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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천소년 May 21. 2021

다시 새벽 기상을 해야 하는 이유

새벽기상의 좋은 점, 네 가지


오늘은 반성문을 쓰고자 한다. 내 삶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고 아쉬운 점이 있는지 그리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다. 먼저 지난주에 있었던 에피소드로 시작하려 한다.



에피소드 1 - 월요일


주중 혼자서 지내는 나는 저녁 식사를 하며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주로 NBA 농구 당일 하이라이트 영상이나 놀면 뭐 하니, 유퀴즈와 같은 예능의 편집 영상을 본다. 그날은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으로 최근에 나온 '낙원의 밤'이란 영화 소개 영상을 보았다. '빈센조'라는 드라마를 통해 눈여겨보고 있던 '전예빈' 배우가 나오고, '부당거래' 시나리오를 쓰고 '신세계'의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라 흥미가 생겼다. 또한 월요일은 심화반 수업 때문에 늦게 퇴근을 하는 날이라 고생한 나 자신에게 선물을 해야겠다는 보상 심리가 발생했다. 결국 계획에 없던 즉흥적인 마음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전반적으로 아쉬웠다. 캐릭터의 매력도 아쉬웠고, 두 주인공이 왜 연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개연성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무책임한 결말로 인해 영화가 끝났음에도 찝찝했다. 좀 더 제대로 된 누아르 장르의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추천 영화 목록 중에 '불한당'이란 제목이 보였다. 다행스럽게도 불한당은 낙원의 밤보다는 더 개연성이 있었고 영화적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퇴근 후 자유 시간은 그렇게 사라졌다. 불한당 엔딩 타이틀이 올라올 때 즈음 이미 시계는 밤 10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에피소드 2 - 수요일


아내가 부탁을 했다. 수요일 퇴근 후에 당일치기로 천안에 와줄 수 있느냐고. 아이가 어린이집 등원을 완강히 거부해서 아내와 장모님 모두 고생이 많다. 감사하게도 장모님께서 불편한 몸으로도 아이를 봐주시기로 했지만 아이 등원과 하원 그리고 하원 이후의 모든 시간들은 직장 생활을 하는 아내가 책임져야 했다. 하루라도 천안에 와서 함께 하면 좋겠다는 아내의 부탁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수요일 정시 퇴근 후에 바로 대구에서 천안으로 올라갔다. 직장에서 출발해 아내와 아이를 만나기까지 2시간 20분이 걸렸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기차를 타고 대구로 내려왔다. 동대구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대구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 30분이었다.



에피소드 3 - 목요일


월요일 오후에 친구에게 반가운 전화가 왔다.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는 친구이다. 게다가 올해도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아 매일 늦은 시간에 퇴근을 한다. 그런데 웬일로 친구가 먼저 보자고 했다. 올해 한 번도 그 친구를 보지 못했다. 친구는 예전과 달라진 나의 자기혁명 시간을 응원해 주는 녀석이다. "매일 바쁜 친구야~ 지난 번에 1주일에 약속은 한 번만 잡는다고 들었는데 혹시 이번 주 목요일에 시간 괜찮냐?"라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질문을 했다. 그런데 이미 이번 주는 화요일에 독서 모임 약속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마침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갔고, 그날이 보충도 야자도 없는 몇 안 되는 날이며, 그때가 아니면 당분간 보기 힘들지 않겠냐는 뉘앙스를 담은 친구의 이야기에 선뜻 수락을 했다. 그리고 친구와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만 전날 천안에 다녀온 후 늦게 잤던 탓에 많이 피곤했다. 친구와 헤어진 후 소화를 시키기 위해 1시간 정도 산책을 한 후 집으로 돌아오니 밤 10시 50분이었다.





위의 사례들 모두 지난주에 있었던 일들이다. 좋은 영화 콘텐츠를 보았고, 만나면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게 되는 친구를 만나 많이 웃었고,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한 가족과의 시간을 충만하게 보냈다. 그 순간만큼은 참 행복하고 뿌듯했다. 그런데 1주일을 마무리하는 일요일 새벽에 지금 나는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게 되었다. 지난 1주일을 되돌아보니 뿌듯함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더욱 컸기 때문이다. 대체로 나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고, 나 자신이 사랑스럽지 않았다. 무엇보다 무기력했고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내 운명을 맡겼던 예전의 나로 돌아갈까봐 겁이 났다.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주중의 일들을 글로 적어 보았고 무엇이 잘못되었나 생각해 보았다. 그 이유를 글로 써 보면 내 삶에 무엇부터 바꾸어야 하는지가 명확해질 것이다. 반성문을 통해 다음 주부터는 조금 더 행복한 나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았다.



