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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마음을 비우는 과정

신의 직장, 공기업 들어가기

오늘 오전에 코레일 면접 준비를 위해 한 여학생을 만났다. 지금까지 공기업 면접에서만 5번을 탈락한 경험이 있는 여학생이었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밝은 미소가 예뻤던 여학생이었지만 면접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불안한 표정이었다. 벌써 취업 공백기가 14개월이 되다 보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코레일 면접 프로세스와 방향, 그리고 채용하고 싶어 하는 직원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어떤 형태로 면접이 진행되는지 파악하고 어떤 직원을 채용하고 싶어 하는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다. 흔히 인재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실제 기업 홈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인재상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 보다는 자신이 수행할 직무, 자신이 근무할 부서와 조직에서 뽑고 싶어 하는 직원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 그에 맞추어 자신이 보여줘야 할 이미지, 자신의 답변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면접에 대해 전반적인 방향을 잡고 실제 면접과 같이 면접 연습을 시작했다. 기출 면접 질문을 중심으로, 공기업에서 자주 나오는 면접 질문으로 날카롭게 질문하고, 꼬리를 물고 답변을 재촉했다. 답변이 장황하고 길어지면 가차 없이 바로 중간에 자르고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1분 자기소개를 할 때부터 긴장된 모습에 중간중간 답변이 끊긴다. 미리 준비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그대로 말하다가 중간에 생각이 떠오르지 않거나 약간 틀리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는 버벅거리고 답변조차 마무리하지 못한다. 난처한 상황이면 이를 모면하기 위한 웃음을 짓곤 한다. 치명적인 약점이 눈에 보인다. 


우선 그 여학생에게 천천히 답변을 하도록 조언했다. 면접관들이 실제 지원자들의 답변 내용에 잘 집중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천천히 답변을 하는 것이 더 잘 전달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답변 내용을 준비하는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느리지만 답변에 강약을 주는 방법을 통해 실수를 줄이고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다시 모의면접을 하면서 그 여학생이 답변을 하는 중에, 계속 여유를 가지라는 사인을 보냈다. 처음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차분한 모습이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버벅거리는 것은 여전하다. 


"마음을 비워봐."

"네?"

"면접에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


많은 학생들이 합격하고 싶은 욕심에 면접관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모습, 더 완벽한 답변을 하려고 한다. 답변을 하는 도중에도 더 멋지고 그럴싸한 답변을 하려고 머릿속은 바쁘다. 그러다 보면 실수가 있기 마련이고, 그 실수에 더 당황해서 답변이 중간에 끊기고 만다. 


"옆집 동네 아저씨에게 말한다고 생각해 봐. 옆집 동네 아저씨한테, 삼촌한테 이야기하면서는 이렇게 버벅대지 않잖아? 그렇게 하는 거야. 잘 보이려고 욕심부리지 마. 이번에 합격하면 더 좋겠지만 이번에는 면접 연습을 하러 왔다고 생각하고 그냥 너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머릿속에 떠오르는 네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해 봐."


그 여학생의 표정이 조금 밝아진다. 다시 면접 연습을 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질문들을 던졌다. 전보다 훨씬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꾸미지 않고 솔직히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자 답변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완벽한 모습을 더 이끌어 내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 여학생에게 길을 알려줬으니 이제 그것을 소화하는 것은 그 여학생의 몫이다. 


조금이나마 면접에 대한 부담감과 욕심을 덜어 냈는지 밝은 인사와 함께 뒤돌아서는 그 여학생의 발길이 조금 가벼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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