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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Nov 25. 2020

쑥부쟁이를 아시나요?





산기슭, 

들길에, 큰 키를 자랑하며 피는 쑥부쟁이...


온실에서 곱게 고이 자라는 꽃이 아닌,

화려함과 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거나,

향으로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는 들길의 잡초와 함께 피는 꽃이다. 


이 꽃을 처음 알게 된지는 오래됐다. 

2008년 mbc 설특집 드라마로 기억이 난다.

생소한 제목...


"쑥부쟁이"


제목이야 어떻든, 나오는 배우들이 다 연기파 배우들이라 기대하고 보기 시작했던 드라마.


뻔한 가족드라마다.


농사를 짓는 부모님, 

가족을 위해 동생들을 위해 희생한 큰 딸, 

서울대를 나와 대기업에 들어간가 집안에서, 고향에서 자랑인 큰 아들, 

사업하는걸 좋아해 사업, 사업 하며 사업에 목을 메는 작은 아들, 

늦둥이로 말썽만 부리는 막내아들...


농사를 짓는 아버지는 죽을병을 얻어 자식이 어떻게 사는지 보려고 부인과 함께 자식들의 집으로 향한다.

큰 아들은 부잣집 딸과 결혼에 부모님이 와도 반길 수가 없다. 

기한번 못 펴는 아들.

사업한다고 큰소리친 작은 아들은 부도로 이혼 지경에 있었고,

큰 딸은 못 배운 죄로 자신을 무시하는 자식들한테 한마디 못하며 눈물을 삼키다.

문 밖에서 부모님은 그 소릴 다 듣고, 처참한 심경으로 집으로 내려온다.

이런 저런 일을 저지르며 치닥거리하기 바쁜 막내아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지쳐 내려온 부모님께 막내 며느리는 울며 하소연 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자식들을 찾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내의 치매가 시작되었기 때문이였다.  

자신이 죽으면 남겨질 부인 때문에 자식들을 찾아갔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 말 못 하고 내려온 아버지는 걱정만 하다 얼마 뒤 죽게 되고, 남겨진 자식들은 장례식 부조금을 서로 많이 갖겠다고 싸우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 자신의 처지가 먼저 보였던 것이다.

거기에 어머니의 치매.

아들들은 서로 자신의 형편이 안 된다며 다시 큰 누나의 희생을 강요한다.

그런 모습을 본 어머니는 집을 나가 남편의 묘지 앞에 핀 쑥부쟁이를 한 아름 품에 안고,

잠든 채로 죽음을 맞이 한다.



왜 제목이 쑥부쟁이 인지...

드라마가 끝나도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 드라마 였다.

어느 드라마건 자식의 불효, 부모님의 희생으로 뒤돌아 울던 모습은 많이 봐왔었다.

지금껏 쑥부쟁이를 잊지 못했던 건,

마지막 엔딩에 어머니가 쑥부쟁이를 안고 갈 곳을 잃고서, 남편의 꿈을 꾸며 누워 있던 모습이다.





-mbc 드라마 쑥부쟁이 한 장면-

                                                                 



                               


쑥부쟁이의 꽃말은

그리움.


세월에 치이며 살아온 삶을 누가 알까?

자식도 모르는 세월을... 그저 부부는 열심히 살아온 죄 밖에 없다.

가족을 위해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 잠들 때까지 최선을 다해 모든 걸 쏟아부은 삶의 마지막이, 

자식들의 외면이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질까... 


자식은 왜 받으려고만 하고, 부모는 그게 당연하다고 할까?


'부모 속에는 부처가 들어있고, 자식 속에는 앙칼이 들어있다.'는 속담이 있다.

자식이 어떤 말을 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다 이해하고 속으로 삭혀야 하는 부모의 모습.


자식은 왜,

그래도 된다고 생각할까.


자식을 키우며

자신이 나이들어 병이들면 자식이 버릴꺼란 생각하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몇이나 될까?

 


'금수저', '흙수저'란 말이 있다.

금수저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부모 잘 만난 것이고,

흙수저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부모 잘 못만난 탓이라고 생각하고 신세 한탄을 한다. 


부모도 그렇다.

어려운 환경에 노력하며 성공을 이룬 자식을 둔 것은 '금자식(金子息)'고

부모의 지원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흙 자식(土子息)'이 있는 것이다.


'다른 부모는 지원을 그렇게 해주는게 나는 이게 뭐야!'


이런말,

이런 생각을 하는이에게 물어보고 싶다.


'다른 자식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해 성공해 부모님 용돈주고, 여행보내주는데, 넌 뭐니'

라고...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생각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환경을 탓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것보다,

그런 환경에서 좀 더 나은 자신을 발전하려 노력하는건 어떨까.



자식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은 평생 우리 부모님이 져야 할 숙제이다.

끝나지 않는 자식의 사랑에, 바닥이 보이지 않는 사랑을 퍼 주는 부모님.

 




부모님의 꽃말은 


그리움,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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