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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 건 그냥 포기하자.

취업준비생, 아름다운 청춘들의 치열한 이야기

못하는 것은 그냥 포기해. 

못하는 것을 잘 하려고 하지 마. 

대신, 잘하는 것을 더 잘 하면 돼.


얼마 전에 한 여학생이 사무실에 찾아 왔다. 올해 8월에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 들었지만 지금까지 취업을 못하고 있다가 진로에 대한 고민 때문에 나를 찾아 왔다. 


이 여학생의 전공은 환경원예학과였다. 뭔가 특별한 동기가 있어서 선택한 학과가 아니다 보니 학교 생활에 그리 흥미를 갖기 어려웠다. 게다가 "우리 과는 전공을 살려 취업할 곳이 너무 없어."라는 선배들의 푸념에 전공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갖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 여학생이 선택한 길은 바로 취업이 잘 된다는 회계분야였다. 


어느 기업에나 회계직 직원은 필요하기 때문에 훨씬 취업할 곳이 많다는 이야기에 일찌감치 대학 전공을 포기하고 전산회계 1급과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지만 회계분야의 취업은 만만하지 않았다. 4학년 2학기 때부터 취업전쟁에 뛰어들어  그동안 많은 기업의 회계직무, 사무직무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전공자에 비해 비전공자라는 약점을 감안해, 눈높이를 낮춰서 중소기업까지 지원해 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그 여학생은 점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여학생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이 대안으로 선택한 회계직무라는 진로가 과연 옳은 길인지 였다. 그리고 왜 자신이 계속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지도  궁금해했다. 그 여학생의 표정은 정말 지쳐 보였다.  


"못하는 것은 그냥 포기하셔야 돼요."

"네?"

"못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잘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셔야 돼요."

"..."

"비전공자라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그것이 강점이 되진 못해요."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이 여학생과 같이 잘못된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문계열과 사회과학계열 그리고 이공계 중에서도 비인기학과의 경우, 자신의 전공을 포기하고 취업의 기회가 더 많은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분야에는 많은 비전공 출신 취업준비생들이 밀려든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분야를 전공한 취업준비생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한마디로 치열한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뛰어드는 셈이다.  


취업이 잘 되는 상황이라면 비전공자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전공자도 많은 상황에서 굳이 비전공자를 선택할 이유는 없다. 물론 비전공자라고 하더라도 해당 분야의 자격증을 많이 보유하고 있거나 실무경험이 많다면 조금 더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무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된다.  


그 여학생이 선택한 회계분야는 업무의 특성상, 아주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거나 단순한 업무처리 수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기업의 경우에는 관련 자격증과 같은 스펙이 좋은 전공자에게, 중견기업의 경우에는 실무 경험이 많은 경력자에게,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상업계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쉽다. 


그러다 보니 이 여학생처럼 스펙이 어중간한 비전공자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생기질 않는 것이다. 이래서는 한없이 눈높이를 낮추거나 더 지독하게 공부해서 전공자들보다 자신이 뛰어나다는 점을 설득해야만 한다.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리고 바람직한 일도 절대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무리 어려워도 전공을 포기해서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없습니다."

"워낙 취업할 곳이 없어서.."

"그렇게 때문에 오히려 더 기회가 있을 수 있어요."


그 여학생에게 조언해준 방법은 바로 전공했던 분야와 어떻게든 관련이 있는 기업들을 찾아서 리스트를 만들고 그 기업들의 지난 채용공고를 분석해서 취업을 위해 자신이 더 준비할 것들을 찾는 것이었다. 그 여학생의 경우에는 전공분야와 관련된 자격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우선, 해야 할 일은 전공분야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다음 단계는 리스트에 올라온 전공 관련 기업들의 채용에 지원하는 것이다. 자신의 전공과 관련이 있는 직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전공과 관련이 없는 사무직에도 과감히 지원하는 것이 좋다. 우선 기회를 하나라도 더 만드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만일 직무가 전공분야라면, 자신의 전공의 전문성을 살려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지원자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경쟁도 덜하게 된다. 만일, 사무직과 같은 비전공분야라면 전공분야에 대한 열정과 함께 자신이 가지고 있는 회계 관련 자격증 등을 통해 자신이 준비된 인재라는 점을 부각할 수 있다. 다른 지원자에 비해 관련 분야를 전공했기 때문에 업무파악이나 업무협조에 유리한 점도 강조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과 다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4년이란 시간이 투자된 전공분야를 포기하고 다른 분야를 선택하는 순간, 전문성과 열정이 없는 약자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이 못하는 것은 그냥 포기하는 것이 좋다. 대신 자신이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취업을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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