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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천소년 May 21. 2021

국어 교육의 본질을 잊지 말자

표현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자신이 괜찮은 사람임을 알아가는 것

출처: 픽사베이


 이번 주 월요일은 시험 기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점심 식사를 한 후 일찍 집으로 갑니다. 선생님들도 보통 시험 기간에는 조퇴를 달고 평일에만 할 수 있는 개인 용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느 해부터인가 학교에서는 시험 기간 오후에 연수나 강연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반드시 받아야 하는 교육이라서 부득이하게 시험 기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관리자들의 설명입니다.



 시험 두 번째 날이었던 월요일은 국어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업 강연이 있었습니다. 현재 국어과 교과연구회 대표이신 C선생님의 섭외로 시지고등학교 수석 교사이신 이금희 선생님께서 학교를 방문하셨습니다. 여러 책을 저술하셨고 학생 중심의 국어수업 설계로 유명한 분이셨습니다. 저를 제외한 대부분 국어 선생님들은 이미 예전에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했거나 연수를 들은 적이 있더라고요. 다들 오늘의 강연을 기대하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강사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던 반면에, 저는 학교의 강압적이고 지시적인 강제 연수 방식에 괜히 짜증이 나 있었습니다. 2주 전부터 시험 문제 출제하고, 하루 내내 시험 감독한다고 지쳐 있는 선생님들을 배려하지 않는 그들에 대한 섭섭함과 불만을 토로했지요.



 하지만 저의 부정적인 마음은 강사였던 이금희 선생님과 수업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저의 의지로 만난 것은 아니었지만 선생님과 함께 했던 두 시간의 강연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선생님께 국어 수업에 대한 마음가짐과 노하우를 배운 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저의 교직 생활과 수업을 반성하게 되었거든요.



 특히 제 수업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무려 12년 동안 국어를 배웁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국어 공부를 하고 국어수업을 받아야 하는 목적과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해마다 첫 국어 수업 시간에는 따로 시간을 투자해 우리가 왜 국어를 공부해야 하는지 짧게 학생들에게 강조해 왔습니다. 우리말과 글을 통해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과 소통을 하며, 모든 학문의 기본 토대이기 때문에 국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지요. 또한 국어를 잘해야 학습 능력도 키울 수 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꿈도 이룰 수 있으며, 나아가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아이들을 협박했습니다.



 3월 초에는 국어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국어 역량을 키워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시험 진도에 연연하며 지식을 학생들의 머릿속에 욱여넣는 수업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메가스터디 일타 강사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뭔가 깔끔하고 유창하게 설명을 잘한 날은 스스로 흡족해하며 교실을 나섭니다. (부끄럽게도 그런 날은 학생들이 아니라 제가 가장 공부를 많이 한 날입니다. 깔끔하게 설명이 잘 되었다는 것은 제 머릿속에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말이니깐요.)



 국어수업을 통해 어떤 점에서 성장을 꾀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교육과정을 살펴 보았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국어 교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합니다.


1. 비판적 창의적 사고 역량

2. 자료 정보 활용 역량

3. 의사소통 역량

4. 공동체 대인 관계 역량

5. 문화 향유 역량

6. 자기 성찰 계발 역량



 이들 역량을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잘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핵심 역량으로 본 것이지요. 교과 공부를 통해 삶에 봉착한 실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자기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원만한 대인 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 국어 교육의 목적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나오는 국어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읽어보면서, 작년부터 자기혁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해왔던 자기계발을 떠올랐습니다. 지금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국어교육이 추구하는 미래 인재상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비롯한 텍스트를 읽고, 유용한 강연 영상을 들으며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때로는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며 생산자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계와 대화를 하며 관계를 점검하고 조절하게 됩니다. 매일 산책을 하거나 달리기를 하며 저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 보고요. 그 과정을 통해 나 스스로 괜찮은 사람임을 깨달으며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갑니다. 의미 있고 성장하는 하루가 쌓일 때마다 제 삶이 더욱 행복해질 거라 믿고요.



 제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행복을 왜 아이들에게는 전해주고자 노력하지 않았을까요? 국어수업을 강의식으로 진행하고,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일까요? 왜 국어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 스스로 '나는 참 괜찮은 사람'임을 느낄 수 있도록 수업을 다르게 설계하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주기보다 제 머릿속에 있는 정답을 설명하기 바빴던 수많은 시간들이 스쳐 지났습니다.



