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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Jul 13. 2023

막걸리 한잔




막걸리에 빠지면 답이 없다.


달짝지근하면서, 알콜 냄새는 나지 않고,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막걸리.

요즘엔 이맛, 저 맛을 섞어 맛을 첨가해 매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그때 무슨 맛인지 궁금증에 마셔볼 뿐.

역시나 막걸리는 00 막걸리가 최고다.


이것저것을 섞지 않는 본연의 맛.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가 할 일이 따로 있고, 나에게 맞는 일이 따로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위 누가 어떤 일을 하며 잘~나가는 현상을 보면,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하지만, 그는 얼마 가지 않아 그 일을 그만두게 된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일을 갖거나, 다른 사람을 보게 된다.

그렇게 그 사람은 한 가지 일이 아닌 이것저것을 하며 시간과 돈 낭비만을 하게 되는 것이다.


몸 힘든 일은 하기 싫고, 돈은 많이 주는 직장을 갖고 싶다는 생각.

SNS에 회사 점심 식사라고 나오는 한식, 중식, 일식 등 먹고 싶은 데로 먹을 수 있는 호텔급 급식을 보며 눈만 높아지고,

친구들과 주위를 비교하며 자신의 낮은 연봉을 비교하며 하루하루 직장에 나가기 싫어질 때.

그리곤 '내가 왜 여길 다녀야지?'라는 생각이 서서히 든다.


남편이 사업자이다 보니 직원이 있게 마련이다.

꽤 오랜 시간을 했던 일이라 정말 많은 이들이 직원으로 나가고 들어오길 몇십 년.

그러다 보니 많은 일이 있었다.

몇 년을 일한 친구는 기술과 노하우를 익혀 새로 사업자가 된 친구들도 있고,

3일 만에 출근도 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으며 엄마를 시켜 전화하게 하고선 '우리 아들 그만둘 거예요.'란 말을 남기고 전화 끊는 친구들도 있었다.



남편은 몇십 년 전 방송국 개국 직원이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그곳에서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우며 지금으로 말하면 '열정페이'를 받으며 일했었다고 한다.

노동 시간이 어디 있고, 최저 월급이 어디 있었나.

일하라고 하면 일하고, 주면 그것이 월급이었으니...


지금이야 '열정페이'를 언급하면 잡혀가지만, 그때는 그것이 룰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직원에 기술을 가르치며 하나하나 노하우를 주는 것...

그렇게 남편은 몇 년을 일하고 나와 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하나만 쭉~~

그렇게 연구하고 일하는 남편은 이쪽에서는 알아주는 사람이 됐다.

우리의 엄마, 아빠들은 그렇게 직업을 선택했고 환경에 불만을 품으며 일하지 않았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아니 다이아몬드수저가 아닌 이상 누구나 직업을 가지며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선 직업이 우선이다.

어떤 직업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 자신을 보고 눈을 맞추는 게 아니라, 주위를 보고 비교하며 직업을 선택하려 한다면 그 사람은 절대~ 취업을 할 수 없다. 아니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


막걸리에 이것저것 섞어서 먹으면 처음엔 신기하고 맛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첫 잔이야 그렇지 다시 본연의 맛을 찾게 마련이다.


남이 한다고,

남이 월급을 많이 받는 거 같으니깐,

멋있으니깐.

해보고 싶다고 돈낭비, 시간 낭비를 해야 할까? 아니 그렇게 한다고 할 수 있을까?


다 자기에 맞는 직종이 있고, 직업이 있는 것이다.


어떤 분은 이런 얘기하셨다.

정육점의 직원 중에 온몸에 문신을 한 이가 일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사람들에게 싹싹하게 말도 잘하고 친절했던 직원이었다.

문신이 싫었던 건지 팔뚝은 온통 검은색으로 뒤 덮여 있었다.


"저 사람은 직업을 잘 선택했네"

"왜요?"

"문신으로 사람을 보는 건 아니지만, 저 정도로 문신을 하고 했으면 다른 일은 못하고, 잘못 빠지면 조폭을 했을지도 몰라. 조폭으로 칼로 사람을 위협하는 것도, 저렇게 칼로 소, 돼지 살을 자르는 것은 한 끗 차이지."

