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봉선 Apr 11. 2021

무덤 주인의 길 안내...




대학 등록금을 벌자고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수련원교관.

20년이 넘은 세월이지만, 지금도 생각나는 삶의 한편이였다.

그곳에서 이상한 일도 겪고 했지만, 이 사건 또한 이해되지 않은 일이라 몇자 적어본다.


오늘은 초등학생 4학년이 들어오는 날.

그래도 비교적 편한 초등학생들의 입소라, 교관들은 어제 보낸 고등학교 2학년들을 생각하며 피곤을 잠깐 달래고 있었다.

2시 도착... 멀리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버스의 행렬에 교관들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모든 절차를 끝내고, 방배정을 하면 교관 사무실이 있는 1층은 아이들의 소리로 시끌시끌해진다.

미리 작성한 시간표대로 교관은 움직여야 했고, 아이들도 교관의 명령하에 움직여야 한다.

첫날, 초등학생이라 간단한 프로그램을 끝내 놓고서 다음날 새벽 기상부터 정해진 프로그램 확인을 하며 교관은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했다.


아침 일찍 기상에 간단한 체조를 하고서 아침식사후 체육관에서 간단한 레크리에이션을 했다.

점심에 있을 산행에 대한 여유를 주기 위해서였다. 레크리에이션 이후 점심을 먹고 산행이 시작됐다.

한반에 두팀을 나눠놓고서 팀장을 뽑고 1-1, 1-2...2-1,2-1 이렇게 나뉜다.

15명정도 한팀이 되어, 1조가 오르기 시작하면 각 코스에 있는 교관은 그에 맞게 미션을 정해 아이들을 훈련시키고, 점수를 체크했다.

내가 있는 자리는 4코스, 팀장님과 함께 4코스를 책임졌다. 정상에 가까운 자리라 이곳에 오른 아이들은 지쳐있는 상태로 도착했다. 

한팀이 되어 올라온 자리에서 퀴즈를 풀기도 하고, 닭싸움도 하고, 4학년에 맞는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었다.


그렇게 몇팀을 보내고서, 한참이 지나도 도착할 아이들이 오지않아, 전코스에 무전을 했다.

"4-2 학생들 출발했습니까?"

 "무... 찍.... 뭐.... 찍...."

잘되던 무전이 노이즈를 내며 소리를 먹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올라오는 아이들이 보였다.

"도착한거 같습니다."

나는 팀장님께 도착할 아이들 보고를 했고, 의아해하는 팀장님의 표정을 볼수 있었다.

도착한 팀의 팀장이 자신의 팀보고를 시작했다.

"팀 5-1, 인원 17인, 보고끝"을 외쳤다.

그 보고에 팀장님과 나는 서로를 쳐다봤고, 심각한 표정이 됐다.

"니들 몇팀이라고?";

"5-1입니다."

팀장님은 무전으로 앞코스에 있는 교관에게 다시 무전을 쳤다.

"5-1이 먼저 왔다. 4-2는 어디있어?"

"4-2는 아까 올라갔습니다."

"무슨 소리야? 지금 4-2 빼고, 5-1이 왔어. 4-2는 어딨어?"

"4-2는 제가 한참 전에 올려 보냈습니다."

무전을 계속하는 팀장님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그 무전을 듣고 있는 아이들이 동요할까 싶어 4코스의 미션을 시켰고,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미션을 수행했다. 

한쪽에서 계속 무전을 치는 팀장님은 점점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5-1을 보내고, 각 코스의 교관들에게 무전을 쳤다.

"비상사태. 비상사태. 교관들은 각 코스에 있는 아이들을 방으로 돌려보내고 4코스로 모여라."


교관들이 모이고 확인 절차를 했다.

시간차를 두고서 아이들을 받고, 보내고 나서 무전을 하는데, 4-2 아이들이 올라가는걸 보고 3코스 교관은 4코스교 관에게 무전을 했었다.

"4-2 올라갑니다."

우린 그 무전으로 다음올 아이들을 기다렸고, 한참이 지나서야 올라온 아이들이 5-1이란걸 알았다.

그럼 4-2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사라진 아이들...


4-2 아이들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근처에 있을꺼란 생각은 빗나갔다. 아무리 찾아도 아이들을 찾을수 없었다.

15명의 아이들이 사라졌다.

수련원 사무실로 교관과 학교 선생님들이 모였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아이들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이 사실을 부모님께 알려야 하나? 하고서 고민하고 있을때, 사무실로 전화벨이 울렸다.

"000 수련원입니다."

"네.... 네...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 아이들 찾았습니다."


파출소에 도착하니 한 무리의 아이들이 시끄럽게 장난하거나, 자거나, 수다를 떨고 있었다.

담당 파출소 경찰은 우리의 신원을 확인하고 아이들을 보냈다.

아이들은 무사했고, 자신들이 왜 파출소에 있는지도 몰랐다.

버스에 아이들을 태워 수련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무도 왜 그먼 파출소에 갔는지... 길은 어떻게 알았는지 아이들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수련원 주차장에 버스를 세워 각자 방으로 들여보내고, 선생님들의 회의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놀라운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담임선생님은 팀장을 불러 불어봤다고 한다.

왜 니들이 그먼 파출소에 있었느냐고...


3코스를 지나 도장을 받고 길이 있는 다음 코스로 출발했다고 한다.

길어야 100m도 않되는 길이지만, 평지가 아니라 산을 깎아 만든 길이라 올라갈수록 언덕이 좀 힘이든다.

팀장은 아이들 이끌고 4코를 향해 갔다고 한다.

