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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천소년 Mar 27. 2023

외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는 확실한 방법

올해 첫 '책 수다' 독서모임 참가(외로움 수업, 김민식)

 올해 들어와서 처음으로 책 수다 독서모임에 참가했습니다. 작년에는 다른 오프라인 독서모임과 날짜가 겹쳐 참여하지 못했던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올해는 핵심 멤버의 휴직으로 인해 작년까지 운영했던 직장 내 독서 모임이 중단되었습니다. 덕분에 2023년은 책 수다 온라인 독서 모임에 전념할 수 있을 듯합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김민식 작가의 신작 '외로움 수업'이란 책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외로움’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깁니다. 능동적인 뜻이 담겨 있는 ‘고독’과는 그 결이 조금 다르지요. 그래서 ‘고독’은 즐기는 것이 될 수 있지만 ‘외로움’은 견뎌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1인 가구가 급증하고 100세까지 장수하는 시대 앞에서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이란 고통과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외로움이란 감정은 퇴직이나 노년이란 상황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이 문제가 되어 인생 최대 위기를 겪습니다. 반성하고 사과하는 글을 올렸지만 일부 여론의 반응은 차가웠죠. 결국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결심합니다. 평생을 몸담았던 MBC에 사표를 냈고요, 블로그와 유튜브를 비롯해 각종 플랫폼 운영을 중단합니다. 자신에게 내린 벌로 스스로를 고립시킨 것이지요. ‘외로움 수업’은 누구보다 사람을 좋아하고 인생을 긍정하는 저자가 외로움을 몸소 겪으며 공부하고 깨달은 바를 정리한 책입니다.



나도 작가님처럼 한 번 도전해 봐?


 근황 토크에 이어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 및 감상을 서로 간단히 나누었지요. 책 수다 모임의 적지 않은 분들이 피디님과 오프라인 활동을 함께 했고 직접 뵈었던 분들이라 절필까지 하면서 스스로 고립의 길을 선택해야 했던 작가님의 상황과 심정에 대해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었어요. 저의 경우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시도하려고 하는 것들 위주로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김민식 작가의 글은 '나도 한 번 도전해 봐'라는 결심을 실천으로 만들어 주는 마력이 있습니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을 읽고 짧은 회화책이지만 영어책 한 권을 외웠고,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을 읽고 매일 블로그와 인스타에 뭔가를 기록하며 관종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를 읽고 일상을 여행과 같은 느낌으로 살고자 하는 태도를 함양했고,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운다'라는 책을 읽고 저를 싫어하는 사람 앞에서도 활짝 웃게 되었습니다.



 '외로움 수업’에도 매일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선물처럼 만드는 작가만의 비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우선 책에는 꼬리에 꼬리는 무는 독서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책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자가 외로움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어떤 책에서 도움을 받았는지 잘 나타나 있죠. 저자는 삶에 고민이 생길 때마다 책에서 답을 구했습니다. 자기보다 먼저 그 고민에 빠졌던 누군가의 지혜로움을 얻고자 한 것이지요. 책에서 배운 내용은 서평을 통해 기록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 책 속 가르침 중 일부를 반드시 실천했습니다.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나아가 일상을 바꾼 것이지요. 저 역시 그런 독서에 임하는 저자의 태도를 배우고자 노력했고 앞으로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통해 외로움을 즐거움의 시간으로 바꿔 보려고 합니다. 좋은 책을 추천해 주신 덕분에 2023년 저의 희망 독서 목록이 풍성해졌습니다. 올해도 주중 외로움의 시간을 책을 통한 저자와의 즐거운 대화로 만들어 볼까 합니다.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다는 태도로 독서에 임하면 훨씬 더 즐겁습니다.



