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짝사랑

by 구봉선







풍수에,

집안의 기운을 좋게 한다고 집에 해바라기 그림을 걸어놓기도 한다.


길에 흔치 않게 피어 있는 해바라기.

어릴적 봤던 해바라기는 '이쁘다'보단 처량하게 보였다.

커다란 큰 키의 꽃은 하루 종일 그 내리쬐는 태양을 오롯이 받고 서 있는 모습이,

그러다 해가 지면 머리는 땅으로 향한다.


태양의 신 헬리오스를 사랑한 님프 클리티에는 헬리오스의 사랑이 식자 그를 향한 마음으로 9일을 먹지도 마시지도 않다가 그 자리에서 다리는 뿌리가 되어 해바라기가 됐다.

죽어서도 태양을 사랑한 클리티에는 동쪽으로 해가 떠오르면 밤새 숙였던 고개를 들어 서쪽으로 사라질 때까지 해만 바라본다.


아무리 신이라지만,

사랑이 식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꽃을 피운 사랑이 어디 쉬운 사랑이였겠나.


아폴론이 사랑한 다프네.

에로스의 장난으로 아폴론은 사랑을 갈구하고, 다프네는 사랑을 피해 도망가는 처지다.

사랑을 고백하는 아폴론을 피해 스스로 월계수가 된 다프네.







한 여인은 신을 사랑해 꽃이 되고,

한 여인은 신을 피해 나무가 되는,

클리티에와 다프네.


한쪽의 맹목적인 사랑은 불행을 초래한다.


"열번 찍어 않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이 있다.


"골키퍼 있다고 골인 않되겠나."라는 말도 있다.




사랑이란, 양방향의 감정이 통해야 한다.



무작정 내가 좋다고 쫓아다니는건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감정이란 내놓을수 없는 것이고, 보여줄수 없는 것이다.

그만큼 감정은 표현하기가 어렵다. 상대를 존중해 주고, 존중받고, 그런 감정들이 발전해 믿음으로 가야 사랑이라 할수 있다.

내가 좋다고 싫다는 사람한테 열번 찍으면 될거라는 생각으로 전진하고,

방어막을 쳐도 언젠가는 들어갈 것이라고 계속 슛을 날리는 행동은 이기적이다.


"누울 자릴보고 다리 뻣으라."는 옛어른들의 말씀.

내가 열번 찍어도 되는 사람인지,

골을 내가 넣어도 되는 시합인지,

잘 판단해서 직진을 해야 한다.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괴로워 그 자리에서 해바라기가 된 클리에티에도,

싫다는 다프네를 쫓아 자신의 사랑만을 받아달라 했던 아폴론도,

결과는 아픈 사랑의 결말이 된다.











누구나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먼 곳에서 바라만 봐도 좋았던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그때의 감정은 지금도 생각난다.

어설픈 감정에 실수도 하고, 고백도 해 보지만,

그 감정들은 나를 위한게 아니라 좋아했던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감정이 우선이였다.

고백 한번 하기도 몇번의 연습이 필요했고,

나로 인해 상대가 불편해하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했다.




첫사랑의 기억이 아련한건,

그때의 순수했던 감정이 그리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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