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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Jul 11. 2021

흥부와 놀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형은 착한 동생을 쫓아내고서 그 재산을 다 차지했다.

착한 동생은 그런 형을 원망하지 않고 마을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살아갔다. 

하지만, 부부 금슬은 좋았던지 자식 20명을 낳으니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형에게 쌀을 구걸하지만, 형수는 배부르게 먹으면서도 동생 줄 건 없다며 밥을 푸던 큰 주걱으로 빰을 때리며 나가라 한다.

흥부는 그 뺨에 붙은 밥알을 가져와 자식에게 나눠주며 형을 원망하지 않는 착한 흥부였다.

어느날, 

제비를 공격하는 구렁이를 발견하곤 구렁이를 쫓아냈지만, 새끼 한 마리만이 겨우 살수 있었다.

자신도 먹지 못해 가난하면서도 정성껏 제비를 돌봐왔던 흥부.

제비가 하늘을 날수 있게 연습을 시키던 어느날 제비가 날다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그런 제비 다리를 명주실로 동여매 고쳐 줬다.

강남으로 갔던 제비가 봄에 돌아와 흥부에게 씨를 하나 놓고 날아갔는데,

그 씨를 잘 받아 심었더니 박이 주렁주렁 아주 크게 온 집안에 열렸다.

가을이 오자 크게 영글은 박을 놓으려 온 식구가 모여,

'슬금슬금 톱질하세' 노래를 부르며 

양쪽으로 톱을 타며 온 식구가 박을 탔다.







첫번째 박에서 금은보화가 나오고, 다음 박에서는 비단이 나왔다.

박은 탈때마다 다른 것이 나왔는데, 어느 박은 일꾼들이 우르르 나오더니 '뚝딱뚝딱' 집을 짓고 사라지는게 아닌가...

순식간에 흥부는 그 마을 제일 부자가 되었다.

그 소식은 못된 놀부에게도 들어갔는데, 믿지 못하겠다며 흥부네 집으로 가니 궁궐 같은 집이 있는게 아닌가. 

버선 발로 나온 흥부는 형님 놀부를 극진히 대접하고,

'어떻게 네가 이렇게 부자가 됐느냐?'

'불쌍한 제비다리를 고쳐 준것뿐인데 제비가 날라다준 박씨 하나를 심었더니 금은보화가 나왔습니다.'

그 길로 놀부는 흥부네 집을 나와 자신의 집으로 가서 제비를 찾기 시작한다.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제비를 잡아다 다리를 부러뜨리고선 흥부 말처럼 제비 다리를 실로 묶어 치료했다. 

봄이 되자 놀부네 제비는 마당에 박씨를 하나 떨어뜨리고 갔다.

놀부는 신이 나서 그 박이 더 잘 열라고 거름을 주고 정성껏 키웠다.

가을이 되니 박은 커졌고 놀부는 흥분을 참을수 없었다. 일꾼을 시켜 박을 타기 시작하니

첫번째 박이 열렸다.

그러자 거기에서 거지 떼가 나오는게 아닌가. 그 거지들은 놀부네 광에서 먹을 것을 싹 가지고 나가버렸다.

'다른 박에선 금은보화가 쏟아질 텐데 괜찮아'

다시 박을 타는 놀부,

하지만, 거기에선 사당패가 나오더니 온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장이며, 도자기며 비싼 것들을 가지고 사라졌다.

켜는 박마다 요상한 것들이 나와 온 집안의 물건들을 다 가지고 사라졌다.

한순간 모든걸 잃은 놀부.

마지막 남은 박에 희망을 걸고 박을 타니, 거기에서는 커다란 장군이 나타나 놀부의 심보를 나무라며 죽이려 했다. 그때 놀부 소식을 듣고 달려온 흥부는 무릎을 꿇고 형의 잘못을 빌고 비니 장군은 사라졌다.

거지가 된 형을 위해 흥부는 자신의 재산에 반을 나눠주며 같이 의좋게 살자고 한다.




  




'마당놀이'로도 유명했던 '흥부 놀부'

'박을 타자. 슬금슬금' 박자에 맞춰 톱질을 하며 박에서 뭐가 나올지 기대하며 봤던 마당놀이.

놀부와 흥부는 형제지만,

어찌 그렇게 다른 성정을 갖고 있을까.

앞서 쓴 '의좋은 형제'와는 다른 얘기다.

드라마도 좋은 사람이 있으면 악인이 있어야 드라마의 전개가 흥미진진해지기 마련.

의좋은 형제는 그렇게 볏을 서로에게 갖다 주고선 감동으로 끝나는 얘기지만,

흥부와 놀부는 착한 동생에 나쁜 형의 얘기로 제비까지 등장시켜 재미를 더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동화로 끝나야 하는 얘기지만,

현실에서 부모님 재산으로 그렇게 살인을 저지른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세상에 같은 피를 가진 사람은 내 형제, 자매 뿐이다. 

줘도 아깝지 않을 분신과 같은 존재를 어찌 그렇게 미워하고, 시기하며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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