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이 산책을 나왔더니 학생들 등굣길이다.
어떤 학생은 죽으라고 뛰고,
또 어떤 학생은 따라서 뛰고,
또 다른 학생은 태연자약 걷는다.
나는 첫 번째 부류였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뛰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을 때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다.
교문에 선생님이 안계시 건, 뛰는 도중 친구 아빠 자가용이 나를 태워주건 지각하지 않았다.
그것이 내 젊은 날 지표가 됐다.
버팅기는 힘이 됐다.
포기만 말자.
반드시 헤어날 구멍이 생긴다.
그러나 지금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뛰지 않으려고 한다.
적어도 따라 뛰지 않으려고 한다.
가급적 걷는다.
뛰는 사람 뒷모습을 보며 걷는다.
살아보니 그게 그것이다.
어차피 다 만난다.
먼저 가건 늦게 가건.
글도 그런 마음으로 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