 특히 그날 강사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 중에 저의 뼈를 때렸던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절대로 불쌍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매일 하루 종일 학교에서 공부하고, 방과 후에는 학원도 가야 하는 고된 삶을 사는 아이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럼 나라도 피곤한 아이들을 위해서 어려운 과제를 내주지 말아야지, 조금이라도 지친 아이들을 편안하게 해줘야지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요. 사실 제가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최소한 국어 교사인 나만큼은 아이들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배려하고 착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금희 선생님께서는 교사가 아이들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반드시 어려운 과제를 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아이들에게 원성을 듣더라도 말이죠. 물론 무책임하게 과제만 내주고 알아서 하라고 하면 안 되지요. 교사가 충분히 징검다리 역할을 해줘 아이들이 그 과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수행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또한 왜 이 과제를 해야 하고, 이 과제가 너희들의 삶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합니다. 그 도움은 꼭 좋은 점수를 맞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일과 연결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차분히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가령 과제에 대한 동기 부여를 위해 수능 시험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급의 4분의 1이 속으로 "에이"라고 말하며 빠져나갑니다. 또한 이 과제를 수행하면 수도권 명문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데 유리하다고 말하면 무려 학급의 절반 이상이 의욕을 잃어버립니다. 반면에 이 과제를 잘 해내면 앞으로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와 큰 갈등 없이 오래 사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면, 아이들이 의욕적으로 달려듭니다. 일상 속 주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게 되고, 좀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면 눈이 초롱초롱해집니다. 아이들은 좋은 성적과 좋은 학교라는 것도 필요로 하지만 행복한 미래를 더욱 원하고 있습니다.



 강사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매 수업 시간마다 우리가 왜 이 단원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 부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쉬운 과제만 좋아한다고 교사가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어려운 과제를 해내는 경험을 원한다고 합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도전적인 과제를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래서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내가 참 괜찮은 사람'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선생님들부터 그런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교대, 사범대 시절까지 일방적인 강의 수업만을 듣고, 지식을 외운 다음, 외운 지식을 확인하는 수준의 평가만을 받고 자랐습니다. 교과 지식을 접하며 왜 이것을 배워야하냐 라는 질문보다 수능에 나올 가능성을 먼저 따졌습니다.



 많은 교사들이 교재 연구를 할 때 EBS 강의를 참고합니다. 제가 아는 어느 명문고는 아예 모든 선생님들께 메가스터디 인강 수강권을 끊어주었다고 합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구조화해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떻게 학교에서 평가와 입시를 떼놓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좋은 대학에 보내달라는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명문대 합격이 행복한 삶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표준화된 성공 경로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훨씬 많이 나오는 세상입니다. 무난하게 모범생의 코스를 따라서는 안 되고 대학 중퇴 정도는 해줘야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가 될 수 있는 세상입니다. (물론 아직 대한민국에서는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가 탄생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말도 있습니다.)



 학교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더 성장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국어 교사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봅니다. 그 고민의 답은 '표현'에 있습니다.



 요즘 제가 행복할 때가 언제인지 떠올려 보았습니다. 가족과 행복한 일상을 보낼 때, 지인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때, 직장에서 보람을 느낄 때 등이 있겠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 취미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작년부터 새롭게 시작하였고 제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 취미는 글쓰기입니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매일 한편씩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맛집이나 일상을 소개하는 가벼운 포스팅 작성에도 1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얼마 전에 작성했던 이방인 서평은 무려 7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물론 초고 작성만 두 시간 정도 집중해서 앉은 자리에서 작성했고, 퇴고는 틈이 날 때마다 30분~1시간씩을 자투리 시간을 투자해 한 문단씩 고쳤습니다.) 들인 노력에 비해 조회수가 적게 나와 속상했지만 글을 작성하는 동안 행복했고 발행을 했을 때는 뿌듯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때로는 공원 벤치에서 제가 쓴 글을 읽고 다듬었습니다. 옆에 누가 지나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집중했습니다. 글을 쓰는 그 시간만큼 몰입의 시간을 가졌고, 뭔가에 몰입하던 그 순간은 행복했습니다. 몰입의 시간 후에 발행을 누르고 나면 작지만 무언가를 세상에 만들어냈다는 충만감이 몰려옵니다. 간혹 누군가가 공감의 답글을 달아주면 세상과 소통하는 기분이 들어 행복합니다. 또한 누군가가 칭찬의 답글을 달아주면 부끄러운 마음에 다시 글을 읽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이따위 글을 이웃들과 독자들에게 보여주었다니 라는 자책과 함께 또다시 글을 수정합니다. (사실 글은 읽을 때마다 수정할 게 나옵니다.ㅠㅠ)



