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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Nov 18. 2020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





누구든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힘든 일을 했어도 작은 칭찬 '참 잘했다' 한마디면 피로감은 씻은 듯 사라진다.

칭찬함에 힘이 들거나 내가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닌데, 왜 칭찬에 인색할까?


"잘했어."

"너무 잘 어울려"

"이렇게 할 줄 몰랐는데 잘했어."


칭찬의 어구는 무궁무진하며,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해 줄 수 있는 말은 너무나도 많다.


우리나라에는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 

"예쁜 자식 매로 키운다."는 속담이 있다.

귀한 자식 일수록 엄하게 키운다는 뜻이다. 

왜,

귀한 자식이 잘하면 칭찬을 하고 이뻐해도 모자라는데,

미운 자식에게는 떡 하나를 더 줘야 하고,

예쁜 자식은 매로 키운다는 속담이 존재할까...


버릇없이 크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보통 가족 간, 친구, 연인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 칭찬중 하나인데,

"음식이 맛있다. 잘했다"

"옷이 너무 잘 어울린다. 멋지다."

"머리스타일이 바뀌니 더 이뻐졌다." 등...

해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칭찬이다. 


'음식이 맛없는데 맛있다고 하면 정말 맛있는 줄 안다. 그래서 맛없다고 했다.'

'옷이 이쁘지 않은데 이쁘다고 하면 그 옷을 자주 입을 거 같았다.'라며 나름 배려라고 얘기하며 일명 '초'를 치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다른 표현이 있을 수 있다.

"국이 맛있어. 반찬도 맛있는데, 간이 조금 싱겁다. 소금을 조금 더 넣으면 더 괜찮을 거 같은데."라거나

"머리 바꿨어? 스타일이 바뀌니 다른 사람 같이 이뻐. 근데, 난 좀 더 그전 스타일이 더 정감이 가..."


피곤하겠지....


한 번이면 끝날 일을 잘했다. 잘했다. 칭찬하며 다른 말로 돌려서 한다는 게...

하지만, 상대의 노력을 생각하면 잠깐의 그 말이 피곤하다고 느껴질까?


음식을 준비하려면 뭘 어떻게 만들지, 뭘 넣어야 할지 고민하고, 장을 봐야 한다.

장을 보고 손질을 하고, 이 맛을 보고, 저 맛을 보고, 당신에게 가져갈 시간 동안 얼마나 두근두근 했겠나.


당신을 만나려 며칠 전부터 뭘 입고 나갈까 고민 고민을 하고 이 옷, 저 옷을 입어가며 거울 앞에서 망설이며 당신 앞에 서는 것이 얼마나 두근두근 했겠나.





사람은 누구나 무엇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한다. 




그리고 상대를 생각한다. 내가 어떤 식으로 보일지...

그런 노력에 대해 진실을 얘기해야 한다며 구구절절이 상대를 깎아내려야 할까...



어떤 중년의 여인이 가족의 무관심에 더 이상 살 가치를 못 느껴 죽을 결심을 했다.


남편은 '당신이 뭘 알아.' 

자식은 '엄마가 뭘 알아.' 


가족을 만드며 살아온 세월이 너무나 허무해 죽으려 마음을 잡고 신께 죽여달라고 기도 했다.


신은

"일주일 있다 너를 데리러 가겠다. 그전에 너의 할 일을 생각해 하나하나 고치고 있어라." 했다.

여인은 생각했다.


'할 일이 뭘까?

죽으려는 마당에 내가 뭘 해야 할까.'


그때 주위를 둘러보니 집안이 엉망이었다.

남편도 집에 잘 들어오지 않고, 자식도 엄마를 무시해 밥도 먹지 않고 말도 섞으려 하지 않았다.

사는게 사는게 아니였고 만사가 다 귀찮았다.  

여인은 그동안 집을 청소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 

집안을 둘러 보고

'내가 일주일 있다 죽는데, 마지막으로 가족을 위해 방을 깨끗이 치워야겠다'며

열심히 이방, 저 방 온 집안을 청소했다.

그러자 자식이 좋아했고, 남편이 집으로 들어왔다.

다음날,

'며칠 있으면 죽는데, 음식이라도 해 놔야 나 죽으며 식구가 먹겠지' 했다. 

장을 보고 마지막 음식이라 생각해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음식을 하니 남편, 자식이 들어와 밥을 먹었다. 

집도 깨끗해지고, 음식도 맛있다며 가족이 칭찬을 하자 여인의 얼굴이 밝아졌다.

동네서도 얼굴이 어둡다고 잘 어울리지 않던 여인이 미소를 짓고 인사를 하니, 

하나, 둘 같이 인사를 한다.

사람들이 알아봐 주고 인사를 하니 그동안 자신을 꾸미지 않던 여인은 화장도 하고 옷에 신경을 썼다. 

그러자 자식과 남편,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여인에게 말을 걸고, 상담하기도 하고 좋아했다.


여인은 변했다.

자신의 주위가 변하니 더 이상 죽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신께 다시 기도했다. 

'죽고 싶지 않습니다.'

신은 대답 하지 않고 웃었다.

그리고 그 여인은 행복하게 살았다.


주위에는 이런 분들이 많을 것이다.

치열하게 살았던 세월에 나이가 들고, 자식도 크니 나를 무시한다고...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잠깐의 시선에,

잠깐의 관심으로,

잠깐의 칭찬만이라도 서로 주고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했다.' 말에 대한 예의는 항상 존재해야 한다. 

고래도 춤을 추게 하는 칭찬인데, 

사람이야 오죽하겠나...











이쁘다 이쁘다 칭찬하는 식물을 더 이쁘게 자라게 마련이다.

자식에 이쁘다 이쁘다 칭찬하면 더 이뻐지려 노력할 것이고,

부인에게 이쁘다 이쁘다 칭찬하면 저녁 반찬이 달라질 것이다.

왜 망설이고 쑥스럽다 맘에 없는 말을 내뱉는가...

오늘부터 달라지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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