우선 나는 나를 꽤 관계지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모임의 리더를 맡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편이다. 결혼 전에 내가 가장 싫어했던 것이 퇴근 후나 주말에 집에만 박혀 있는 것이었다. 약속이 없어도 혼자 밖으로 나와 산에 갔을 만큼 동적인 사람이었다. 지난 주의 경우 지인과의 약속도 두 번이나 있었고, 가족과의 만남도 있었다. 게다가 나에게는 직장에서도 살갑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에너지를 얻는 나의 상황에서는 지난주 풍성했던 일정은 꽤 만족스러워야 정상이었고, 채워진 에너지로 다음 날을 더욱 활력 있게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주중에 꽤나 무기력했다. 자신감과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다. 사실 이유는 단순하다. 지인들과의 약속은 지켰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통해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외로움이란 감정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인과의 술자리나 누군가와의 만남만큼 강변에 가서 혼자 달리기를 하거나, 조용한 커피숍에서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뉴에이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시간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나에게 집중함으로써 '성장'하는 삶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는 사실 지인들과 어울리는 시간만큼 혼자서 성장을 도모하는 시간을 더 원했던 것이다.



물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관계'다.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서는 행복이란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을 정도이다. 또한 삶의 곳곳에 영화, 뮤지컬, 콘서트 같은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날도 있어야 한다. 친구를 만나 술 한 잔 기울이는 날도, 가족과 함께 온종일 나들이를 가는 날도 나의 삶에 필요하다.



처음에는 지난 주중의 시간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이유가 주도적으로 그들과 약속을 잡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보게 된 영화나 친구 또는 지인과의 약속, 그리고 아내와 아들과의 만남 모두 예기치 않게 벌어진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이 아닌 상대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맞추었기 때문에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 아닌가? 갑자기 일이 생겨 야근을 해야 할 수도 있고, 몇 년 만에 반가운 사람에게 연락이 올 수도 있다. 퇴근길 동료에게 술 한잔하고 들어가자는 제의를 받을 수도 있고, 부모님께서 혼자 사는 아들이 걱정되어 자취 집에 방문할 수도 있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을 전적으로 내가 통제할 수도 없다. 내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에 그들을 만나고 싶은 욕구만큼 그들 역시 본인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가 있다. 생각보다 오로지 나의 의지로 살아가는 시간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지난주는 특별히 이례적인 날이다. 매일 나를 찾는 사람이 있을 만큼 나는 인기남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의 걱정이 기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주뿐만 아니라 4월 전체의 삶의 만족도가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내 삶의 밸런스가 깨졌다는 것은 나의 자취 집 상태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몇 주 전에 부러졌던 소파베드는 아직도 방치된 상태도 방에 그대로 있고, 책상 위와 책장을 정리 안 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게다가 살도 평소보다 2킬로나 쪘다.



부끄럽지만 이제는 조금 더 솔직해져야겠다. 사실 앞서 언급했던 에피소드 1, 2, 3의 마지막 문장 끝에 추가해야 할 내용이 있다. '의미 없이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괴물이라는 드라마 정주행하다가 새벽 1시에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늦잠을 잤고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라는 문장을 추가해야 한다.




작년 이맘때였을 것이다. '미라클 모닝'이란 책을 읽고 내 인생도 성공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노트에 확언을 작성하고 감사일기를 썼다. 그날 하루 동안 해야 할 일들도 'to do list'로 작성했다. 미라클 모닝 인증 모임에 가입해 그날 작성한 미라클 모닝 일기를 인증했다. 하지만 연말이 되고 기온이 떨어지는 만큼 나의 의지도 함께 떨어졌고, 미라클 모닝 인증 모임의 사람들도 어느 순간 인증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올해 3월에는 줌을 통해 매일 아침 시간을 인증하는 모임에 참여했다. 이 방법은 정말 확실했다. 6시까지 줌에 접속해 카메라를 켜 둔 채 내가 아침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해 멤버들과 공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새벽 시간을 이어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 모임도 리더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 달 후 휴식기를 갖게 되었다.



