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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천소년 Nov 05. 2020

매일 자기 계발 영상을 보게 된 이유

세바시와 꼬꼬독 애독자의 이야기

 저는 매일 '세상을 바꾸는 시간' 또는 '꼬꼬독' 영상을 한 편씩 봅니다. 큰 울림을 준 영상은 하루에도 여러 번 보기도 하지요. 누군가는 자기 계발 강박증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은 왜 이 습관을 갖게 되었고,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아울러 10월 하반기 제가 본 세바시 및 꼬꼬독 영상 '세줄 일기'까지 소개할까 합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바리'는 미래의 교육에 대해 "가장 가르칠 필요가 없는 것은 더 많은 정보"라고 말했습니다. 좌뇌와 우뇌에 이어 '외뇌'라고 불릴 정도로 스마트폰은 늘 우리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정보가 필요할 때는 검색을 통해 언제든지 필요한 것을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대부분 정보들은 공짜이고요. 이제는 주어진 것들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암기하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아닙니다. (물론 여전히 5지선다 객관식 시험 문제로 학생들의 성취도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상의 변화는 너무도 빠르고요. 지금 우리 시대 때 최고의 직장이 20년 후 제 아들이 사회에 나갈 때도 최고의 직장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설문 조사에서 10년 넘게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교사'라고 합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선호도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시는 부모의 성향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여전히 1위이기는 하지만 해가 갈수록 교사라는 직업의 인기는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어른들이나 아이들도 앞으로 평생직장, 평생 직업이란 개념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이죠.  


 세상의 빠른 변화로 인해 저 역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진학 지도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여전히 고 3 학생들에게는 빨리 하고 싶은 일을 정하라고 다그쳐야 합니다. 심지어 요즘은 생활기록부 작성을 위해 고1 때부터 직업과 관련 학과를 빨리 정해야 하고요. 3년 동안 희망 직업을 그대로 유지하며, 해당 학과와 관련된 동아리 및 대내외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세상에 어떻게 기여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고등학교 시절에 필요한 방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지금의 교육제도는 청소년들에게 방황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제 직업 이외에 다른 직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습니다. '교사'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에게는 신나게 이 직업의 장단점을 이야기해 주겠지만, 그밖에 다른 직업은 저 역시 누군가에게 주워들은 이야기 또는 책이나 영상에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로 상담에 임해야 합니다. 물론 성실한 교사는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직업의 삶이 있다는 것을 여러 매체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열심히 알려줍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성에 차지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 진로교육은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필수적으로 갖고 있어야 할 것들을 학생들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에 우리의 모든 것들을 아웃 소싱하더라도 인간만이 지닐 수밖에 없는 능력과 인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올해 저부터 다양한 책들을 읽음으로써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래 사회 인재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새로운 것을 스스로 탐구하고 배우는 기쁨

2. 미래사회는 탐구할 것이 가득한 흥미로운 세상일 거라고 여길 수 있는 호기심

3. 여러 시도와 노력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마인드

4.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을 통한 비판적 사고력 함양

5. 고통과 시련에 대처하는 긍정적인 태도

6. 공감과 소통을 통해 다른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태도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러 직업에 대해 소개하는 것보다 어떤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자기가 주인인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의 태도에 대해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작년부터 진로 수업을 일부 맡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작년 초에 진로 수업 맡기 싫다고 교장실까지 찾아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일어난 일은 모두 잘 된 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국어 수업을 하는 것만이 나의 소명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저에게 진로 수업을 국어와 병행하라고 통보한 부당함과 권위 의식에 대해 거부감을 표현했었죠.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진로 수업을 맡았기 때문에 저 역시 저의 진로와 제 삶의 전략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1년을 꾸려 나가야 하나 하는 고민이 교육의 본질에 대해 접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힘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국어' 과목은 국가에서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태도가 무엇인지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정해줍니다. 하지만 '진로' 수업에서는 어떤 것들을 가르쳐야 하나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전문적인 진로 교육을 받았다거나 해당 자격증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고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1주일에 한 번뿐인 진로수업이 자습시간이나 어설픈 시간들이 되지 않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아이들은 평가도 하지 않는 진로수업을 쉽게 생각하거든요. 고심 끝에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태도'에 대해 수업 시간에 다루어 보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좋은 습관 및 태도로 삶을 바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세 줄 일기의 형식으로 글을 쓰게 하는 것이 주요 수업 활동이 되었습니다. 무기력해 보이는 학생들 역시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향상심을 갖고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수업 준비를 진행했고, 진로 수업 첫날 저의 계획을 학생들에게 안내했습니다.


