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는 곧 넘실거리는 자해·자살 충동과의 투쟁이었다. 밀려오는 충동은 바다와도 같아서, 난 그 위에서 매달리고 떨어지지 않으려 발버둥 칠 뿐이었다.
제가 새로운 상담센터를 찾아간 날은 6월 2일, 금요일입니다. 수업이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부터 어지럽기 시작했고, 그 날의 감정을 정확히 묘사하긴 힘들지만 ‘이대로는 못 견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나간 뒤 한국상담심리학회의 상담심리사 명단을 검색해 가까운 센터를 찾았습니다. 저는 심리상담을 원하는 분들에게 이 방법을 적극 추천하는데, 우선 사이트 접근도 쉽고, 무엇보다 해당 지역에 있는 상담심리사 명단을 구 단위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상담심리학회는 가장 대표적이고 공신력 있는 상담 관련 학회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소속 상담심리사들은 석박사 학위와 3년 이상의 수련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라는 뜻입니다. 심리상담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내담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떠한 예외도 없이 전문가만이 전담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관련 법규가 존재하지 않아, 상담소 중에는 특히 공신력 없는 학회에서 무제한적으로 발급하는 유사자격증 소유자들이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이러한 곳에서 상담을 받는 건 마치 무자격자에게 진료를 받는 행위와 비슷합니다. 부적절한 상담으로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상담자가 어떠한 학회에서 자격증을 발급받았는지 확인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해당 링크를 첨부할테니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https://krcpa.or.kr/user/sub02_3.asp).
그렇게 도착한 상담센터에서 곧바로 첫 번째 회기를 진행했습니다. 다만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의 상담, 대화를 통해 내면에 접근하는 방식의 상담은 두 번째 회기부터 이루어졌기에, 이번 글에서는 첫 번째 회기에 진행된 내용을 간략히 축약하고, 차회부터 상담의 내용을 서술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회기에서는 ‘위기개입’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임상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위기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는 내담자를 진정시키는 응급조치입니다. 당장 내담자가 겪고 있는 심리적 고통을 해소하는데 주 목적이 있으므로, 대화를 통해 내면에 접근하기보다는 다양한 기법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치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이 때는 바디스캐닝(신체의 감각에 집중함으로서 신경을 안정시키는 일종의 명상기법)을 통해 상태를 안정화하려 노력했습니다. 당시 제 기분과 정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글로는 전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의 수위가 어느 정도 낮아졌다는 사실로 내용을 대체합니다. 상담의 만족도는 높았고, 바로 다음주에 두 번째 회기 예약을 잡은 뒤 센터를 떠났습니다.
최근 이상은님의 비밀의 화원이라는 곡을 듣고 있습니다.
나의 아침하늘도 민트향 빛이 될 수 있기를, 실수투성이이고 외로운 나의 초라함이 어느 날에는 긍정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