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해 동안 새해 시작을 겨울방학 계절학교로 했다.
방학에도 학교에 출근하는 나를 보고 만나는 선생님들이 묻는다.
"오늘도 출근하셨어요?" 그리고 덧붙인다.
"고생이 많으세요"
방학에 출근하면 안타깝게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계절학교 동안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다. 학기 중에는 유치원 교사이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을 만난다. 그런데 계절학교 때는 초, 중학생들을 만나기 때문에 큰 아이들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수업할 때도 설렌다.
1월 2일 겨울방학 계절학교 개강날이다.
8시 50분. 교문입구에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선생님들이 모여있다. 서로 아침 인사를 나누고 오늘도 파이팅 하자며 응원한다. 통학버스가 도착하자 학생들이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든다. 시끌벅적함 속에 선생님들이 자기 반 아이들을 챙기고, 인사를 나누고, 손을 맞닿으며 "잘 왔어"라고 하는 모습이 정겹다.
요즘 감정읠 발견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중학생들에게 기분에 대해 물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라테스 수업이었다. 한 명씩 출석을 부르고 오늘 기분이 어때요?라고 물었다.
"기분이 좋아요" 대부분 이렇게 말했다. 정말 좋아서 그렇게 표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좋아요"라고 말할 때는 웃음 짓는다.
휴지를 손가락 끝으로 베베 꼬는 아이가 있다. 손끝으로 감각을 느낀다. 좀처럼 교사를 쳐다보지 않는다. 음성으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오늘 기분 어때?" 아이는 나를 쳐다보지 않지만 엄지 손가락을 세우며 '최고'라고 표현한다.
'좋아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 기분도 밝아진다.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통학버스를 탄다. 창 너머로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나는 버스가 떠날 때까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준다.
"잘 가~ 내일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