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화두[1]
“ 몸이 놀랬다
내가 그를 하인으로 부린 탓이다
새경도 주지 않았다
몇 십 년만에
처음으로
제 끼에 밥 먹고
제 때에 잠자고
제 때에 일어났다
몸이 눈떴다 “ (정진규)
몸시를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게 ‘몸’은 금쪽같은 화두.
그것도 괘 오래 된.
건축이 시간-인간-공간 사이에 무언가 인연을 만들어 주는 작업이라면,
그 사이에 현존하는 몸을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지 않은가.
몸이라는 존재!
공간 속의 몸!
그리고 그 권리!
부속품처럼 생각했던 몸의 지위 되살리기.
변두리에 놓여있던 몸을 공간의 중심으로 놓고 생각한다는 것.
그럴 때, 집은 어떤 공간,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
그렇다. 칼릴 지브란이 말했던 것처럼 그대의 집은 그대의 큰 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