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쓸 때마다 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려고 한다.
쓸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려고 한다.
그렇지 않고는 써지지 않으니까.
내가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써지는 게 글이니까.
그렇게 청와대에서, 회장비서실에서 버텼다.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이런 얘기 들어본 적 있는가.
어떤 사람이 바다에서 표류했다.
열흘간 굶었다.
보트 위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자기도 깜짝 놀랄 사냥 본능을 발견했다.
고기를 잘 잡았다.
처음엔 잡은 고기를 다 먹지 않았다.
살코기만 먹고 내장은 버렸다.
영양분을 고루 섭취하지 못해 말라갔다.
자기도 모르게 식성이 바뀌어갔다.
내장을 좋아하게 됐다.
난 재주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회장비서실에서 죽지 않았다.
버텼고, 살아남았다.
이 힘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주어져 있다.
다만, 시도할 기회가 없거나, 시도하지 않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