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키스타임

어느 아침

by 한시영

이불 속에서 버둥거리는 아이들을 겨우 깨우고, 안고 입을 맞춘다. 작은 몸에서 나는 따끈따끈한 열기가 훅 끼쳐온다. 한창 자라느라 발이 아프다는 첫째의 아킬레스건을 쭉쭉 눌러주면 몸을 일으키며 아이가 말한다. 나는 엄마가 너무 좋아.


겨우 정신이 든 아이들이 자기 루틴대로 소변을 보고 물을 마시고 식탁에 앉으면 그 앞으로 국과 밥을 들이민다. 국이 필요한 둘째는 국과 함께, 밥에 계란을 올려야 하는 첫째는 국 없이. 비몽사몽 밥을 뜨는 아이들의 눈빛이 흐리멍텅하다. 이제 손이 거의 가지 않는 첫째는 알아서 머리를 묶고 단장을 한다. 집을 나서기 전에는 다시 한번 안겨서 입맞춤. 네버엔딩 키스타임…


둘째는 아직 수면상태의 몽롱함이 이어지는지 간간히 재촉이 필요하다. 그래도 일곱살이 되었다고 밥을 먹고 그릇을 싱크대에 놓고 스스로 씻고 로션에 립밤까지. 그리고서 루미머리를 해달라며 뒷통수를 들이댄다. 촉각이 예민한 아이라 머리 빗는 것도 싫어하는 아이는 루미머리를 위해선 머리 당김도, 아픔도 꾹 참는다. 유튜브에서 배운 댕기땋기로 아이 머리를 묶어주고 겨우 집에서 나선다.


엄마 내 머리 어떤지 사진 좀 찍어줄래?


사진을 보여주니 제법 맘에 드는 듯, 엄마 머리 잘 묶네~ 라며 칭찬까지.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지 빨리 터전에 가고 싶다면서 발걸음이 빠르다. 그래놓고 터전에 도착해서는 헤어지는 인사만 오분이 넘게 걸린다. 엄마가 올거지, 엄마 내 생각할거지, 엄마 나 뽀뽀해줘야지, 엄마 저 방까지 나 데려다줘야지. 아참 내가 어제 쓴 편지 가져가. 이거 보면 내 생각해.


겨우 인사지옥에서 벗어나 숨을 돌리고 몇 자 쓰러 카페에 왔다.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아이가 넣어준 종이가 가득.. 이제 6개월 뒤면 이런 시간도 끝이 난다. 휴직이 끝나고 회사 출퇴근을 해야 하면 이같은 여유도, 작은 소란도, 네버엔딩 키스타임도 끝이다.


끝이 있는 걸 알면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소중한데.. 매번 잊고 산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은 별 다른 노력없이도 지금에 최선을 다한다. 어른에 비해 챙겨야 하고 해야할 것이 적기 때문도 있겠지만.. 현재에 마음을 두고 집중하는 모습은 멋지고 어른인 내가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게다가 아무런 방어 없이, 자신의 모든 마음을 뒤집어 탈탈 털어 내게 부어주는 아이들. 그것이 때로 버겁기도 하지만 이 시기 역시 끝이 있다는 걸 안다. 귀찮아도 열심히 루미머리를 묶어주고, 조이머리도 연습하고, 다리도 많이 주물러주고, 아이들 모습도 열심히 글로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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