 두 번째로 간헐적 단식을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외로움의 시간을 즐거움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이 기본입니다. 움직이고 먹는 자유가 없는 상태에서 외로움까지 찾아온다고 가정만 해도 끔찍하네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지켜야 합니다. 마침 저의 경우에는 2주 뒤에 대구국제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있는데요. 겨울 방학 동안 살이 너무 많이 쪄서 감량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녁을 굶을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안 그래도 주중에 혼자 지내는데 저녁 식사까지 안 하면 더 외로움을 느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2주 동안 16시간 간헐적 단식을 한 후에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는 그의 말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점심 식사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영어쉐도잉을 시작해 허기짐을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작년부터 해 오던 독서, 글쓰기, 달리기에 영어 쉐도잉까지 추가하고 나니 일상이 바쁘게 지나가더라고요. 혹시라도 배고픔이 밀려오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때는 작가님의 노하우를 따라 하려고 합니다. 굶주림으로 인해 허전함이 느껴질 때마다 간헐적 단식과 관련된 글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처럼 책을 좋아하는 지인과 주기적으로 만나 서로 좋았던 책을 추천해 주며 걷는 정기적 모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평생을 책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았기에 당연히 제 지인들 중에 '독서가'는 드문 편입니다. 반면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허다하네요. 그래도 주기적으로 만나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며 걷고 싶은 후배가 있습니다. 저와 달리 그는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 장르를 무척 좋아합니다. 분기 별로 만나 본인이 읽었던 책들 중 가장 좋았던 책을 권해주고 다음 모임 때 편하게 소감을 나누며 산책하는 그런 만남을 갖고 싶습니다. 바쁜 3월이 마무리되면 후배님께 정중하게 만남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감정입니다. 지금이야 한창 때의 나이라 외로움을 느낄 틈도 없이 바쁘다고 토로하지만 우리의 인생도 언젠가는 내리막길이 존재합니다. 세상에 나 홀로 남았다는 외로움이 나를 지배하기 전에 나를 지키는 연습을 지금부터 하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언제나 대화 상대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라는 좋은 친구가 있고요. 혼자서 하고 싶은 일을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끝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고 서로 격려해주며 지지해 줄 수 있는 작은 모임도 꼭 필요하고요. 외로움 수업을 통해 김민식 작가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따라하면서 저 역시 외로움이 왔을 때 반갑게 맞이해 주려고 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외로움이 찾아 왔을 때

© klimkin, 출처 Pixabay


 책의 주제가 ‘외로움’이다 보니 독서 모임의 화두 역시 ‘외로움’이었습니다. 다들 직장 생활에 육아까지 바쁜 일상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고 토로하셨어요. 그러고 보니 ‘외로움’은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한 사람들에게는 사치의 감정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인간은 본질적으로 누구나 외로운 순간을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에 그 어떤 사람도 나와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부모 자식이나 형제 관계도 마찬가지고요. 다른 성을 가진 부부는 말할 것도 없지요. 그리고 ‘생로병사’의 운명 앞에서 언제나 우리는 홀로 그것을 맞이해야 합니다. 게다가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지 않을 때 우리는 외로움의 감정을 더욱 강하게 느낍니다.



 저는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일상의 시간을 많이 바꾸었습니다. 매일 책을 읽고 짧게라도 글을 썼지요. 지금의 이 블로그도 그때 개설한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경험의 폭을 넓혔고 하고 싶은 일은 일단 부딪쳐 보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제 몸을 돌보기 위한 일환으로 매일 걷고 달리기 시작했고 술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람들을 사귀기 위해 독서모임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가까이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달리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평생 음주가무를 즐겼던 제 입장에서 친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술을 좋아한다는 것이었죠.



