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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홍 Mar 03. 2022

스무 살에게

인생의 첫 전환기를 맞이한 너에게


 너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모두가 청춘이라 부르는  시간을 돌이켜보면  항상 치열하고 바빴지만 그런 와중에 배운 것들이  많아서, 어쩌면 너도 그래 주길 내심 바랐던  같다. 안주하는 사람보다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길, 어떤 경험도 앞으로 너의 인생에는 자양분이  테니 도전하는 일에 머뭇거리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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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알까, 스무 해 전에 봤던 너의 말간 얼굴이, 그 평화롭게 잠든 얼굴이 지금의 너와 같다는 걸. 아침에 본 너의 얼굴은 너무 평화로워서 난 그 어떠한 것도 너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지 않았으면 했고 그때 깨달았다. 어떤 마음 앞에선 도전이니 배움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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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제 다만 네가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동안 평화로운 너의 잠을 아무도 해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래, 넘어지면 어떻고, 아프면 어때. 넘어지고 아플땐 쉬어가면 돼. 긴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고 아파하지 마, 외로워하거나 불안해하지도 마, 네가 필요할 때 언제든 내가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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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마음이 무색해지게 잠에서 깬 너는 내가 퍽 지루한 얼굴을 했지만 나는 그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내가 조금은 귀찮고 피곤한 사람이길, 그렇다면 더 바랄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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