 

그때, 한 아줌마가 길을 막고 있었다.

"니들 어디가니?"

"3코스 끝내고 4코스 가요."

겨우 두사람 지나갈 길을 뚫어 놓은 넓이를 여자가 막고 있어, 그 아이는 길을 비켜주길 바랬단다.

"여기 길 없어."

"네? 어? 이상하다 이길로 가라 했는데."

"누가?"

"저기 밑에 있는 교관님이요."

"이길이 아니라, 저길이야. 저길 가다보면 길이 나와."

"아... 감사합니다."

그 아이는 길 아내를 받았는데, 그 길은 길이 아니였단다. 하지만, 순진하게 동네사람이나, 수련원 관련자인줄 안 아이들은 그 여자가 가라고 한 그 길을 하염없이 걸었다고 한다. 가도 가도 4코스는 나오지 않고, 그렇게 능성을 2개를 넘어, 내려오니 마을에 파출소가 있어 그길로 그곳으로 갔다고 한다.

도저히 아이들 걸음으로 능성을 두개나 넘어 다른 마을의 파출소를 찾아 갔다는게 믿어지지 않는 교관과 선생님은 이 사실을 학교에 알려야 하는지, 15명의 학부모에게 알려야 하는지 회의를 했다.

학교는 쉬쉬하고 싶어 했고, 15명 부모님께 따로 전화드리기로 했다. 

다친 아이들이 없어, 우리도 그냥 이선에서 넘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들, 선생님들은 떠나면 그만이지만,

남겨진 우리 수련원과 교관들은 쉬쉬 할수없는 일이였다.

한번도 없었던 일이 일어났다. 누가? 왜? 그 아이들에게 다른 길을. 그 험한 길을 알려줬나....

수련원 과장님이 담임을 입회하에 4-2 팀장을 불렀다

"니들 길 막은 그여자 기억나?"

"네"

"어떻게 생겼는지 말해줄수 있어?"

"그냥. 지금 선생님 나이 정도고요, 옷은 그냥 흰옷에 그길 가운데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니들한테 어떻게 얘기했어?"

"'여기 가는 길없어. 여기 다니는 길 아냐. 다른 길로 돌아가.'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래서 다른길은 모른다고 했더니. 손가락으로 저길로 가라고, 다른 애들도 저길로 갔다고 해서 우리는 그길로 갔어요."

"근데, 니들이 가기에는 먼길인데, 어떻게 갔어?"

"모르겠어요. 그냥 길 나는데로 갔는데, 나오겠지, 나오겠지 했는데... 저도 무서웠는데 불이 보여서 불보이는데로 갔는데 파출소였어요."

아이를 보내고서 우리들은 이해를 할수 없었다.

그 험한 길을 15명이 갔을리가 없고, 더군다나 초행길인 아이들이...

교관들은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할수가 없어 어리둥절하고 있을때,

매점 사장님은 문득 생각난 듯이 얘길 헸다.

"혹, 거기... 맞아! 무덤 하나 있지 않아?"

"3코스 지나 올라오는 오른쪽으로 작은 무덤이 있죠. 왜요?"

팀장님은 짜증난듯이 얘기했다.

"그 무덤, 여자 무덤인데, 거기 무덤 주인이 남자 중학생 엄마인데 젊은 사람이였어. 근데 뭔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죽었지... 그러고서 거기다 무덤을 세우고 아들은 어디 갔는지 동네를 떠났어."

우리 교관들은 서로를 봤다. 항상 지나는 코스에 동네 주민 무덤이겠거니 했던 신경쓰지 않았던 무덤이였다. 그냥 한 귀퉁에 있는 무덤이지만, 숨겨져 있거나 사람 왕래가 없는 길도 아니다. 더군다나 수련원에서 코스로 이동할때 그 길을 통과해서 가야하는 길.

인상착의도 비슷한 여인이 아이들에게 전혀 다른 길을 가리키며 가라고 한 이유는 뭘까...


시끄러워.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했던 것일까...

아님, 심심한 차에 아이들 한번 놀리려 했던 것일까...


그렇게 이상한 일로 수련원을 나온지 몇년...친한 친구집에 놀려갔을때...

친구의 여동생과 얘기하던중...

"아이고... 이제 고2에 수련원 갔다왔어? 어디갔다 왔어?"

"저. 000 수련원 갔다 왔어요."

"뭐? 언니 거기 수련원 교관 했잖니... 거기 입구에 수영장 있고, 거길 통과하고 주차장 있고, 그위 산이 운동장?"

"네. 맞아요."

"야. 거기서 귀신도 나오고 그랬어. 알아?"

"언니 그럼 그거 알아요?"

"뭐?"

"그 수련원 운동장 올라가는 근처에 무덤이 있고, 그 무덤주인이 여자인데, 가끔 그 수련원에 나타난데요."

"뭐? 니가 그거 어떻게 알아?"

"거기 그걸루 유명한데..."

라며, 내가 모르는 무덤 주인의 얘기며, 왜 그렇게 죽어야 했는지도 자세히 얘기하는 동생이 낯설고 우리는 쉬쉬해던 일이 썰이 되어 몇년을 돌고 돌았다니 이상했다.



심각하게 생각하고서 모든 교관에게 함구하게 했던, 그 무덤길 안내여인 이야기를 친구 동생에게 전해 들었을때 정말, 그 무덤의 주인 무덤 밖으로 나와 길 안내를 했나 무섭기도 했다 .




"여긴 길이 없어. 니들이 잘못왔어. 저길로 쭉 가면 길이 나와. 어서가."







작가의 이전글 신고가야 할신발,어디 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