 심지어 저와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에게도 격려와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외로움과 자유는 한 끝 차이거든요. 육아와 가사일이 제로섬 게임인 만큼 제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할수록 가족 중 누군가의 짐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말 부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한 혼자만의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고 보람있게 보내려고 애쓰는 점을 인정받지 못해 속상했습니다. 때로는 가족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저를 우울하고 외롭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활동을 누군가가 지지해 주고 함께해 주길 바랐다는 감정 또한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외로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인 점은 온라인 공간 덕분에 저랑 취향이 비슷한 분들과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의 블로그 이웃들 중에는 독서, 글쓰기, 감사일기, 달리기 등 비슷한 취향을 지닌 분들이 많습니다. 비록 비대면 관계로 알게 된 분들이지만 그들과의 온라인 소통은 저의 외로움을 덜어 주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아내는 저의 든든한 지원군 중 한 명이다. 2주 뒤 주말에 열리는 대구국제마라톤 대회 참가도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외로움’의 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견뎌야 할까요? 아니 외로움이란 시간이 정말 견뎌야 할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일까요? 저자는 외로움의 시간을 고통이 아닌 홀로 가꾸어가는 풍성하고 단단한 시간으로 만들어 나갔습니다. 저마다 외로움의 시간을 어떻게 즐거움의 시간으로 만드는지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독서 모임 멤버들 대부분이 30~40대의 한창 때의 나이라 아직 외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의 외로움과 퇴직 이후의 삶을 동시에 떠올려 보며 외로움에 대한 각자의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밖에 독서 모임을 통해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누군가 나를 미워한다면?' 등의 질문에 대한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책을 매개로 솔직한 서로의 속 이야기를 적극적인 경청의 자세로 들어주는 두 시간의 책 수다 모임은 순식간에 끝이 났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매일 조금씩 성장하기 위해 애쓰는 점에서 저랑 닮은 독서 모임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희망이다


 두 시간의 수다를 되돌아보았을 때 '친구'라는 단어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언젠가부터 '친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횟수가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자기계발'과 '가족' 그리고 '일'에 비해 항상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 '친구'입니다. 하지만 외로움의 시대에서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지금 내 곁에서 나를 지지해 주고 함께해 주는 친구들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의 마음으로 그들과의 관계를 가꾸어야겠습니다. 더불어 친구라는 개념을 확장할 필요도 있습니다. 꼭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남성들만이 친구는 아닙니다. 코로나 이후 블로거로서 활동을 하며 저와 취향이 비슷한 이웃들을 많이 사귀었습니다. 모임을 통해 '미라클모닝, 독서, 글쓰기, 영어 쉐도잉' 등의 공통의 취미를 함께 즐겼던 모든 분들 역시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매달 줌을 통해 만나는 책 수다 멤버들 또한 친구이지요. 함께 공통의 취미를 즐기고 서로의 성장에 자극이 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넓은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아무도 자신을 불러주지 않을 때는 본인이 먼저 연락하면 됩니다. 하지만 늘 먼저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는 것도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이럴 때는 공통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모임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는 모임이 있으면 굳이 거절의 상처를 감수하면서까지 연락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자 역시 ‘유랑걸식단’이라는 모임을 통해 대학원 동기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퇴직한 친구들이 모여 아직 현직에 있는 친구를 찾아가 밥을 얻어먹는 모임이지요. 아이디어가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50대 중반이 넘어가면 동기들을 중심으로 ‘유랑걸식단’을 만들 계획입니다.



 결국 저자는 외로움에 대한 해결책으로 '독서, 여행, 모임'을 제시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독서 모임이 앞의 세 가지 속성을 모두 갖고 있더라고요. 일단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독서'가 있고요. 책을 좋아하는 공통의 취향을 지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모임'의 속성도 있고요. 책을 매개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넘나들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의 즐거움도 독서 모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책 수다 독서 모임을 통해 명백히 깨달았습니다. 노후의 외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말이죠. 그것은 바로 '성장, 관계, 지지, 존중, 자유'등의 행복으로 가는 모든 가치를 담고 있는 '독서모임'입니다. 좋은 책을 추천해 주신 뉴정군님과 두 시간 동안 외롭지 않게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준 멤버들께 감사드립니다.



 철학자 파스칼은 ‘모든 사람들의 불행은 혼자 조용한 방 안에 머물 수 없다는 단 한 가지 사실에서 비롯된다.’라는 명언을 남긴 바가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외로움에 대한 관점을 달리 갖게 되었습니다. 외로움은 더 이상 부정적인 감정만은 아닙니다. 발상에 따라 오히려 반갑게 맞이할 감정입니다. 지금 외로우신가요? 그럼 축하드립니다. 자신을 돌보고 발견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찾아온 것입니다. 균형잡힌 삶을 위해서는 반드시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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