 이 좋은 것을 왜 저 혼자 하고 있었을까요? 이제는 저의 경험을 국어 수업에 적용하고 싶습니다. 국어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국어교육은 독서 교육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사실적 이해를 요구하는 능력만 양성하지요. 하지만 독서의 목적은 표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텍스트를 듣고 읽는 이유는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말하고 쓰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국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이날 강연이 재미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강사 님 못지않게 저도 말을 많이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사 님의 지도로 저 역시 간단하게 글로서 제 생각을 표현했고 발표했습니다. 덕분에 2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죠. 강제로 2시간 동안 교육을 시킨 관리자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원망할 틈도 없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나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과정 모두가 즐거웠거든요.



 과연 저의 수업은 그날의 강연처럼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표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무기력해 보이는 우리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오늘 수업 내용 중에 궁금한 거나 이해 잘 안되는 것 있으면 질문해 주세요. 혹시 질문 있습니까?"라는 교사의 수업을 마무리하는 질문에 학생들은 응답하지 않습니다. 50분 내내 입을 다물고 있다가 갑자기 말을 시킨다고 쉽게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엄숙한 교실 환경에 다른 친구들 눈치가 보여 쉽게 말을 꺼내기가 힘듭니다. 학생들이 표현을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자신이 괜찮은 사람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국어 수업을 잘 설계해야겠습니다.



 마침 오늘은 1학년 학생들이 첫 시험을 치르고 난 직후였습니다. 아이들은 저를 비롯한 선생님들과 학교에 할 말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오늘은 시험 직후 첫 시간이니깐 놀자고 했습니다. 글을 갖고 놀자고 했습니다. 시험을 주제로 자유롭게 글을 써 보라고 유도했습니다. 아이들을 믿고 그냥 쓰게 했습니다. 지난 1주일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글로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예뻐보이던지요. 교실은 조용했고, 슥삭슥삭 글 쓰는 아름다운 소리만이 들렸습니다. 먼저 글쓰기를 끝낸 친구부터 돌아가며 자신의 글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며 서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쓴 글을 한 줄씩 읽으며 좋았던 구절에 밑줄을 긋고, 직접 아이의 눈을 보고 짧게라도 공감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의 글은 다양했습니다. 시로 시험을 표현한 학생, 일기 형식으로 시험 기간을 표현한 학생, 시험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를 조리있게 쓴 학생, 국어선생님께 더 열심히 국어 공부를 하지 못해서 사과의 편지를 쓴 학생들까지. 꼭 평가와 연계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글을 썼습니다. 아이들은 그 순간 몰입의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새로운 다짐을 했다고 갑자기 저의 국어 수업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교재 연구 및 수업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왜 국어 수업을 하는지에 대한 본질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 저의 다짐입니다. 교사인 내가 제일 많이 공부하는 수업이 아닌 학생들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 중심의 수업을 고안할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고민해야겠습니다.



 하나 더 덧붙이면,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도 한번 학교교육의 목적을 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수업 전 교실 문 앞에서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제가 낼 수 있는 가장 즐거운 목소리로 웃으면서 학생들 앞에 서기 위해서지요. 이제 여기에 하나의 생각을 덧붙여야겠습니다.



 너희들의 어떤 이야기도 진심을 다해 모두 들어주겠다는 마음입니다. 제가 질문하고 제가 답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업이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국어의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은 모두 기능에 해당합니다. 자전거를 타봐야 자전거 실력이 늘고, 수영을 자꾸 시도해야 수영 실력이 늘 듯이 기능 영역은 자꾸 해봐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국어의 이해와 표현 영역을 수업 시간이란 틀 안에서 최대한 많이 실습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우선 2학기 시작하기 전에 교장실부터 방문해야겠네요. 저처럼 지필 고사를 1회만 치르고 수행평가의 비중을 높여 평가하는 교사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2단위 이상의 모든 교과는 반드시 지필 고사 2회를 실시하라고 학교 규정을 바꾸셨거든요. 물론 저의 개인적인 노력으로 평가의 틀을 쉽게 바꿀 수는 없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평가 영역 안에서 학생들이 말과 글을 통해 더 많이 표현하고, 그 과정에서 자존감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수업을 만들 수 있도록 애써봐야겠습니다. 저의 일시적인 다짐으로 끝나지 않게 수업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흔적들을 앞으로 블로그나 브런치와 같은 SNS를 통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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