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을 기다리는 이유

2024년 어느 여름날

by 칠성상회


삼일째 쉬고 있어도 아직 내일 하루가 더 남은 축복의 토요일이다. 깨어났을 때부터 하늘이 어둡더니만 이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한참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보며 오늘은 어제 놓친 커피를 꼭 마셔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는 텃밭은 안녕 할런 지가 궁금해진다.


모두들 충분히 물을 먹었겠구나. 수요일에 심어 두고 온 로메인 모종들이 자리를 잡았을까, 화단에 옮겨 심은 해바라기 싹이 잘 견뎌주었을까, 주초에 새로 뿌린 루꼴라 잎은 얼마나 올라왔을지, 넘실넘실하여 서너 번 솎아 먹은 루꼴라는 또 먹을 만큼 컸을까. 더디게 자라 분변토를 뿌려본 바질은 좀 컸을지. 물에서 흙으로 옮겨 심은 고무나무의 새순은 얼마나 고개를 내밀었을지.


매일 아침 주차장 뒤편 텃밭에 들러 달라진 그림 찾기를 한다. 열매가 다글다글한 감나무와 이제는 잎을 떨구어가는 샤스타데이지 꽃밭을 끼고 건물로 향하는 길. 물기를 머금어 햇빛에 반짝이는 그것들과, 이른 아침부터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에너지를 뿜는 어린이들을 등 뒤로 한 채 교실로 들어선다.

자라고 있음이 꼭 손에 잡힐 것처럼 생생한 너희들은 참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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