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혼자 삭히며 치료하는 이와,
남에게 위로를 받으며 치료하는 이가 있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세상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는 그 세상에서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작은 상처든, 큰 상처든 우리는 그 상처로 인해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아프기를 반복한다.
세상에서,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그저 혼자서 삭히고, 아파하며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위로되는 말로 위안을 받으며 '다 그런 거지 뭐.'를 외치고 이겨내야 하는 것일까.
평소에는 느끼지도 못했던 작은 말은,
상처를 받은 사람에겐 그 작은 말이 흉기가 되어 아파할수 있는 바이러스가 된다.
나는 상처를 받으면 어떻게 치료했나...
자존심 상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이겨내려고 열꽃을 피우며 아파했던 기억이 있다.
그들은 위로를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시원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혼자 해결하려 발버둥 쳤던때...
하지만 그렇게 혼자서 상처를 치료했던 나였지만, 그건 보이는 상처에만 해당되는 얘기였다.
혼자서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며 자기 자신을 위로해도 그 잠깐의 위로뿐이란걸,
숨긴 상처에 바람도 통하지 않게 하고, 약도 밴드도 붙이지 않는다면 그 상처받은 살은 죽어간다.
상처를 내놓고 남에게 어떤 약이 좋을지 물어보고 좋은 약을 찾아 바르면 새살이 돋듯이 금방 낫는다.
무엇이든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 상처니 내가 알아서 한다고 방치해 뒀다간는 그 작은 상처가 염증으로 점점 더 커져 칼로 도려내야 하는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은 제 각각 이여서 위로하는 형태도 그에 맞게해야 한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이에게,
"술 한잔 하고 풀어."라고 하면 "됐어"라고 바로 나올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이에게,
"아주 단 케이크에 커피 먹고 풀어."라고 하면 역시나 "너나 드세요."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혼자 조용히 풀어야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혼자는 절대 싫다. 여럿이 뒷담화를 해 가면 풀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라도 풀리면 다행이게...
하지만, 한번 입은 상처는 쉽게, 깨끗하게 낫기는 힘들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살면서 얼마나 상처가 되는 말을 들었고, 상처가 되는 일을 겪었는가...
얼마 전,
혼자 속상해 운적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위로해 달라고 할수도 없고, 혼자 삭히자 했는데 키우는 강아지가 와서 내 앞에 앉아 가만히 나를 쳐다보더니, 눈물을 닦고 있는 내손을 자꾸 긁는 것이다. 그리고선 내 옆에 엎드렸다.
그렇게 내가 눈물을 다 흘릴 때까지 강아지는 나를 보다, 엎드렸다를 반복하며 내 기분을 살폈다.
나는 그렇게 옆에서 체온을 나누며 기다려주는 강아지에게 위로를 받았다.
들은 말도 없고,
강아지가 한 행동이라고는 옆에 가만히 앉아 등을 기댄 거뿐인데, 나는 눈물을 멈출수 있었다.
위로를 하는 거와, 받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래서 위로를 건네는 사람은 신중해야 하고,
위로를 받는 사람은 곧은 마음으로 받아야 한다.
어설프게 위로의 말이랍시고 건넸다가는
"니가 뭘 알아."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고,
삐딱한 마음으로 위로를 받았다간
"그렇게 받아들일 거면 내 시간을 소비할 필요를 못느끼겠다. 잘 있어라."
말을 들을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 다르듯이
위로도 가만히 들어주기만 하는 것과, 같이 욕해주는 것이 있다.
참 어렵다.
단순히 상대의 기분을 위로해 주고 싶은것 뿐인데, 왜 이렇게 복잡한 걸까...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지금 상황에 얼마나 큰 상처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고, 내가 위로가 될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왜?
나는 그 상처 받은 사람이 아니니까...
내 삶의 위로는 나 자신이었다.
누군가를 위로할 때면, 그저 잠깐의 동정심으로만 생각했다.
그 맘을 아는것 처럼, 그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는것 처럼...
그걸 알기에 다른이도 나를 위한 위로가 동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혼자 삭히고, 혼자 아파했으며, 혼자 치료하려 했다.
그게 옳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나를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내 아픔은 공유할수 없는 그 저 내 아픔으로만 생각했다.
그래도,
혼자 울고 있는것 보다, 혼자 가슴치고 있는것 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것 만으로도 좋다.
이 험한 세상에 혼자 가야 할 길에 나를 위로해주는 그 누군가의 말 한마디. 다정스러운 눈길이면 족하다.
그만큼이면 그들이 보인 최선의 위로인 것이다.
체온을 공유한체 나에게 기댔던 반려견의 위로는 나에게 큰 위안이 됐다.
그만큼이면 된 것이다. 눈물이 멈췄으니...
상처란,
세상을 살아감에 남기는 훈장같은 거란 걸...
위로는 남에게 한게 아니라 나를 위한 말이라는 걸 알았다.
상처가 많은수록 나는 세상에 겁 없이 덤볐고,
그만큼 배웠고,
그만큼 느끼고,
그만큼 많은 사람을 만났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상처는 더이상 내게 아픔이 아니라 훈장이 된다.
위로는 상대에게 하지만, 그 말은 나를 향한 말이 된다. 괜찮다고, 다 지날꺼라고, 조금만 견뎌보자고.
나는 훈장이 몇 개나 될까...
국민훈장은 받을 수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