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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천소년 Sep 25. 2022

책 좀 읽어볼까

8월에 읽은 책 소개


https://youtu.be/3oJccrdfEe8


 최근에 새로운 취미가 생겼습니다. 바로 '음악 듣기'입니다. 얼마 전 새 자취집으로 이사를 한 기념으로 스피커를 새로 구입했거든요. 형준 캐슬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헬리녹스 선셋체어에 온몸을 구겨 넣고 음악을 듣습니다. 아직은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는 것보다 예전에 즐겨 들었던 음악을 다시 듣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이번 주는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이라는 노래를 매일 들었습니다.



 이번 한 주 동안 제 안의 화가 가득했습니다. 저의 뜻대로 되지 않는 직장 생활의 고단함과 퇴근 후 가족 없이 혼자서 지내는 생활의 외로움으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이 온통 저를 지배했지요. 40대에 접어든 후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싫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삶이 힘들면 의미를 찾는 나쁜 습관이 도졌습니다.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들 때 휘트니의 노래가 큰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노래 제목이기도 한 '가장 위대한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노래에서는 자신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벽 앞에서 혼자 견뎌내야 하는 외로운 시간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입니다. '가장 위대한 사랑'은 연인, 가족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내 삶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일상이 즐거워야 합니다. 일상이 즐겁기 위해서는 하루하루가 새로워야 합니다. 매일 쳇바퀴와 같은 일상에서 하루하루가 새롭게 느껴지기 위해서는 배움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독서'입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내 마음을 울렸던 문장에 밑줄을 긋고, 필사를 한 후, 느낀 점이나 새롭게 깨달은 점을 메모합니다. 읽고 쓰고 공부하는 과정은 나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세상일은 쉽게 내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어디를 가도 나를 싫어하고 괴롭히는 사람이 있고요. 난관과 위기 앞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독서'에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총 8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고미숙 선생이 기획한 '낭송 논어 맹자'라는 책을 매일 아침 또는 잠들기 전에 20~30분씩 시간을 내어 읽었습니다.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류한빈)',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한재우)',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무라카미 하루키)'는 도서관 대출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개학 후에는 '깊은 인생(구본형)',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이슬아)', '타인의 해석(말콤 글래드웰)'이란 책을 틈틈이 읽었습니다. 저는 문학 작품보다는 삶의 태도를 다룬 에세이 작품이나 일상에 도움이 되는 실용 도서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제목, 저자, 목차를 살펴보고 프롤로그를 읽으며 나의 문해력으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인가 등을 토대로 읽을 책을 선정합니다. 저의 독서 이력이 반드시 추천할 만한 책 목록은 아닙니다. 그저 독서를 통해 조금이나마 어제보다 성장하는 오늘을 보내고 싶은 아무개의 몸부림이라 생각하고 책 목록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8월에 읽은 8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 gunnarridder, 출처 Unsplash



1.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 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스스로를 다스리기 위해 자신에게 들려주는 교훈으로 채운 일기장이 '명상록'입니다. 그는 황제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노력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여러 개의 짧은 글로 이루어진 책이라 한 번에 집중해서 끝까지 몰입해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철학을 주제로 해 내용이라 난해한 내용도 있었고요. 한 단락을 읽더라도 매일 조금씩 읽고 내 방식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책에서는 '이성, 공동체, 죽음'이란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아마도 현인으로 평가받는 그 역시 '이성'과 '공동체'를 추구하며 '죽음'을 순리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하고자 알고 있던 내용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쓰고 익히던 그의 모습에서 지향해야 할 삶의 태도를 배워갑니다. 어쩌면 블로그를 통해 나의 궤적을 기록으로 남기고 내 삶에서 지키고 싶은 가르침을 반복하는 것 역시 필자이자 제 글이 첫 번째 독자인 나 자신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책이지만 그 속에서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발췌해서 읽어간다면 마음을 다스리고 일상을 힘차게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2. 낭송 논어 맹자, 공자 / 맹자 / 고미숙(기획)


 그 누구보다 배움을 좋아했고 사람을 사랑했던 공자의 이야기가 담긴 '논어' 그리고 천하를 떠돌며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주장한 맹자의 사상이 담긴 '맹자'를 소리내어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습니다. 고미숙 선생이 기획한 '낭송 논어 맹자'라는 책인데요, 선생은 이미 '호모 쿵푸스'라는 책을 통해 공부에 있어 온 몸으로 익히는 '낭송'의 중요함을 강조한 바가 있습니다. '명상록'과 더불어 이 책 역시 매일 20분씩 시간을 투자해 틈이 나는 대로 읽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이 '명상록'보다 더 재미있어 먼저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뜻인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맑은 목소리로 낭송하고, 청명하게 필사하고, 읽고 소화한 내용은 글로 써보며 조금씩 현자들의 가르침을 내 삶에 적용해 보고자 합니다. 매일 아침, 공자님과 맹자님의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의 목소리로 낭송한 내용을 녹음해 출근길에 듣는 것도 '논어'와 '맹자'를 체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3.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 류한빈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이란 책은 부담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습관, 루틴'과 관련된 책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퇴근 이후의 삶에 관심이 더욱 많아졌죠. '바른생활 루틴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을 정도로 자기 성장을 도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퇴근 이후의 시간을 더욱 가치있게 채우는 것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에세이로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의 가치를 다시 느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언제 퇴근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퇴근 후의 내 삶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있다는 저자의 말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던 책입니다. 지금의 일상이 마음에 들지 않고 변화를 꿈꾸신다면 오늘 지금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이 책은 변화를 시도하려는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하며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는 있다." - 카를 바트르



