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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구봉선
Jan 30. 2021
자리끼
지금은 이름이 생소한
예전에 잠자리 옆에 두고 목마르면 마시던 "자리끼"가 있습니다.
어른들이 주무시기 전에 자식들은 부모님께 자리끼를 들였습니다.
행여 주무시다 목이 마르실까 주전자와 물컵을 쟁반에 받쳐 이부자리 옆에 두고 나갔습니다.
얼마 전 지인들과 술 한잔을 하며 안주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과음을 해서 그런지
목이 말라 자다 일어날 정도로 물을 찾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새벽에 벌컥벌컥 들이키는 물 한잔이 얼마나 꿀 같이 달던지...
별거 아닌 행동이지만,
새벽에 목이 말라 손만 뻗으면 먹을 수 있는 그 자리가 고맙게 느껴집니다.
작은 행동에서 나온 행동이 내 목마름을 채워줍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서 라이킷이 뭔지도 몰라 이게 뭐지? 하고 인터넷을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제 글을 읽고서 라이킷을 해준 분들에 대해 고마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대단치도 않은 글에 공감의 표현을 해준 분들에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할 수도 없고,
힘을 내 더 잘 써야지 하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저를 라이킷 해주신 분들의 글도 찾아 읽고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한편을 쓰더라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바쁠 땐 알람이 울리면 한꺼번에 라이킷을 눌러 저녁에 찬찬히 읽어봅니다. 늦은 시간 라이킷에 잠이 깨지 않을까...
댓글을 달려고 쓰다 지우길 여러 번... 그러다 라이킷만 하고 돌아섭니다.
글을 쓰는 게 참 어렵습니다.
준비를 잘했다 생각했고, 나름 자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브런치에 적응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이렇게 한편 한편 글을 올리는 분들의 준비 과정에 제 자신이 작아 짐을 느끼고, 글을 읽었을 때 그 벅참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적도 있습니다.
자료를 바탕으로 글을 쓰신 작가분이나, 정말 말 한마디 한마디 감정을 휘감는 작가분이나,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해 주신 작가분...
"정말 세상은 넓고 작가는 많다."
사람은 저마다 꿈을 갖고 행동을 합니다.
내 행동에 대한 대가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로 인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바라는 결과가 늦어진다고
실망하거나, 잠시 멈추지 마십시오. 작은 모래가 성을 이루듯 그 작은 모래 중에 나를 빛나게 해 줄 하나의 글이 있을 줄 누가 알겠습니까...
하나의 관심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
별거 없는 작은 행동에 내 목마름을 채워주는 '자리끼'처럼
저도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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