"!"

"저렇게 정육을 하는 직업도 다 팔자에 있는 거지. 정육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거거든."


예전엔 정육을 하는 사람들을 '백정'이라며 제일 천대했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1호점 2호점을 낼 만큼 많은 돈을 벌고 있다. 고깃집 사장하면 '부자'취급을 하기도 한다.

그 정육점도 직원만 5명이었다.


나에게 맞는 직종을 찾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미래에 되고 싶은 사람을 적으라 하면

대통령, 장군, 교수 이랬지만 시간이 흘러 가수, k-pop댄스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

얼마 전 읽은 기사에서는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 인스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직업이 상위권에 랭킹 되었다.


난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다. 급하게 고쳐야 할 것이라던가 일반 상식이 필요할 때 그것만 찾아본다.

물론 틱톡, 인스타, 페이스북도 하지 않는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거 같기 때문이다.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 누워서 잠깐 본다는 것이 날이 밝아 버렸다.

틱톡도 손가락으로 계속 올리가만 하면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에 그저 시간 가는지 몰랐던 적도 있다.

인스타, 페이스북도 계정을 만들어 놓으니 뭘 올려야겠고, 뭘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남들의 화려한 사진에 비교하며 허세를 해야 하나 잠시 생각도 들고, 남들 계정 팔로우수를 계산하고 비교하게 된다.


물론 소통은 좋다.

자신이 뭘 먹었는지, 뭘 입고 있는지, 어디를 갔는지...

하지만, 남들 눈에 서서히 그것이 부러움이 아니라 시기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시기심은 남들 잘되는 꼴을 못 본다고 사전에도 나왔듯이,

나도 '너처럼 되고 싶다'가 시기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똑똑하고 좋아,

재능이 있어서,

좋은 학벌을 나와서,

부모님의 능력을 받아서,

좋은 직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운이 좋아 부모님의 회사를 물려받는 사람, 능력이 좋아 뭘 하나 하면 둘이 딸려오는 사람, 나름 죽을 만큼 노력을 해서 그곳에 있는 사람.

이 3가지가 없으면서 남과 비교하면 내 인생이 비참해질 수 있다.


좋은 직장의 친구는 월급도 많이 받아 비싼 곳에서 식사를 하며, 해외여행도 다닌 모습을 인스타에 사진을 올린다.

그걸 본 친구는 월급도 차이가 있는데도 그 친구를 시기해 본인도 비싼 곳에서 식사를 하고 해외여행을 다닌 것을 올린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유명한 짤 중에 축구선수 '음바페'가 한국 축구선수 '이강인'을 좋은 선수라고 평가하며 이상한 질문을 한 기자를 한방 먹이는 영상이 있다. 엄청난 조회수와 많은 댓글이 달렸다.

가짜라고 판명이 났다. 음바페가 그 영상을 보고 소송이라도 걸면 그 영상을 만든 이는 천문학적인 소송비를 내야 할 것이다.

그는 그런 가짜 영상을 만드는 이유는 조회수와 관심이었다.


많은 조회수와 팔로워를 갖고 있으면 많은 수익과 유명세를 갖게 된다.


가짜를 만들어 그렇게 관심을 받는 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진짜는 천천히 묵묵하게 제 할 일을 다 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미리 포기하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 사람은 꼭 성공할 수 있다.

'열정페이'를 받으며 일했던 남편은 얼마 전 그런 얘길 했다.

30만 원 받고 일했던 그때 뭔가 억울하고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쪽잠을 자고 출, 퇴근이 없었어도

그때, 일을 배운다는 열정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 같다고...


본연의 맛을 지키는 막걸리가 최고이듯이,

가짜를 진짜로 생각하며 부러워 말고,

나의 본연을 찾아 열심히 일 한다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을 때, 살아온 인생에 고마움과 주위에 남는 것이 많을 것이다.













 

비가 억수같이 많이 내립니다.

이런 날은 부침개와 막걸리가 생각납니다.

부침개 부치는 소리는 비 내리는 소리와 비슷해 청각, 미각을 모두 잡습니다.

또 그 기름냄새를 잡아줄 톡~쏘는 막걸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빗소리를 들으며 부침개와 막걸리 한잔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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