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는 늘 진지하다.
고단하여 밖에서 저녁을 먹는 월요일, 식사를 마치고 배가 부른 복동이가 두리번거리다 물었다.
“아빠, 물은 셀프잖아. 근데 왜 여긴 반찬도 셀프야? 돈가스집에서도 만두집에서도 물은 셀프였는데…“
영어를 위한 빌드업을 꽤나 해두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흔들리다니 낭패로구나.
계산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이모님이 복동이에게 말을 거신다.
“애기야, 맛있게 먹었어? “
“네! “
“어떤 게 제일 맛있었어?”
“… 제일 맛있었던 거는… 밥이요!”
갈비탕, 만두, 냉면, 불고기 중 최고로 밥을 꼽은 복동이의 대답에 이모님들 사이에 웃음이 팝콘처럼 터진다.
얘는 밥보라고 하려다, 어른이 밥보라고 말하는 거 예의에 어긋난다며 크리스마스 때까지 조심하라던 말이 생각나 꾹 참는다.
내 강아지, 나를 웃게 하는 사람.
복동이는 좋겠다. 아무 말이나 해도 꽃 같이 이쁘고 사랑스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