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손가락 깨물어 않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나
마디마디 아픔이 더 하고, 덜 한거지...
열달을 품어 고이 세상에 나온 내자식 어찌 이쁘지 않겠나
바람 불면 날아갈새라
비오면 비맞을새라
품안에 꽁꽁싸매 험한 세상 상처 받지않게 키워온 그세월...
앞서거니 뒤거니
형제, 자매가 생기게 마련
똑같이 키웠다해도,
어째서
편한 자식이 있고,
어려운 자식이 있고,
잘난 자식이 있고,
못난 자식이 있을까...
콩 한쪽이라도 쪼개어 나눠주던 자식인데 키워놓고 보니 편한 자식이 생기고 어려운 자식이 생겼다.
예전 시골에 농사를 지으면 농사꾼의 아들중 하나는 남아 그 농사를 이어지어야 했다.
쉽게 말해 말잘듣고, 잘부릴수 있는자식...
드라마를 보면 그 자식은 둘째나 막내다.
큰 형은 돈을 벌러 서울가거나 공부하러 간다. 그형 뒷바라지는 부모와 농사를짓는 동생의 몫이다.
자식은 '애물단지, 보물단지'라 한다.
여기서 애물단지는 편한자식을 말하는 것일까? 아님 불편한자식을 말하는 것일까?
보물단지는 편한자식을 말하는 것일까? 불편한자식을 말하는 것일까?
그럼 편한자식, 어려운자식중 난 어느편에 속할까...
각자의 성격이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어떤 자식은 부모님의 고생을 이해하고 자신의 자리를 조금 양보한다.
어떤 자식은 자신의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부모가 디딤돌이 되어주길 원한다.
자식이기는 부모 있으랴...
그러다 보니 이해하고 양보하는 자식에게 지속적인 양보를 원하기도 한다. 그게 아닌데, 나도 꿈이있고 하고 싶은게 있는데, 군말없는 자식의 양보는 당연하듯.
부모는 큰소리로 자신의 자리를 원하는 자식에게 손을 들어주고 양보한 자식에게 '이해'라는 가족간의 굴레로 아무 소리 못하게한다.
하고 싶은걸 얘기 않했다고 포기한게 아닌데,
이해하고 싶지 않아도 노력한 건데...
부모님은 결정을 지어버린다.
"니가 이해해라."
그런 수많은 양보, 이해와 피곤을 감내하지만 남는건 상처다. 시간이 흘러 내수고를 모를리없는 부모님은
넌 편한 자식,
넌 어려운 자식으로 결정지어버린다.
일이 생기거나, 수고스러움이 있음 편한자식을 찾는다.
그래도 자식인지라 어려운 자식이 찾아오면 말한마디 붙이기도 어렵다. 그러다 툭뱉는 말에 밤새 잠을 못이루신다.
편한자식에게 이거 해놔라, 저거 해놔라해도 어려운 자식에겐 물 한대접도 정성이다.
얼마전 손을 다쳐 병원에서 수술을 위해 입원한 적이 있었다.
같은 병실에 80살이 다되는 할머니 한분이 버스에서 넘어져 먼저 입원해 계셨다..
벌써 입원이 3번째인 할머니는 그방의 방장이셨다.
병원에서도 퇴원을 종용하지않고 하고싶을때 하시라고 할만큼 병원을 자주 드나드셨다.
묻지않는 말을 종종 하실때, 흘려듣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얘기가 있었다.
"우리 큰딸이 정말 고생 많았지, 단칸방에 살면서 커튼을 치고 공부하고 공장 다니며 돈 모아 살림에 보탰지. 시집갈때 모은 돈을 주며 방두칸짜리로 이사 가라고, 큰 딸이 고생이 많았어, 그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 나..."
"고생 많으셨네요. 자녀분들은?"
"딸이 셋이고, 아들 하난데, 그 아들이 선생이야. 누나가 걔 뒷바라지 많이했지."
"어휴, 큰딸이 고생많이 하셨겠네요."
그런 얘기를 이어갈때쯤 할머니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아냐. 아냐. 오지마, 오지마! 여기 다 있다. 괜찮아 너만 잘있으면 된다."
하시며 아들 방문을 한사코 수고스럽다며 말리던 할머니...
얼마 뒤 큰딸의 전화가왔다.
"엄마, 괜찮아?"
"괜찮아. 올때 딸기나 좀 갖고와. 그리고 니아빠 밥좀 챙겨라 뭐라하신다."
"쫌 있다 갈꺼야. 걱정하지마."
"큰 딸인데, 괜찮냐고, 잘해." 하신다.
그때 병원 저녁밥이 나오고 부실한 병원 반찬이 싫다며 냉장고에서 쟁반에 받쳐둔 반찬을 꺼내신다.
"우리 큰딸이 입맛 없다니까 반찬해준 건데, 이건 그나마 괜찮은데, 이건 맛없어."
하시며 고개를 둘레둘레 흔드셨다.
그렇게 식사를 하시던 할머니를 보며 왜 그러실까 생각했다.
병원에 반찬을 대며, 아버지의 밥까지 챙기랴, 병원에 계신 엄마 걱정할까 혼자 알아서 이곳저곳을 다닐 큰딸과 주말에 잠깐 얼굴만 보러 오겠다는 아들의 말에 한사코 손사례를 치는 할머니는...
큰딸은 어떤 딸이고,
그 아들은 어떤 아들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맨발의 기봉이"
인간극장에 처음 소개되고, 영화까지 만들어진 실존 인물이다.
기봉이는 하루종일 엄마를 생각한다. 엄마 걱정이다. 동네 사람들이 먹으라고 챙겨주는 음식이 식을새라 맨발로 뛰어 엄마에게 가져간다.
보통사람보다 지능이 떨어진다 해도 그렇게 효자일수없다.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바람 불지않는 따뜻한 집이 생기게 됐을 때도, 자신보다 엄마를 좋은 집에 모실수있어 기분이 좋은 기봉이였다.
하루종일 엄마걱정만 하는 기봉이,
우리 집안에도 하루 종일 부모님을 챙기고 걱정하는 기봉이는 있을 것이다.
편한 자식이라도,
불편한 자식이라도
덜 사랑하거나 더 사랑하진않을 것이다.
그저 나이들어 힘이드니 좀 기대고 싶은것뿐,
그 대상이 편한자식이 된것뿐이다.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귀찮은 부탁이라도 내색하지 않고,
말 한마디라도 잘해주는,
믿는 자식...
난 부모님께 편한 자식일까. 아님 불편한 자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