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발걸음으로 나는 살아야 한다.

by 구봉선





빠르게 힘찬 발걸음으로 걷는 이는

가는 곳이 뚜렷하고, 할일이 있다는 것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뭘 해야 할지.


사람은 일을 하며, 사람을 만나며, 그렇게 살아야 한다.

가야할 곳도 없이 흐느적 걷거나, 힘 없이 걷는 이는 가야할 방향을 모르고 걷는다.

집에 가면 가족이 보고 싶어,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일이 남아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상황이면, 한시가 모자라 빠른 걸음으로 일터를 찾는다.

나를 찾는 이가 있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들은 발걸음이 빠르다.


지금 내 걸음걸이는 어떤가.

빠르게 걷고 있나?

아님, 느리게 걷고 있나?


우리 부모님들을 보면 걸음이 빠르다.

어서 집에 가서 자식 밥도 해줘야 하고,

가족을 생각해 열심히 일해야 하는 부모님들의 걸음은 허투루 걷지 않는다.

그 걸음은 나를 위한 걸음이 아니라, 가족들을 위한 걸음이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일터에 일하며 온갖 일을 겪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때가 있다.

그럴때,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온갖 자존심을 목구멍으로 넘겨 버린다.

그리고 손 가득 가족을 위한 간식을 사 가지고 집으로 향한다.

다시 새벽이 되면 속쓰린 속을 달랠 틈도 없이 다시 빠른 걸음으로 일터에 나간다.

내겐 지켜야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내가 그를 필요로 할때,

우리는 움직이게 되어 있다.


정년퇴임을 하고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될때,

가야할 곳이 없어지고,

해야할 일이 없어지고,

빠르게 걷던 발걸음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멈춰 버렸을때,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뒤들 돌아보지 않고 걸었던 걸음이 천천히 느려졌을때,

우린 걸어온 거리만큼 아주 긴 걸음을 지어온것 처럼,

긴 삶을 열심히 쉬지 않고 살아온 것이다.

그 길을 걸었을때,

얼마나 힘들어 주저앉고 싶었겠나,

잠시라도 쉬어 가고 싶지 않았겠나.

하지만, 쉬지 않고 걸어 걸어 지금 서있는 자리까지 온 걸음은 나 자신을 위한 걸음이 아니였음을

상기해 "잘했다. 고생했다" 그 말 한마디면 족하다.


젊은 청춘부터 쉼없이 달려온 걸음,

몇년을 달렸건,

몇년을 달려야 하건,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쉼 없이 빠른 걸음으로 계속 계속 걸었으면 한다.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상 빠르게 걷던 엄마의 아빠의 걸음이 느려진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그 다리는 자신의 소임을 다해 더이상 쓸수 없을 지경이 될때 알아차린다.

자식 위해 가족 위해 열심히 달려온 부모님의 다리가 더이상 쓸수 없어 수술을 결정 지을때,

불효를 다시 한번 느낀다.

언제나 무쇠 같은 줄만 알았던 부모님의 다리는 무쇠가 아니였다.

빠르게 걷던 걸음의 보폭을 그렇게 넓게 했던건,

자식을 위해 빠르게 살아보려는 부모님의 노력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