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 않은 시간
어쩌다 유병욱 카피라이터가 쓴 '없던 오늘' 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지친 우리들에게 생겨난 특별한 '음미력'에 대해 생각하다 미트로놈이라는 chapter에서 멈춰 섰다.
박자대로 살아지는 삶이 있을까?
나의 박자는 어떤 움직임을 하고 있을까? 남들과 같이 moderato로 시작 한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나의 박자는 moderato와는 전혀 다른 속도의 움직임으로 그리고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음열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 나는 적당히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너무나도 순조로운 청소년기를 보냈다. 적어도 엄마의 병을 알기 전까지는 먼가 특별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하지 않을 것도 없었다. 나의 박자가 보통의 빠르기에서 갑자기 바뀌어 버린 것은 언제일까? 아니.... 박자가 아니라 그 박자에 자연스럽게 올라 타야하는 음열들이 엉켜버린 시점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지나간 나의 시간들이 어떤 박자를 타고 흘러 갔든 지금의 나는 누군가에 의해 정해졌던 시간의 박자에서 out 되어진 삶을 살고 있다. 이 out은 버려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튕겨져 나간 것도 아닌데, 아주 가끔 나에게 '다르다'라는 묘한 이질감을 만들어 내곤 한다. 세상의 누구도 평범하다는 것을 정의 할 수도 없으며 심지어 나의 신은 인간 하나하나를 아주 특별한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하셨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이들의 박자는 서로 같을 수 없다.
나의 박자는 40에서 가장 큰 crescendo를 만남으로 더이상 세게..... 는 없을 줄 알았다.
적어도 그 때는 그랬었다. 20대에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처럼 취업을 했다. 그리고 30초반에는 남들이 하는 사랑이란 걸 하고 또 결혼을 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는 사이 엄마가 돌아가셨다. 무엇을 바라보고 살았는지 모르게 시간은 흘렀고 지금 나는 그렇게 흘러간 평범하지 않은 내 시간에 대한 기록을 끄적이고 있다. 남은 삶의 알 수 없는 박자와 그 리듬을 타고 움직이는 음들이 황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냥......... 오늘은 '나의 박자'가 궁금하여 채워지지 않은 빈 마음을 잠시 글에 싣어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