결국 나 자신을 위해 내가 주도적으로 '미라클 모닝' 모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항상 다른 사람이 모임을 만들어주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최선의 방법은 내가 직접 새벽 기상 모임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이다. 모임의 리더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활동에 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용기가 부족했고, 더 정확히 말하면 새벽 기상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1년 가까이 미라클 모닝을 했지만, 새벽기상이 나에게 이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나는 주말부부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퇴근 이후의 시간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그리고 학교에 근무하기 때문에 일반 회사에 다니는 분들보다는 확실히 여유가 있다. 아무리 일이 있어 늦게 퇴근을 한다고 해도 웬만하면 저녁 8시 이전에는 집에 도착하고, 1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5시에 퇴근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새벽 기상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지 않더라도 나에게는 저녁 시간이 있다는 여유와 자신감이 있었다. 게다가 얼마 전에 언론에 보도된 '20~30대 미라클 모닝 열풍'이라는 기사에 달린 악플의 영향도 받았다. 성공했던 사람들은 예전부터 남몰래 새벽 기상을 통해 자기 계발을 실현하고 있었는데,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자신의 아침 시간을 SNS나 모임을 통해 인증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아예 새벽 기상 인증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관종이라고 비하하는 발언도 있었다. 마침 그때 매일 미라클 모닝 인증을 블로그에 하고 있던 시기였다. 갑자기 여러 매체를 통해 새벽 기상을 인증하던 나는 자신감이 없어졌다. 혹시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이유가 단순히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미라클 모닝에 대해 의미를 찾기 시작했고, 생각이 길어질수록 자기 합리화로 빠졌다. 그런 과정 속에서 주중의 기상 시간은 자꾸 늦어졌다. 물론 주말에는 알람 없이 새벽 5시에 눈을 뜬다.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 들기에 늦어도 밤 10시에는 잠들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와의 잠자리에는 휴대폰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휴대폰은 거실에 두고 침실에 들어간다. (이럴 때는 아내의 통제가 참 감사하다.) 주말의 경우 새벽 시간을 제외하고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전무하므로 미라클 모닝이 필수다. (지금의 이 글도 일요일 새벽에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주중은 그렇지 않다. 5시에 집에 돌아온다고 가정했을 때 취침 시간인 밤 11~12시까지 무려 6~7시간이나 오롯이 나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저녁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낼 수 있는데 굳이 새벽에 일찍 일어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반성문을 통해 내린 결론은 주중에도 나는 반드시 새벽 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작성하며 알람 시간도 새벽 6시에서 5시 30분으로 앞당겼다. (이번 주에 주말을 제외하고 새벽 6시에 딱 한 번 일어났다.)





 우선 첫 번째로 내가 다시 마음을 잡고 꾸준히 새벽 기상에 도전하려고 하는 이유는 나를 관리하기 위해서이다. 미라클 모닝은 단순히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건강한 습관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규칙적인 삶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다. 건강한 습관을 통한 규칙적인 삶이 무엇인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다. (얼마 전 드라마 '괴물' 마지막 회를 봤다. 신하균 배우가 마지막 장면에서 여진구 배우에게 했던 대사를 인용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의 생체 리듬에 맞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일찍 자는 것이 더 힘들다. 많은 나라에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만큼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는 곳은 없었다. 우리나라 스포츠 리그에 스카우트되어 온 외국인 선수들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만큼 늦은 시간까지 놀기 좋은 나라가 없다고 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침 일찍 문 여는 가게들도 드물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에 가게들도 일찍 문을 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익숙하다. 나 역시 오랜 세월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데 새벽 기상의 핵심은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에 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 한다. 늦게 잠자리에 들면서 미라클 모닝을 하겠다고 억지로 힘겹게 새벽 기상을 하면 며칠 못 가서 체력과 인내심에 바닥이 날 수밖에 없다. 물론 항상 일찍 잠자리에 들 수는 없다. 가끔씩 중요한 업무로 인해 밤 12시나 새벽 1시까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별 의미 없는 SNS 확인하기나 유튜브 및 넷플릭스 시청 등을 통해 늦게 잠자리에 들고, 그 결과 늦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삶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생산적인 아침을 맞이해야 그날 하루도 보람 있는 일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아침에 늦게까지 푹 자고 나면 개운한 컨디션으로 직장 생활이나 퇴근 이후의 시간을 더 잘 보낼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관성의 법칙처럼 나태하게 아침을 맞이하면 하루 종일 그렇게 보낼 가능성이 더 높았다.



나는 나를 더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 다시 새벽 기상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새벽 기상을 통해 건강한 삶의 습관과 태도를 유지하고, 나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선물처럼 받아들이고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두 번째로 유일하게 나의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새벽 시간이다. 새벽 시간에는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나를 부르는 직장 상사도 없고, 스마트폰도 울리지 않는다. 나를 위해 계획했던 것들을 집중해서 할 수 있다. 올해 나의 루틴은 크게 영어공부, 독서, 글쓰기, 달리기(걷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 '글쓰기'와 '달리기'이다. 만약 이 두 가지 과제를 새벽 시간을 활용해 끝을 내고 출근을 한다면 하루를 임하는 나의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울까? 인생의 보너스 타임인 새벽 시간을 통해 퇴근 이후의 저녁 시간까지도 보너스처럼 활용할 수 있다.



