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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무엇을 의미하나?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채용정책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채용과 관련된 주요한 정책 중 하나가 바로 블라인드 채용이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이력서에 사진, 학력, 출신지, 스펙과 같은 차별적 요소를 넣지 않고 채용을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력서에 이런 사항을 기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런 요소로 지원자를 평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국 실력을 가지고, 직무능력을 가지고 채용을 진행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전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NCS 능력중심 채용과 블라인드 채용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블라인드 채용이 어떻게 도입될 것인지,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되면 어떤 점이 달라질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문재인 정부에서 왜 블라인드 채용을 추진하는지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도 언급되어 현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구가 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모든 지원자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채용을 하겠다는 생각과 원칙이 바로 블라인드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블라인드 채용은 기존의 NCS 능력중심 채용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실은 서로의 이름이 다를 뿐 그 실체는 같다. NCS 능력중심 채용이 추구했던 방향과 블라인드 채용이 추구하는 방향이 같다. 구체적인 실행방법 역시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기존의 NCS능력중심 채용이 공공기관, 공기업에 잘 정착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많은 공공기관, 공기업들이 NCS능력중심 채용제도를 이야기하면서도 학력과 스펙들을 기재하도록 했고 이를 채용에 반영하고 있었다.      


이런 경향은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되면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가 워낙 강하고 정권 초기이다 보니 공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경쟁적으로 빠르게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스펙을 기재하던 공기업들도 새로운 정부에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 블라인드 채용을 조속히 도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앙 공기업과 지방공기업 인사담당자 교육을 통해 운영방침을 전달했고 8월까지 중앙 공기업이, 9월까지 지방공기업에 도입하도록 방침이 시달되었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 도입 여부를 경영평가지표에 포함할 예정이다 보니 경영평가를 가장 중시하는 공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된다면 어떤 부분들에서 변화가 시작될까?      


우선 입사지원서에는 지원자를 식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인 이름과 주소 연락처만을 기재하도록 한다. 사진, 출신학교, 전공, 학점 등을 기재하지 않는다. 직무관련성이 떨어지는 어학성적, 공모전 수상이력, 봉사활동 경험들 역시 기재하지 않는다.      


교육사항은 지원직무와 관련된 학교와 직업교육을 기재하도록 한다. 어떤 교육과목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기재하도록 한다. 자격사항은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과 스펙만을 기재한다. 경력/경험사항 역시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 사항만을 기재하도록 한다. 이러한 입사지원서에 블라인드 채용이 적용됨에 따라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들도 개인 인적사항을 알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면접에서 개인 인적사항에 대한 질문도 엄격히 금지된다.      

그럼, 블라인드 채용에 따른 변화는 우리 취업준비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장 먼저 취업준비생들에게 전보다 많은 필기시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필기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는 방침을 이야기했다. 굳이 이러한 방침이 아니라도, 학력이나 스펙들을 기재하지 않는다면 결국 서류전형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기 쉽다. 그래서 최근 코레일처럼 적격여부만을 따지는 서류전형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적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는 공기업이라면 오히려 서류전형에서 직무 관련 경력과 경험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더욱 면밀하게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될 경우, 흔히 명문대학교라고 지칭되는 학교 출신 학생들이 전보다 더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반대로 지방대학교 출신 학생들의 경우에는 지역균형인재, 이전지역인재 등의 가점이나 우대로 더욱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블라인드 채용은 공기업 취업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렇게 서류전형이 무력화되고 필기시험 기회가 더 많이 제공된다면 결국 필기시험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토익점수와 같은 직무관련성이 적다고 판단되는 스펙을 준비하기보다는 필기시험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높은 수준의 스펙을 준비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서류전형 통과를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하더라도 직무 관련 스펙은 준비해야 한다. 특히 직무 관련 경력과 경험이 그렇다. 직무 관련 경력은 공기업 인턴경험이 가장 좋지만 최근 고용 디딤돌 교육과정 이수자에 대한 가점도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 또한 직무 관련 교육과정 이수도 신경 써야 한다. 학교 내 교육은 말할 것 없이 직업교육도 수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교육사항에 기재할 내용을 채운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전공 관련 자격증도 필요하다 컴퓨터 활용능력과 한국사도 필요하다. 고민이 되는 것은 어학성적이다. 토익을 비롯한 어학성적은 최소한만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문계 800, 이공계 750 수준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어학성적이 직무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공기업은 기존과 같이 높은 수준의 어학성적이 필요하다.      


블라인드 채용이 큰 변화가 될 것이다. 그만큼 혼란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큰 틀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블라인드 채용은 우리나라에, 청년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의 성공 여부는 결국 예상되는 문제점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형식적인 블라인드 채용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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