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어쩔수 없이 여기저기 말을 듣지 않는다.
아픈 곳도 하나, 둘 늘어만 가고...
어린 자식이 아프면 신발 신는 것도 잊은듯 아이를 안고 병원을 찾아 헤매며 아이를 살리고자 하는게 부모다.
아프고 싶어 아픈 것도 아니고,
나이 들고 싶어 드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시간의 흐름을 따랐을 뿐인데,
꼿꼿했던 허리는 점점 굽어만 가고,
어제 한일도 금세 잊어버리고,
머리는 점점 희게 변해버리는게 세월인데...
부모가 아파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덜컥 가슴부터 내려앉는다.
어디 크게 아프진 않을까...
병이 깊어진게 아닐까...
큰 병이 아닐까...
자식이 아파 큰돈이 들어가면 부모는 그저 아이만 살릴 생각에 있는 돈을 모두 털어 아이의 병을 고치려 한다.
자식은 부모님의 병 앞에 자신의 모든걸 털어 부모님을 살리고자 할까?
경제 능력이 되거나, 보험을 든든하게 잘 들어놨으면 괜찮겠지만,
사는데 그렇게 노후만 잘 준비해놨을 세상이었겠나.
'내 돈으로 병원 가겠다.'는 부모님. 자식은 그저 따르는 입장이 된다.
하지만, 능력이 안되는 부모님은 자식의 결정에 생명을 맡겨야 한다.
아픈것 참아가며, 눈치 보며 찾는 병원을 더 살아보겠다고 찾아가겠나.
그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어서 죽어야지. 왜 안죽나 모르겠다."
어릴적 나 아플때 결정은 부모님이 했다.
부모님 아플때 결정은 자식이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엄마는 '자가면역항체'양성이시다.
정기적으로 종합병원을 찾아 몇 가지 검사를 해야 한다.
병원을 가면 왜 그리 아픈 사람들이 많은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대기실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혼자 오신 분도 계시고,
부부가, 자식과 같이 오신 분도 계신다.
"000 씨"
간호사분이 성함을 부르니 근처에서 나이 지긋하신 여자 한분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분과 멀리 떨어져 앉아 핸드폰만 하고 있던 중년 여자 한분이 같이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시어머니와 며느린가? 별로 안친하네...
진료후 두분이 나왔다.
"엄마! 거기 아니야. 이쪽이야."
딸은 앞서 걸어며 뒤에 뒤처져 걷는 분을 신경 쓰지 않는 듯이 핸드폰만 바라보며 나갔다.
"000 씨"
휠체어를 타신 남자분을 젊은 여자분이 밀고 그 옆을 부인듯 보이는 나이 드신 여자분이 진료실로 같이 들어갔다.
5분을 넘기고 나온 얼굴은 근심이 가득했다.
"야! 야! 무슨 입원이냐. 그냥 집으로 가" 부인인 듯한 여자분의 말씀이다.
"엄마. 그래도 죽는다잖아."
"돈이 어딨어. 됐어. 집으로 가."
"오빠한테 전화해 보고."
딸인듯 보인 여자분은 한쪽으로 전화를 하러 갔고,
부인은 휠체어 근처 의자에 앉았다.
남자분은 힘없이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계셨다.
부인과 딸의 대화를 다 듣고서 아무말 없이...
상황이 본심을 보이게 한다.
자식은 아프면 부모를 찾아 운다.
부모는 아프면 자식 눈치를 본다.
-한 청년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여인을 사랑한 청년은 그녀의 청을 다 들어줬다.
하늘의 별을 따다 달라면 따다 줬고, 달을 따다 달라면 따다 줬다.
그러다, 그녀는 청년에게 말했다.
"네 부모의 심장을 갖다줘."
청년은 그녀의 말에 엄마의 가슴에서 심장을 꺼내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때 돌부리에 넘어진 청년은 심장을 떨어뜨렸고, 심장은 이리 굴려지고 저리 굴려졌다.
그 심장을 다시 들었을때, 심장은 말했다.
"아가... 많이 다치지 않았니?"
아무리 준비를 해도 모자란것 같은 것이 노후준비입니다.
노후라는 시간에 돌아볼 시간도 없이 지나간 세월,
준비라는 주머니에 채울 틈 없이 빠져나가는 게 자식 뒷바라지입니다.
이제는 내가 그 주머니에 가득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채워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돈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다정한 말 한마디면 족합니다.
자식의 걱정하는 다정스런 말 한마디에 아픈 곳도 아프지 않은 진통제가 되어 버리는 부모는,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사람입니다.
오직, 자식을 위해 다 퍼줬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