 데다가, 하필이면 타이어가 터져서 못 나가긴 했지만 말이다. 그냥 적당한 핑계


운동은 포레스트 파크로 나간다. 마침 학교 근처에 있는 이 공원의 크기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도 크다. 그러나 볼 것은 더럽게도 없다. 하지만 적당히 언덕도 있어서 운동 코스로는 꽤 적합하다.



10월

촬영일: 2016년 10월 17일

장소: 미국 워싱턴 주 래틀스네이크 공원

카메라: 애플 아이폰 7 플러스


10월에는 학교에서 5일짜리 연휴가 주어졌다. 그래서 뭘 할까 하다가 미국 친구와 이상한모임 지인인 곰개발씨를 보러 시애틀을 다녀왔다. 이때 카메라는 아이폰만 챙겨갔는데, 당시 산지 얼마 안 된 7 플러스의 성능을 보고 싶어서였다. 결국 꽤나 만족스러운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이 사진은 그중 가장 잘 나온 사진이다.



11월

촬영일: 2016년 11월 18일

장소: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메라: 니콘 D500


신형 맥북 프로의 리뷰를 하다가 찍은 사진이다. 터치 바 사진을 찍기 위해 후배의 손을 빌렸다. 샷의 구상은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워낙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서 정작 찍을 때는 좀 급하게 찍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여섯 장 정도를 찍었고, 그중 마지막이 가장 잘 나왔다.


아, 그리고 맥북 프로 리뷰는 1월쯤에 나올 거 같다.



12월

촬영일: 2016년 12월 22일

장소: 미국 로스앤젤레스 TCL 차이니즈 시어터

카메라: 애플 아이폰 7 플러스


이번에 한국에 돌아올 때,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서 들어왔다. 원래도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는 시간이 10시간 정도였는데, 비행기가 당겨지면서 13시간이 돼버렸다. 뭐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그날 한국에서 LA로 떨어진 사람이 하나 있어서 만나자고 했다. 원래는 그냥 근처에서 점심 먹을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슬랙에 메시지가 날아왔다.


"할리우드 가요."


결국 난 점심을 인 앤 아웃에서 해결하고 할리우드를 돌아다녔다는 후문이다.



+ 몇 장 더

촬영일: 2016년 4월 30일

장소: 서울 디뮤지엄

카메라: 소니 RX100


디뮤지엄에서 했던 전시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에서 찍은 사진이다. 각각의 종이(?)에 LED가 달려 있어 빛나는 모습을 대비를 최대화해서 찍었다. 정말 빛나는 종이가 날아다니는 기분이다.



촬영일: 2016년 11월 19일

장소: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메라: 니콘 D500


공연때문에 니콘 D500을 빌렸는데, 무려 3일을 빌린 것이었다. 그래서 뭘 할까를 고민하다가, 무작정 카메라 들고 세인트루이스 중심가를 나갔다. 이날 찍은 사진은 많지만, 그 중 마음에 들었던건 이 사진이었다.



2017년을 맞이하며...

2016년은 개인적으로나 주변에나 워낙 많은 일이 있었어서 정신없이 지나갔다. 2017년은 좀 더 여유를 부리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도 쓰고, 개인적으로 발전이 될 수 있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늘 이렇게 바라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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