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끝!! 워터데이

by 이혜영

7월이다. 1학기 끝자락. 선생님들의 열정을 불태울 마지막 행사가 남아있다.

여름축제. 워터데이!!

행정실 주사님들과 남자 선생님들이 힘을 합쳐 잔디밭에 대형 에어바운스를 설치했다.


장대비가 내린다. 잔디밭에 덩그러니 놓여진 에어바운스와 풀장이 그대로 비를 맞고 있다. 장마가 이렇게 길어질줄 몰랐다. 아이들과 점심 먹으러 오고 가는 길목에 잔디밭을 내려다본다.


물놀이를 할 수 있을까! 연일 우르르 쾅쾅! 장대비가 후려친다. 그래도 이대로 포기할 순 없지! 에어바운스까지 설치 했는데. 계획은 간단하다. 비가 오다가 잠시 주춤할 때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수영복을 갈아입고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연신 창문을 올려다본다. 다행히 슬슬 빗소리가 잦아들고 잠시 비가 멈춘다.

선생님들이 외친다.


"지금이다. 출발하자."


여기저기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이 선생님 손에 이끌려 잔디밭에 모인다. 하나, 둘, 셋, 넷,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하고 반별로 사진을 찍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아이가 한두명씩은 꼭 있기 마련이다. 민성이가 그랬다. 데크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들어가는데 혼자서 울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니 작년에도 그랬다. 대형 풀장에 들어가는 것이 무서워서 작은 풀장에서 놀이 했던것이 기억났다.


새로운 것에 두려움이 많은 아이다. 발을 둥둥 굴리는 아이를 안았다. 그리고는 물 가까이에 데리고 가서 물을 만질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내 무릎위에서 앉아서 발만 담글수 있도록 했다. 천천히, 조금씩, 적응할 수 있게 했다. "으아~" 고함소리가 점점 잦아들었다. 평소에 수박튜브와 비추볼을 좋아하는데. 그런것을 만지며 물속에 점차 적응을 해갔다.


나는 다른 아이들은 잘 놀고 있는지 주위를 살폈다. 어라! 태현이가 안보인다고 생각하는 찰라에 물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아이를 발견했다.


"태현아! 태현아!"


나는 당황하며 허둥지둥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렸다. 태현이는 물에 젖은 얼굴로 눈을 끔뻑끔뻑거린다.


"괜찮아?"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며 철렁 내려앉은 가슴을 진정시킨다. 그런데 태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물속으로 들어간다. 잠수를 하는 것이다. 다섯살 태현이가 잠수를 하다니. 팔을 허우적 거리고 발도 한번씩 차면서 수영을 하듯 물속을 헤엄친다.


"우와! 샘~~태현이 좀 봐요. 대박"


연신 감탄을 해대며 주위 선생님한테 자랑한다.

태현이가 물속에서 실컷 놀이를 했는지 풀장 테두리위로 올라선다. 그리고는 다이빙을 한다.

"풍덩"

이 날 이후로 태현이는 별명이 생겼다.

'물고기' '수영선수'

여자 친구들은 수박튜브 위에서 흔들거리는 물을 즐겼다. 피서온 듯. 여유롭게.

에어바운스 미끄럼틀도 탔다. 스피드 즐기는 아이도 있고 선생님과 함께 타는 아이도 있다. 나도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탔다.

"으아~~~ "

아이들보다 내 고함소리가 더 크다.

"삐삐!!"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물놀이가 끝이 났다.


오후에는 행정실 주사님들과 선생님들이 힘을 합쳐 물놀이 세트를 정리했다.

2주 동안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이 신나게 물놀이 했던것을 정리한다. 대형 미끄럼틀을 옮기고 풀장에 있던 물플 퍼내고 매트를 씻은 후 높은 곳에 끌어올려 말렸다.


후덥지근한 날씩 속에 행사와 뒷정리까지 다 하고 나니 땀인지 비인지 모를 정도로 옷이 흠뻑 젖었다. 물놀이를 설치하고 준비하고 실행하고 정리하고. 선생님들 얼굴에 피곤이 몰려온다.


교사의 땀방울은 아이들을 미소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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