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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Feb 21. 2023

멋을 아는 사람

 





옷을 어떤 옷을 입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옷을 어떻게 입느냐가 중요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많은 정보를 흡수해서일까? 뷰티, 패션에 전문가 다운 솜씨를 보인다.

예전엔 그저 잡지정도 였다.

젊은 이들이 선호하는 잡지 종류는 많았고, 나름 경쟁을 하기에 잡지보다 비싼 사은품이 들어 있기도 했다.

잡지에는 코디하는 법,

화장하는 법,

그렇게 옷과, 화장품을 광고하기도 했다.


길을 걷는 이들 중에 탑을 입거나, 두건을 쓰며 나름 멋을 내는 사람을 찍어,

나이, 키, 직업 등.... 이렇게, 저렇게 코디를 했다며 짧게 설명을 붙인 코너도 있었다.

그렇게 찍힌 이들 중에는 지금도 연예인을 하는 이도 있다.



누구나,

멋지고, 이뻐 보이고 싶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쪽으로 잼뱅이라 뭘 입어도 표가 나질 않고 아이가 어른 흉내를 내는 것처럼 나올 때가 있다.

그렇다고 '프란체스카'처럼 검정 옷만을 주구장장 입을 수도 없다.



2005년 mbc에 방영된 '안녕 프란체스카'




'내가 할 수 없으면 따라 하면 된다.'


감각이 없는데 옷가게를 가도 뭘 사야 할지 모를 때,

상의를 골랐는데, 하의를 뭘 입어야 할지 모를 때,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무슨 신발패션이지!...


'군계일학'이라고 했던가?

요즘 휴행하는 옷들로 비슷비슷하게 입고 나온 친구들 중, 한 친구는 유행이 아닌 옷을 입고 왔는데 멋지게 보일 때가 있다.

그냥 대충 걸친 거 같은데, 발란스가 잘 맞고,

화려하지 않은데, 자꾸 눈길이 가는 그런 코디를 하고 온 친구...


'멋지다.'


이런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존심이 상해 '너 오늘 쫌 멋지다.'라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친구를 만나지 않을 때, 한번 시도해 본다.

그 친구처럼...


그랬더니 나름 폼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나한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그 친구를 따라서 옷을 입게 된다. 서서히 나도 모르게...

그렇게 관심이 시작되는 것이고,

그리고 창조가 시작되는 것이다.


내 옷이 되고, 내 스타일이 되어 나만의 코디로 다르게 만들어 가게 된다.


'당당함'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당당하게 내 스타일을 만들어 화장을 하고, 옷을 입는 다면

비슷비슷하게 입는 친구들 중, 내가 '군계일학'의 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당당함은 남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패션을 창조할 수도 있다.

남들보다 앞서가면 당연히 시선을 따라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선을 부담을 느껴 남들이 입고 다니는 옷만을 찾다 보면 내 스타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입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이 쳐다볼까 꺼려진다.' 


일담이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는 멋쟁이셨다.

옷이 많은 게 아니고, 명품을 즐겨 입으신 것도 아니셨다.

나이가 드실수록 원색의 옷을 즐겨 입으시려고 했고, 등산할 때는 손가락이 잘린 장갑에 선글라스, 파란 긴 양말에 등산화를 신으셨다. 남이 보기에 좀 화려하다 싶을 정도의 패션을 좋아하셨다.

그런 아버지가 부담스러워 같이 나갈 적에는 좀 떨어져서 걷기도 했다.

그런데, 길을 가다 보면 아는 지인들은 왜 그리 많은지, 몇 걸음 걸으면 인사하기 바쁜 아버지.

그 지인분들은 아버지를 좋아하셨다. 

먼저와 악수를 청하고, 먼저 아는 체를 했다. 그리고 그렇게 반가운 얼굴로 안부를 물으시곤 가는 길에도 돌아보며 웃으며 가셨다. 


"오랜만에 만나신 분인가 봐요?"

"아니. 계회원이야."

'잉?

그런데 저렇게 몇 년 만에 만나는 것처럼 반가워한다고?'


그분들은 아버지의 밝음을 좋아하셨다. 

화려한 옷차림에 아빠를 알아보셨고, 여전하다며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그분들을 보며 왜 아빠는 무채색의 등산복이 아닌 화려한 색의 등산복을 입으시는지 알았다.



멋쟁이들은 그런 시선을 즐긴다.

그래서 더 특이한 아이템을, 패션을 하고 싶어 한다.


젊은 나이에는 뭘 입어도 이쁘고, 멋이난다.

흔한 말로, 청바지에 흰 티 하나만 입어도 이쁘다는 얘기처럼,

젊음의 표현은 뭘 해도 비교할 수 없다.

그만큼 이쁘고, 아름다운 나이기에 즐겨야 한다.


남의 눈치를 보며, 남의 손가락질이 부담스러워 내 자유스러운 감각을 포기하지 말자.







멋이란,

나이를 초월한다지만,

때와, 장소에 맞게 입어야 한다.

얼마 전 온라인에서 뜨겁게 오르내리던 이야기 중 하나,


'결혼식에 남편의 여자친구가 흰 원피스를 입고 와서 남편옆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였다.


남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여자들은 친구 결혼식에 흰색은 좀 가려 입는다.

흰 웨딩드레스를 입는 결혼식의 주인공을 위해 무채색이나, 좀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는다.

그런데, 친구도 아닌 남편의 친구라는 여자는 긴 흰 원피스를 입고서 친구들과 함께 찍는 사진에서도 신랑 옆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주인공이 되어야 할 결혼식의 신부는 그 친구로 인해 기분이 나빴고,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인가를 묻기 위해 인터넷에 올려 핫 했던 얘기였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했고, 화를 내주었다.


여기서는 남의 눈치를 봐가면서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이다.

무턱대고 '내 인생인데, 내 멋이야.' 하며 때와 장소를 망각해 버리면 저렇게 욕을 먹게 되는 것이다.






멋이란,

완성이 없는 것이다.


종이 인형에 옷을 입히는 거처럼 하나하나 실패해 가면서, 고쳐 가면서,

완성해 가면 그것이 내 패션이 되는 것이다.

 

'오늘은, 뭘 입지?'가 아니라

'오늘은, 이거다!'

 

'생각이 아나라.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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