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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제주 Apr 23. 2020

청년, 제주와 사랑에 빠지다

제주가 생각나는 밤

 

푸른 제주의 밤이 생각나는 건 어느 햇살 좋은 날 오후가 아니다. 

하루 종일 일상의 무게 시달려 녹초가 되어 돌아오다 문득 창문을 열었는데, 

차창 밖으로 도시의 인위적인 냉열(冷熱)의 바람이 아닌,

이름 모를 꽃 내음, 풀내음이 코 끝을 간지럽히는 산뜻한 초여름 밤을 느꼈을 때.

 그 순간 나는 제주의 푸른 밤을 떠올린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푸른 파도소리를 베개 삼아 잠들 수 있는 그곳.

태고의 신비함과 설렘을 간직한 그곳.

나는 오늘도 제주를 꿈꾼다.    


천의 얼굴을 가진 제주


 제주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봄에는 유채꽃이 피고, 태평양의 뜨거운 열기를 담은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골목마다 수국이 탐스럽게 피어난다. 

제주도의 푸른 여름밤은 청춘을 설레게 하고, 가을이 되면 오름마다 억새가 바람에 춤을 춘다.

 그러다 저 멀리서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면 한라산은 사람을 매혹시키는 하얀 눈옷을 입는다. 

 

제주의 푸른 에메랄드 빛 바다는 남국의 정열을 부르고, 중산간 삼림지대는 때 묻지 않는 태고의 신비를 부른다.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현무암은 탐험가의 호기심을 부르고, 항파두리성에 남은 삼별초의 한은 역사가의 가슴을 울린다. 


 지금부터 내가 만난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여행지에서, 아니 인생에서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지만, 사진 만으로는 그날의 기억이 온전히 떠오르지 않는 것이 아쉬워, 제주도 푸른 밤의 느낌을 오래오래 기억하려고 퇴근 후에 잠시나마 제주로 여행을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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