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스러운 순간

by 다온맘 은지

8개월에 접어드니 아기의 몸집이 더 커졌다.

그리고 더 어렸을 때 편하게 입히던 우주복 내의보다는 상하의 따로 분리된 내의가 입힐 때 더 편하게 느껴져 아기 내의를 새로 주문했다. 택배가 도착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상자를 뜯어보니 아주 정성스럽게 내의가 잘 포개져 있었다.

내의를 보며 “이쁘다, 면도 좋네.”하며 기뻐하는데 손글씨로 정성껏 쓰인 메모를 보고 더 기분이 좋아졌다.



메모지에는 구매를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인사와 함께 ‘하루하루 정성스럽게 살아가라’는 글귀가 유독 마음에 박혔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게 했다.



하루하루 정성스럽게 살아간다는 것은 어떻게 살아가는 모습을 말할까. 나는 하루하루를 정성스럽게 살아가고 있을까.



옷을 판매하는 회사에서는 아기가 입을 옷이니 면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디자인도 신경을 쓰고, 옷을 정성껏 개켜 포장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 쓴 따뜻한 손글씨 편지를 보내오는 정성을 보였다.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일을 했을 것을 생각하니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아기를 돌보는 일이 고되게만 느끼는 것은 아닌지, 오늘은 또 어떻게 보낼까 하며 아무 생각과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들이 많은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아기를 바라보는 일도 조금 더 정성스럽게, 아기에게 줄 이유식도 정성스럽게,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을 정리하는 일도 정성스럽게, 아기와 놀아주는 일도 정성스럽게 한다면 힘은 들지만 오늘의 하루가 정성스러운 순간들이 모인 귀하고 빛나는 날이 것이다.



‘정성스럽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생각해 봤다. 사전적 의미를 떠나 내가 생각하는 정성스럽다는 ‘마음을 담아’ 행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다시 말해 아무 생각 없이, 혹은 부정의 마음을 담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심을 담아서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임하는 태도를 의미하지 않을까.



힘들게만 느껴질 수 있는 육아의 순간들도 그 의미를 잊지 않고, 마음을 담아 소중히 여기는 태도로 순간순간들을 보낸다면 그 시간들이 더 빛을 발할 것이다.

그리고 더 오래도록 진하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오늘 받은 정성스러운 쪽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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