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

치매 올까 두려웠는데...

by 다온맘 은지

남편과 수다를 떨다 보면 배꼽 잡고 웃을 때가 있다.

아기를 낳고 나서 기억력이 감퇴되고 헛소리가 나올 때가 있다고 둘러대고 있는데 이제는 남편이 안 믿는 눈치다.



외출하려고 나갔는데 집에 핸드폰을 두고 왔다.

아뿔사! 핸드폰을 가지러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집호수를 급하게 누르는데 미등록 세대라고 한다.

"자기야, 내가 608호 누르는데, 자꾸 아니래. "

" 어이쿠~603호겠지 "

(남편이 웃으며 내 볼을 꼬집는다.)



아기를 유모차에 태운 후 남편과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다가 나눈 대화 중.

“자기야 우리 다온이 꼭 마시멜로우 같지? 자기 눈이랑 비슷해”

“마시멜로우가 아니라 마시마로겠지. 마시멜로우는 먹는 거 아니야?”

(마시마로 인형, 네이버)

“하하하하하하~ 맞아 그러네~!! 아 미치겠다. 내가 요즘 이래”



남편과 방에서 나눈 대화 중.

“자기야, 이쪽으로 오지 마. 얼른 나가. 스핑크스가 나타났어!”

(방귀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스핑크스가 아니라 스컹크겠지”

“하하하하하하하하~~ (배꼽을 잡으며) 맞아 그러네”



아니, 남편은 모르고 넘어갈 만도 한데 기똥차게 잡아낸다.

"나 나중에 치매 오는 거 아니야?"

"그러게~ 나중에 치매 걸려서 똥 싸는 거 아니야?" 하며 장난치는데 남편 농담에 한 번 더 웃는다.



이어 남편이 웃으면서 하는 말.

“나중에 나한테 ‘레미콘’ 달라고 하는 거 아니야?

레미콘은 비싸서 못 준다. ‘리모컨’ 달라고 해야 돼.”

“하하하하하~ 자기는 어쩜 이렇게 잘 받아치냐~~

진짜 웃겨~~ ㅎㅎㅎ 그러고 보니 옛날에 아빠한테 늘 ‘부동산’ 사 오라고 했잖아.”

“아빠한테 부동산을 사달라고? 어렸을 때?”

“응! 부동산이 아니라 ‘맛동산’인데! 옛날 그 ‘맛동산’ 과자 알지?”

(맛동산 과자, 네이버)

“자기가 그랬어?”

“아니, 울 언니가 어렸을 때 그랬어~! 맨날 부동산 사 오라고”

“아, 이게 집안 내력이 고만! ㅎㅎㅎ”



다행이다.

치매 올까 두려웠는데... 집안 내력으로 끝난 게.

내가 잘못 던진 단어 하나도 기가 막히게 받아내는 남편이 있어 오늘도 웃는다.



♥︎에필로그♥︎

다온맘: 자기야~ 오늘 비도 오구, 나 막걸리 먹고 싶어^^

남편: 그래? 무슨 막걸리 먹고 싶어?

다온맘: 음..'증평 막걸리'! 증평 막걸리 사다 줘~!^^

남편: 응, 그래~ 알겠어^^

남편: (편의점에서) 증평 막걸리 있나요?

점원: '지평 막걸리' 아닌가요?

남편: 아... 그죠?!!

남편: ( 집에 돌아와서) 은지씨, 증평이 아니라 지평!!

어째 이상하더라~ ㅎㅎ

다온맘: 맞다, 지평 ㅎㅎㅎㅎㅎ 어쩐지 이상하더라~


부부는 그렇게 닮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