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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문제만 잘 읽어봐도

서류광탈자 자소서로 살아남기

고등학교 시절, 질투가 날 정도로 머리도 좋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시험을 보고 나면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 친구의 문제점은 뻔히 아는 문제, 풀 수 있는 문제를 자주 틀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루는 그 친구에게 물어봤다.  


"넌 왜 툭하면 뻔히 아는 문제도 틀리냐?" 

"아이, 몰라. 이번에도 문제를 잘못 봤어."


유달리 머리가 좋고 판단력이 빠른 그 친구는 문제만 보면 바로 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진 대신, 가끔은 엉뚱한 답을 찾아내는 심각한 단점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이 친구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곤 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자기소개서의 항목을 제대로 읽지 않거나 고민을 하지 않고 작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엉뚱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작성된 자기소개서는 결코 살아남기 어렵다. 자기소개서 작성의 첫 걸음은 바로 출제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최근 기업들이 ‘성장과정’, ‘장점과 단점’과 같은 지원자중심 자기소개서 항목보다는 ‘성공경험’과 같은 스토리 중심 항목들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게다가 같은 ‘성공경험’ 항목이더라도 예전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자신의 성공경험을 작성해 주십시오.”와 같이 간략히 제시했지만, 최근에는 SK 자기소개서의 첫 번째 항목인 “자신에게 주어졌던 일 중 가장 어려웠던 경험은 무엇이었습니까? 그 일을 하게 된 이유와 그때 느꼈던 감정,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행동과 생각, 결과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와 같이 구체적인 작성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경우, 자신의 성공경험을 토대로 작성하는 것은 같지만 작성 방향과 내용은 달라져야 한다. 먼저, 자신의 어려웠던 경험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며 그 당시 어떤 감정 혹은 교훈을 느꼈는지, 그리고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노력 그리고 구체적인 성과를 기술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어려웠던 경험을  인과관계없이 짧게 설명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는 모두 생략한 채 자신의 극복 노력과 성공담만을 강조한다면 출제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자기소개서로 분류돼 결국 채용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렇게 출제의도에 맞지 않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첫째 이유는, 지원자들이 제시된 자기소개서 항목을 너무 쉽게 판단하는 것이다. 제시된 항목을 보고 “응, 성공경험이네”라고 쉽게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시된 항목 내용을 여러 번 읽고 핵심 키워드를 뽑아낸 후, 여기에 따라 자기소개서 작성 방향과 내용을 구상해야 한다. 만일 위에서 본 SK 성공경험 항목의 키워드는 ‘어려웠던 경험’, ‘그 일을 하게 된 이유’, ‘감정’, ‘가장 큰 어려움’, ‘극복을 위한 행동과 생각’,  ‘결과’등이다. 이 키워드의 순서대로만 작성해도 큰 무리는 없다. 자기소개서 항목의 키워드를 뽑고 작성 방향을 설정하고 작성을 마친 후 확인하는 것이 바로 출제의도에 맞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첫 걸음이다.       


둘째는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워낙 많은 기업에 지원하다 보니 시간에 쫓겨 자신이 작성해 놓았던 항목에서 비슷한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여 붙여 넣는 것이다. 지원하는 기업마다 모두 새롭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더라도 최소한 지원하는 기업에 맞추어 작성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느낌은 주로 기업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에 비추어 자신만의 경험과 철학을 담아내야만 가능하다. 단순히 전에 작성했던 내용에서 지원하는 기업명만 살짝 바꾸어 넣은 자기소개서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자기소개서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자기소개서 항목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고 여기에 맞춰 작성 방향과 내용을 구상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PTSI 자기소개서 맵핑 워크시트를 활용한다면 이런 작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구상한 작성 방향과 내용에 따라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난 후, 이런 핵심 키워드가 작성된 자기소개서에 정확히 담겨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업의 입장,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왜 기업이 이런 항목을 요구하고 있는지, 왜 인사담당자들이 이 항목을 굳이 집어넣고 싶어 했는지, 이 항목을 통해 나의 어떤 부분을 파악하려는지 거듭해서 고민해 봐야 한다. 이런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이 항목에서 내가 기업과 인사담당자에게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 보다 명확히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지원자라면 어떤 방향으로 작성할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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