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해결이 아닌 재조정
화이트홀 브리핑은 실무와 연구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최신 안보 이슈를 분석합니다. 뉴스 요약을 넘어, 저만의 해석을 찾아가는 과정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3-Point Summary
1. 2026년 1월 한중 정상회담으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그간 양국 관계에 부담을 제기해 왔던 서해 중국 구조물 중 1기가 잠정수역 밖으로 이동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2. 국내 언론에서는 중측이 이를 '민간 기업의 결정'으로 프레임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 문제의 지속적인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3. 이러한 시각에 공감하면서, 그 외에도 현재의 지정학적 맥락. 국제법적 문제. 부분적 진전으로 인한 국내적 관심 저하 가능성 등 현존 또는 잠재적 추가 리스크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 해외 뉴스 플랫폼에 기고된 글이라 브런치에 全文을 게재할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해당 글을 쓰며 느낀 단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사실 서해 잠정수역에 중국이 설치한 해상 구조물에 대해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제가 방문연구원으로 있던 싱크탱크에서 에디터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한 분석글을 요청받으면서 이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 쓴 글은 이후 내용을 일부 변형해서 브런치에도 정리해 올린 바 있습니다 (해당글).
글을 쓰면서 느꼈던 점은 서해가 우리나라의 안보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인구 및 경제 중심지, 그리고 주요 군사기지에 대한 접근성을 생각해 볼 때 서해는 우리에게도 반대로 중국에게도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THAAD 사태 이후 우리가 겪었던 중국의 유무형적 압박을 생각해 볼 때, 이 문제를 우리 혼자만의 힘으로 다루기보다는 우리와 비슷한 입장을 가진 여러 국가들과 연대해서 해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었습니다.
싱크탱크에 기고한 글 덕분에, 감사하게도 해외 언론이나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우리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 사안을 설명할 수 있었던 기회들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람도 느꼈지만, 동시에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저와는 별개로) 국내에서도 점차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어 왔습니다. 중국이 시설물을 계속 건설할 경우 우리도 맞대응하겠다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단호한 입장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높은 관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상은 흔히 외국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국내 여론이 협상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내 여론이 강경하고 단호해서 정부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을 때, 역설적으로 대외 협상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Two-level 게임 이론을 주장한 로버트 퍼트남의 분석입니다.
총 3개의 플랫폼과 13개의 부표 중 하나라고 하더라도 이번에 중국이 관리시설인 아틀란틱 암스테르담호를 이동시킨 건 진전이자 선의의 제스처로 보고 싶습니다. 다만 여전히 더 많은 시설물들이 남아 있고, 서해 EEZ를 확정해 나가는 협상도 남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계 관리 필요성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문제가 진정 해결될 때까지는 현상의 일부 재조정에 안주하지 않는 각계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계속해서 이 문제를 공부하고 또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안보에 지극히 중요한 서해와 관련된 사안들이 원만하고 완전하게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