4.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한재우


 제가 학창 시절 공부를 썩 잘하지 못했기에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방법이나 원칙, 태도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려줄 수가 없었습니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켜야 하는 직업인인 저 스스로가 공부로 정점을 찍어 보지 못했다는 그 사실이 늘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지 못했다고 해서 가르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 모든 선생님들이 현실적으로 서울대 출신일 수는 없지요. 다양성의 측면에서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되고요.) 서울대 법대 출신의 제가 좋아하는 한재우 작가의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을 통해 공부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누구나 올바른 방법으로 혼자서 꾸준하게 공부를 한다면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달리 말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부뿐만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제 타고난 재능이라는 단어 뒤에 숨는 것을 그만 두어야겠습니다. 공부와 같이 해야할 일을 더 잘하고 싶은 분들께, 꿈을 이루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인데 소장 가치가 충분해 구입할 생각입니다. 중고생 자녀를 둔 지인과 언젠가 입시 공부라는 장벽 앞에 서게 될 아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입니다.




5.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라는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수필입니다. 제목을 정말 기똥차게 뽑았습니다. 특히 늘 아들과 단둘이서 라오스에 배낭 여행 갈 거라고 떠들고 다녔던 저의 입장에서는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라오스에 대체 무엇이 있을까요? 하루키 역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라오스까지 갔습니다. 라오스에는 라오스만의 풍경, 냄새, 소리, 감촉이 있었습니다. 하루키는 라오스의 풍경이 구체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실 여행이란 것이 그러합니다.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은 망각으로 인해 우리 기억 속에서 언젠가 사라질 지 모르는 쓸모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우리는 느긋하게 주변의 무용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충분히 시선을 둘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루키는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여행뿐만 아니라 인생도 그러한 거라고. 일상에서 낯선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도 솔솔합니다. 역시 소문대로 하루키는 맛깔나게 여행 에세이를 잘 쓰시더라고요. 저도 여행 후기를 자주 블로그에 올리는데요, 그처럼 여행 수필을 쓰기 위해서는 온 몸으로 천천히 여행지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진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 놈의 인스타...ㅎㅎ)




6. 깊은 인생, 구본형



 '구본형' 작가의 책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발견하는 즉시 바로 구입하는 편입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떠남과 만남'에 이어 네 번째 책인 '깊은 인생'을 만났습니다. 그는 20년을 일했던 외국 계열 회사를 그만두고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보내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지닌 1인 기업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차렸습니다. 소천하기 전까지 10년이란 세월 동안 '자기혁명'의 동지들을 키워 왔습니다. 저 역시 그로부터 직접적인 가르침은 배울 수 없었지만 책을 통해 감히 '자기혁명'이란 단어를 저의 삶에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깊은 인생'은 평범한 삶을 위대한 삶으로 바꾼 일곱 명의 현인들에 대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디, 니체, 스피노자와 같은 위인뿐만 아니라 저자의 경험도 녹아 있기에 책 내용이 더욱 진실되고 감명 깊게 다가옵니다. 우연을 가장한 사건이 제 인생을 바꿀 운명적인 순간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한 번뿐인 내 삶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은 모든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7.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



 솔직 담백한 에세이가 주는 재미와 엄마를 주제로 한 수필 글이 주는 감동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이슬아 작가의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입체감이 넘치는 캐릭터들을 잘 구현한 만화와 짧은 분량의 에세이로 이루어져 책읽기가 익숙치 않은 분들도 쉽게 완독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의 의도대로 부모로서 또는 엄마로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등 가르치려는 어감의 내용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매력이 넘치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즐겁게 들으면 됩니다. 그들의 사연에 공감하며 웃고 울다 보면 어느새 책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 있을 겁니다. 이 책을 통해 매력적인 작가님을 또 한 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어릴 때부터 읽고 쓰는 삶을 사셨기 때문에 자기 주변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매일 글로써 자신을 표현하는 그녀의 삶을 닮고 싶습니다.




8. 타인의 해석, 말콤 글래드웰



 '타인의 해석'이란 책을 통해 말콤 글래드웰이 내린 결론은 무엇일까요? 낯선 사람을 쉽게 믿지 말고 의심하라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진실을 기본값으로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타인에 대한 신뢰를 포기해서는 안 되고, 궁극적으로 낯선 사람을 믿는 것이 우리에게 더 이익이 되는 행위입니다. 다만 타인을 대할 때 더욱 겸손하고 조심스러워야 하고, 낯선 이와 대화하는 것이 서툴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한편 인문학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 꽤나 유명한 저자의 책을 이번에 처음 읽었습니다.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다양한 사례로 쉽게 서술되어 있어 잘 읽혔습니다. 기자 출신답게 취재하고 조사한 자료들을 통합해 결론을 내리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책을 완독한 후 뭔가 스스로 조금 더 똑똑한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서문에 쓰인 김경일 교수의 말씀처럼 우리 시대 현인의 통찰을 경험하고 배우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타인과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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