지난주처럼 갑자기 친구나 선배에게 반가운 전화가 오더라도 진심으로 그들과의 만남에 집중할 수 있다. 최근 후배에게 퇴사라는 큰일이 생겨 선배 교사 두 분과 술자리를 갖게 되었다. 퇴사까지 결심하게 된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와중에 오늘 했어야 하는 일들이 순간순간 떠올랐다. 심지어 원페이지 목표 노트 인증 알람이 울리자 중간에 화장실이라도 가서 작성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만일 그날 새벽에 미라클 모닝 시간을 통해 나와의 약속을 미리 지켰다면 지인과의 약속에 더 충실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그날 나의 예상보다 늦게 모임이 끝이 났고, 원페이지 목표노트 인증은 당연히 못했다. 그 사건은 나에게 큰 반성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새벽 기상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기 싫을 때 또는 기상 알람 소리를 듣고도 쉽게 눈이 떠지지 않을 때마다 지난 주 목요일을 떠올릴 것이다. 지금 일어나 나의 의지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야 이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운명처럼 나에게 주어질 일들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이다.




세 번째로 다시 새벽 기상을 제대로 하자고 결심한 이유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말 그대로 새벽 시간은 인생의 보너스 타임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고 있을 때 먼저 하루를 맞이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기특한 일인가.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너무 치열하게 새벽 시간을 보내려고 애썼다. 이미 몇 차례 미라클 모닝 포스팅을 통해 나의 새벽 시간을 소개한 바 있다. 새벽에 해야 할 일들 리스트를 만들어 주어진 시간 안에 그 일들을 끝내기 위해 아침부터 에너지를 쏟아냈다. 출근 전에 어떻게든 블로그 글 발행을 하고 싶은 마음에 모니터 앞에서 글을 붙잡고 있다고 지각할 뻔한 적도 다수 있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났음에도 해야할 일을 모두 해내지 못했을 때는 패배감마저 느꼈다.



그래서 내일 미라클 모닝부터는 좀 더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여유를 가지겠다는 것이 게으르게 새벽 시간을 보내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전처럼 무언가를 끝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압박하거나 to do list로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기보다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 자체를 즐기고 싶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평소에 여유가 없어 실천하지 못한 것들이 무엇인지도 되돌아보고 싶다. 출근 전까지 잠시 휴대폰을 끄고 외부 세상보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연초에 작성했던 버킷리스트도 점검하고, 만나고 싶은 분들께 용기내어 메시지도 보내고 싶다. 미라클 모닝 시간이 삶의 과제가 아니라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도록 조금씩 변화를 주어야겠다. 이런 노력을 통해 나의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도 그 즐거움을 기억하고, 다시 그 즐거웠던 새벽 시간을 느끼기를 원할 정도로 말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나를 더 좋아하고 싶다. 나의 블로그 제목은 '영천소년의 자기 혁명'이다. 매일 아침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다. 하루의 시작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킴으로써 매일 승리의 경험을 쌓아간다. 이것만큼 나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꼭 새벽에 일어나서 거창한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이미 새벽에 일어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시간들이 쌓이게 되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지로 충만해질 것이고, 그럼 자연스럽게 내가 도전하고 싶은 일, 나에게 부족한 점을 메우는 일 등을 통해 하루를 충만하게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 대구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1주일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한 주를 계획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물론 조안 님이 주도해 주시는 '원페이지 목표 노트' 1주일 피드백 인증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내일 하루에 대한 기대감으로 잠자리에 들 것이고, 새벽 5시 30분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날 것이다. 스트레칭 후에 몸 컨디션에 따라 달리기나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운동 후 샤워를 상쾌하게 즐긴 후에는 따뜻한 차와 함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는 하루를 되돌아 보고 내일을 기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면 매일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을 선물처럼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하루를 '나'로 시작하고 '나'로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들이 축적이 되면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다. 나는 그런 나의 삶에 만족할 것이고, 나를 더 좋아하게 될 거라 확신한다. 내 삶을 사랑하는 마음은 더 나은 아버지와 교사가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미라클 모닝을 찬양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니다. 나 역시 고작해야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시행 착오를 겪으며 새벽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지난 주는 출근 1시간 전에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새벽에 일어날 필요는 없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는 한 번뿐인 나의 삶에서 내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모두 시험해 보고 싶다. 인생은 연습이 아니다. 하루하루가 나의 실전이다. 언젠가 나를 찾아올 죽음 앞에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나의 하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의 하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의 첫 단추가 '미라클 모닝'이다. 새벽에 기상하기 위해서는 전 날을 잘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미라클 모닝에 달려있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잘 보낸다는 것은 곧 나의 하루가 괜찮았다는 말과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잊고 있던 내 인생의 좌우명을 다시 끄집어 내며 오늘 글을 마무리하겠다.


'인생은 대충, 하루는 치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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