 그리고 그 수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저 역시 매일 한 편의 자기 계발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부터 먼저 영상의 내용을 메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한 번은 아침에 운동하면서 가볍게 듣고, 나머지 한 번은 메모장에 핵심 내용을 정리해가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모장 핵심 내용을 다시 세 줄로 요약해 '세줄 일기 어플'에 작성했고요. 매번 이런 루틴으로 하지는 못했지만,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볼 만한 영상들은 꾸준히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부터 영상 속 내용 중 하나라도 제 삶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고요. 비록 습관으로 만들지 못했더라도 그런 노력한 과정 자체도 아이들에게는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어 아이들에게 저의 사례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세바시 및 꼬꼬독 영상을 본 후에 강연자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책을 찾아서 본 적도 많습니다. 가령 오현호 저자의 '나는 길이 없는 곳으로 간다', 정문정 저자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하는 법', 김누리 저자의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지혜 저자의 '선량한 차별주의자' 등의 책들을 직접 구입해 15분의 짧은 시간으로는 모두 듣지 못했던 더 많은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꼬꼬독의 진행자이기도 한 김민식 저자의 책은 모두 다 구입했고요.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매번 진로 수업을 들어갈 때마다 다짐하는 게 있습니다.


 '너무 큰 욕심을 바라지 말자.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아. 하지만 이번 시간에 내가 준비해 온 한 사람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듣고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변화의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다. 학교 교육 시스템 안에서는 부진아였던 학생들도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한다.'


 1년에 함께 할 진로 수업이 대략 32차시 정도이기 때문에 1차시에 한 명의 학생이라도 조금씩 긍정적인 쪽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대성공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변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저와 함께 했던 진로 수업이 한 번이라도 생각이 난다면 유튜브에서 한 번 정도는 '세바시'나 '꼬꼬독'을 검색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스승인 저처럼 세바시나 꼬꼬독 영상을 보고 더 깊이 있게 저자의 생각을 알고 싶어 책을 사기도 하면 금상첨화이고요. (저의 최종 목표는 독서하는 습관을 지니도록 하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영상을 통해 듣는 것도 좋지만, 책을 통해 저자와 그리고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훨씬 충만하고 풍부한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니깐요.)

 

  제가 매일 세바시 또는 꼬꼬독 영상을 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적어 보았습니다. 이번 주제에 대해 글을 쓰며 느낀 점은 수업을 준비하며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사람이 '저'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더 솔직하고 진솔하게 제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나도 이 영상을 보고 이렇게 시도해봤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더라고 솔직히 고백하기도 하고요, 저 스스로 놀라울 만큼 바뀐 부분에 있어서는 작은 노하우도 전달해 주려고 입에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저의 성장이 교실에서 만날 학생들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참 감사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10월 하반기 '나를 바꾸는 시간' 세줄 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인 우리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워지는 지식을 자발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태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기계와 인공지능이 득세하더라도 복잡한 일은 사람과 함께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 인격을 갖추는 것 역시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배움의 태도 그리고 다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에 대한 지혜 역시 매일 세바시와 꼬꼬독 영상을 즐겨 보는 습관에서 익힐 수 있습니다.


 제가 쓴 세 줄이라는 짧은 문장들 속에서 마음속에서 변하고 싶다는 울림이 생겼다면 꼭 한번 영상을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책 저자의 자격으로 강연에 참여하셨기 때문에 강연자의 책을 찾아 읽는 것도 배움의 깊이를 더해주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모든 영상들이 다 좋았지만 저는 10월 19일에 본 '내 인생에 벽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과 10월 26일에 본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와 10월의 마지막 날에 본 '내 아이를 바꾸는 두뇌 육아법'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세바시 및 꼬꼬독 영상에 매일 아침 15분을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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